무대 위의 뮤지컬을 그대로 스크린 위에 복사한 듯한 영화란
[비록 저는 ‘오페라의 유령’ 영화는 안 봤지만]
고급문화의 대중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어쨌든 눈 앞에서 라이브로 펼쳐지는 뮤지컬은 영화에 비하면 소수를 위한 고급 문화에 가깝죠.]
소재의 고갈도 고갈이지만[그래서 요즘 들어 자주 보이는 형식의 차별화로 나아간다고 해도]
자본의 고갈이기도 하다는 거죠.
생산자[여기서는 제작]와 소비자, 그리고 양쪽 모두에 해당하는 배우와 스태프들의 세계까지도요.
이 무시무시한 캐스팅은 ‘어벤저스’나 ‘엑스맨’, ‘익스펜더블’ 같은 영화와 맥을 같이 하고요.
여하튼, 보는 내내 참 현실과 겹쳐 보이는 부분이 많아서 기분이 묘했습니다.
비유적인 의미에서 이번 선거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부분에서 광주를 연상시키기도 해서요.
요즘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면
제가 어렸을 때 읽은 어린이용 책들이 얼마나 원본에 충실하게 요약했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제가 읽은 “작은아씨들”은 조가 결혼해서 학교를 여는 장면까지도 이어져 있었고
“삼총사”는 콘스탄스가 집 주인의 부인인 건 물론이요, 아토스와 밀레디의 뒷 이야기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었으며
“장 발장”도 혁명과 에포닌과 남동생의 죽음, 마리우스와 반지 이야기까지 중요한 건 다 들어 있었거든요.
….내가 읽은 건 대체 무슨 출판사 책들이었단 말인가. -_-;;;
게다가 무서운 건, 저 책들 다 한 권짜리였는데..????
그리고 그 수십년 전에 읽은 “장 발장”에서 아직도 제게 가장 인상깊게 남아 있는 장면은
이상하게도 테나르디외가 전쟁터에서 시체들을 뒤지는 장면입니다.
그 아저씨의 첫 등장 씬이었는데, 아마도 1815년의 그 워털루 전투였을 거예요.
중간에 기절해 있던 귀족 아저씨가 살아나서 오해도 하고.
그 전투 뒤의 허무한 분위기와 시체털이범들의 대화가 참 좋았거든요.
….말해놓고 보니 이상하군요. -_-;;
아니 근데, 정말로 그 한 권짜리 책 무서운걸? 저 장면까지 들어있었단 말야?
그리고 코제트를 구하러 온 발장이 아저씨.
…멋있었죠, 흙흙. 역시 돈은 중요한 겁니다, 쿨럭.
확실히 뮤지컬 배우들은 다르네요. 신부님과 에포닌 배우가 뮤지컬 배우라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초반에 신부님 노래가 정말 좋았어요.
음,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다른 배우들은 노래가 연기를 위한 방법론이라면
이 분은 그냥 노래가 연기랄까.
태생적으로 다르니 어쩔 수 없겠죠, 이건.
그리고 제가 읽은 어린이용 책에서도 다 자란 에포닌은 무지 중요한 캐릭터였다고요!
남동생을 유일하게 돌봐주는 착한 애였고
걔 여동생이 좀 못 되먹었었지.
러셀 크로우 씨는 정말 서 있으면 비주얼이 완벽한데,
노래만 부르면 자베르 경감이 수줍고 가냘픈 아가씨가 되어요!!!
으하하하하하! 아니 진짜. 발장이 아저씨 못지 않게 강철같은 의지의 소유자여야 할 이분이
어째서 노래만 부르면 아가씨인가. ㅠ.ㅠ
역시 노래실력 때문인가요.
휴 아저씨. ㅠ.ㅠ
앞으로도 저렇게만 나이들어 주면 좋으련만. 크흙.
마리우스 배우는 무척 눈에 익은데 이름을 봐도 잘 모르겠단 말임다.
필모를 찾아봐도 제가 본 영화는 없고. 흠. 포스터에서 본 걸까요.
사진은 별로였는데 움직이는 영상으로 보니 좋네요.
사실 예고편을 보고 가장 기대했던 배우가 앤 헤서웨이였거든요.
엉엉엉, 팡틴 멋졌어요.
게다가 이 완벽한 ‘마리아 막달레나’라니.
그리고 다시금 말하지만
나의 아름답고 우아하고 청순한 헬레나 본햄 카터를 돌려주란 말임다!!!!
엉엉엉, 내가 ‘킹스 스피치’에서 헬레나를 보고
“아아, 드디어 누군가 옛날 헬레나를 다시 데려오기 시작했어! 흑흑흑, 기뻐”
그랬더니만 아니 이 놈의 감독이 내 기대를 배신하고
다시 저런 캐릭터냐!!!!!!
이게 다 팀 버튼 잘못이다!!!! 아악!
사샤 바론 코헨 아저씨는 정말 분장 하나만 걸치면 못 알아보겠군요.
진짜 얼굴이 뭔지 헷갈려요, 이젠. -_-;;;
재미있게 보고,
눈물도 좀 흘리다 왔습니다.
초반 진행이 무지막지 빨라서 극에 이입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고,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사랑놀음이 시작되면서 늘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인지라 별 수 없네요.
덧.그건 그렇고 발장이 아저씨 죄수번호 24601은 추격자 4882 못지 않게 금방 외워지는군요.
다만 영어로.
덧2. 그래요, 내일이 오겠죠. 와야죠.
그런 의미에서 뉴스타파 회원이 되어야겠어요.
핑백: 잠보니스틱스
아름답고 우아하고 청순한 헬레나 본헴 카터를 돌라달라 2222
어느순간 청승맞은 아줌마가 되버리다니요..ㅜㅜ
휴 아저씨도 멋있었지만 앤 헤서웨이는 진짜… 대박입니다 ㅎㄷㄷ
신부님 역한 아저씨는 노래 너무 좋더군요 요새 레미제라블 뮤지컬 25주년 10주년 영상보는데 아저씨 너무 좋아요
저도 눈물꽤나 흘렸습니다… 내일이 오겠죠…흑흑
아놔, 그 예쁘고 청순했던 헬레나를. ㅠ.ㅠ
앤 헤서웨이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서 정말 기뻤어요. 노래면 노래, 미모면 미모, 연기면 연기 빠지는 데가 없어서, 엉엉엉. ㅠ.ㅠ
나는 왜 마리우스를 보면서 유준상이 떠올랐을까….
나…난 유준상이 누군지 얼굴을 몰라서….
저는 워낙 이 작품의 무대버전의 덕후(아이디도 그래서 eponine)이기 때문에 영화화를 어떻게 하는가가 저 헐리우드 초호화 캐스팅보다 더 관심점이었습니다. 영화는 스타워즈, 뮤지컬은 레미제라블에 저는 객관성을 상실합니다. 무대버전의 송스루 방식을 따르면서(편집은 대거가해졌지만) 적절히 조율을 잘한 영화 같더군요. 무엇보다 배우들이 상당히 호연이기도 했고…예상보다 훨씬 흥행이 잘되서 보다 많은 사람이 이 작품을 알게되어 기쁜 1인입니다.
그리고 신부님은 그냥 뮤지컬 배우가 아니라는…콤 윌킨슨이라는 뮤지컬 배우이자 가수로 이 작품의 무대버전(정확히 말해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영어버전, 이번에 영화버전도 제작한 카메론 매킨토시가 규모가 이보다 작았던 프랑스 뮤지컬을 이렇게 키운 거죠.)에서 첫 장발장 역을 한 배우입니다. 이 역으로는 레전드라 특별출연격으로 나온 겁니다. 에포닌역의 사만다 박스의 경우는 이 작품의 두차례 올스타 캐스팅 콘서트 중 25주년 출연 에포닌을 고대로 모셔온 거고요.(이 역할만큼은 사실 알려진 헐리우드 배우가 아니길 내심 바랬기도 했고) 휴 잭맨은 호주 뮤지컬 배우 출신이라 그러려니하는데…앤 해서웨이가 진짜 놀라웠고요. 사실 노래부분은 러셀 자베르가 가장 말을 많이 듣는데…노래가 말씀대로 아가씨가 되어버리는 점도 있고…그리고 다른 배우들은 굳이 무대버전 배우는 이랬는데…하고 토를 안다는데…러셀이 워낙 김을 확 빼놓은 바가 있어서 필립 콰스트 목소리의 자베르를 안 떠올릴 수가 없더라고요. (이 배우는 생긴 것 부터가 내츄럴 본 자베르라서…)
그리고 저도 헬레나 여사를 다음 작품에서 이렇게 팀버튼의 그녀로 만들지는 몰랐어요. 그런데 헬레나를 판틴이 아니라 마담 테나르디에로 캐스팅 한데서 이럴 운명이긴 했죠.
전 레미제라블 뮤지컬은 노래만 들어봤지 공연을 영상으로 본 적도 없거든요. 딱 한번 작은 극단에서 하는 걸 본 적이 있긴 하지만.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걸 보는 느낌이라 좋았어요.
아하, 그 분이 콤 윌킨슨 씨군요. 주변에서 이름을 들었었어요. 자베르 역의 콰스트 씨와 함께. ^^* 그런데 진짜, 그 신부님 멋지시더라고요. ㅠ.ㅠ 시작 부분에 등장시킨 게 놀라운 한 수였습니다. 에포닌 배우도 목소리와 성량이 확 튀는 편이라 확실히 달랐고요.
그리고 휴 잭맨 보단 역시 앤 헤서웨이였죠. >.< 전 처음부터 기대도 컸지만 기대 이상을 해 줘서 참 좋았어요. 휴 잭맨 씨야 평균 이상을 맡아놓았다고 샏각했지만 오히려 조금 눌린 듯한 느낌이었고. 엉엉, 헬레나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