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자면
“백성귀족”을 읽고 “은수저” 1권을 읽고
굳이 은수저를 사야할까,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2, 3권의 돼지덮밥 이야기는 정말 좋구나.
두세번 곱씹으며 읽게 만들었다.
하치켄은 쓸데없이 진지한 게 맞지.
하지만 녀석은 사춘기고
나처럼 어렸을 때부터 무심한 놈은 틀림없이 슬프지만 어쩔 수 없지, 하며 덮밥이를 보냈을 테지만
다른 학생들이 말한 것처럼
당연하게 여겼던 것[상상했던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가령, 시골에서는
돼지와 소를 넘어 개에게도 저런 논리를 적용하기에
어제까지 앞마당에서 키우던 개가 ‘잉여’라고 판단되면 복날에 두들겨 패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자신이 키우던 녀석을 스스로 해체하는 것과
도살장으로 보내 남의 손에 맡기는 것 중 어느 쪽을 더 잔인하고 냉정하다고 생각하는가는
순전히 그 사람의 기본 사고에 달린 것은 아닌가?
나아가 만화 속에서 농가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타마고라면
소위 비인간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칸칸이 나뉘어진 기계식 양계장을 도입할까?
등등등.
결국 나는 이번에도
현실을 앞두고 있는 사람과
도덕과 논리에 입각해 이론적으로 판단하는 사람의 입장은 결국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달하겠지만
그대로 한동안은 머릿속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치대고 있겠지.
젠장, 난 쓸데없는 생각이 너무 많아.
중학교 올라가는 조카애한테 이거 사줄까.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