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놔, 어제 보고 와서 이거 감상문 쓸랬는데 스타워즈랑 루카스 필름 소식에 정신이 나가서…..ㅠ.ㅠ 제대로 못쓸 것 같아요. 그래서 대충만.
중간에 약간 지루한 부분이 있긴 한데 전반적으로 재미납니다.
일단 첫 장면을 워낙 빵!빵! 터지게 연출해놔서 실바가 등장하면서부터 오히려 조금 김이 빠지는 데가 있어요.
전 오토바이 액션 장면에서 본 레거시랑 너무 대비되어서 웃음이 나더라고요.
1. 장담컨대 M은 본드가 그 차에 태운 처음이자 마지막 여자일 겁니다.
농담조로 주디 덴치 여사의 M이 Ma’am도 아니고 Mother도 아니고 무려 ‘Mummy’의 머릿글자였다니! 하고 말하긴 했는데
정말 여기서 본드걸의 최종판을 찍어주시네요.
게다가 실바, 이런 무시무시한 마더콤의 결정판이라니.
하긴 원래 아들들은 아버지는 극복해도 어머니는 극복하지 못하죠. -_-;;;
솔직히 처음 주디 덴치 씨가 M을 맡았을 때도 그렇지만
이쯤 오면 정말 노골적으로 여왕폐하를 가리키고 있어서
약간 민망할 정도입니다.
특히 올림픽 개막식에서 다니엘 크레이그를 데려다 그런 것까지 찍어버렸으니.
M과 말로리의 관계는 “더 퀸”에서 엘리자베스 여왕과 토니 블레어 총리를 저절로 떠오르게 하고요.
그래서 이 세대교체는 시리즈의 스토리상으로도 맞아 떨어지지만 현실 정치적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크죠. 오락영화에서 과연 거기까지 해석할 의미가 있느냐는 건 차치하고라도요.
그런데 영화가 하도 M에게 초점을 맞추는 바람에
오히려 악역이 죽어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하비에르씨의 금발도 별로지만
악역의 ‘악의’가 상대적으로 덜 전달되었다는 점이 참 아쉬워요.
그 정도 스토리를 풀어놨으면 어느 정도 연민을 느끼게 할 수도 있는 캐릭터였는데
이건 뭐 완전히 미쳤다고 하기도 어정쩡하고
그냥 나쁜 놈이라고 하기에도 어정쩡하고.
2. 우와, 큐 귀엽긴 한데!
나사가 빠졌어!
이놈의 자식아, 수사기관에서 일하는 컴퓨터 천재가 아무 생각 없이 뭐가 들어있는지도 모를 하드에 네트워크 연결하는 바보가 어디 있냐!
이 영화 사실 논리적으로 많이 허술합니다.
마지막 장면만 해도 그래요.
…..애를 특정 장소로 꼬셨으면 거기 나중에 지원군이라도 보내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
이쯤되면 말로리가 일부러 M과 007을 말살하려고 했다는 의심까지 품을 수 있지 말입니다. -_-;;;
3. 랄프 파인스라니!! 랄프 파인스라니!!!!
앨버트 피니 얼굴 못알아봤어. ㅠ.ㅠ
4. 정말이지 처음에 다니엘 크레이그가 본드라는 이야기를 듣고
아니, 왠 새끈한 제임스는 어디가고 공사판 노동자같은 본드가!!!
라고 외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카지노 로얄을 보고 곧장 찬양모드로 돌아섰더니만
이제 슬슬 폼생폼사로 가 주시네요, 푸하하하하하핫!
언제 어디서나 꼿꼿이 세운 등!!!
정말 인상적입니다, 네.
심지어 오토바이를 탈 때에도 허리가 90도 각도로 서 있어요! ㅠ.ㅠ
아우, 역시 남자는 수트와 코트! ㅠ.ㅠ
그런데 다니엘 씨 귀를 볼 때마다 우리 크리스 닥터의 귀가 생각나서 재미있었어요.
게다가 그 두 배우 묘한데서 닮았달까. ^^*
5. 태너 아저씨 왠지 생긴 것도 인상도 콜슨 요원 닮지 않았나요.
하는 짓도 그렇지만. ^^*
여하튼 드디어 머니페니가 등장해서 기쁩니다!
역시 본드와 머니페니의 말장난은 시리즈의 감초죠!
6. 마지막 클라이막스 전투는 상당히 옛날 방식으로 돌아간지라
소소한 재미가 있습니다.
첨단무기가 아니라 그런 가정용품들로 무기를 만들어 방어전을 펼치는 건
재켜보는 입장에서 묘미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큐는 아직 애송이라는 겁니다. 으하하핫.
7. 특히 마지막 익숙한 인물들의 등장에서 알 수 있듯이
이건 007 프리퀄 3부작의 완성이자
앞으로 본격적으로 시작할 리부트 시리즈의 시작이에요.
덧1. 그래, 제임스 같은 난봉꾼이 처음일 리가 없……
덧2. 전 이제 레이먼드 챈들러와 필립 말로우가 헷갈리는 것처럼 이안 플레밍과 제임스 본드도 헷갈리기 시작하고 있어요. 어디까지가 캐릭터고 어디까지가 작가였는지 슬슬 기억력에 한계가. -_-;;; 게다가 책과 영화도 설정 같은 게 막 뒤죽박죽이 된데다.. 제가 기억하는 게 제임스 본드인지 제임스를 연기한 배우인지 아니면 책에서 설명인지 인터넷에서 본 설명인지 어렸을 때 얼핏 본 본드 영화인지 완전 헷갈려요. ㅠ.ㅠ 뇌세포가 죽어서 더 이상 팬질도 제대로 할 수 없다니! 젠장! ㅠ.ㅠ
저도 그 생각했어요. 어디로 갈지 알아놓고 지원군도 안보내..-_-
그리고 수트!수트! 수트가 어울리는 폼도 카지로 로얄 때보다 한결 나아졌더군요.
한번 더 보고싶네요 >_<
나 보는 내내 지원군 오길 기다리고 있었음. 0_0. 대체 뭐지 저 정보부의 허술함은. -_-;;;
양복 간지가 나도록 일부러 몸을 그쪽으로 만들었을지도, 으갸갸갸갸!
영화는 아직 안봤는데요
다니엘 크레이그 카지노 로얄 홍보차 코엑스 왔을때 우연하게 봤는데 참 그때는… 키크고 등치만 큰 백인아저씨더군요 ㅎㅎ 그랬던 남자가 수트가 잘 어울리는 아저씨가 되다니 역시 헐리웃 물 먹을만 해요
그렇죠. 역시 배우들은 잘 나가고 봐야 해요. 뽀대가 달라진다니까요.
우리 돌쇠 아저씨가 이젠 저런 양복쟁이가 될 줄이야!
엄마같은 M이 형제같은 M으로 교체되어서…에.
손실을 아직도 고민중입니다 ㅜ
신임 M이랑 너무 레벨 차이가 안 나서 조금 걱정되긴 해요. 본드가 개기면 M이 져 줄 것 같은 분위기랄까요.
덧 1. ……처음일리가 없….
처음일 리가 없어. 푸핫!!!!
‘마더콤의 결정판’ 에서 대폭소. 아니 근데 정말 그게 맞는 걸요. 아우 이건 뭐 ‘엄마, 나좀 봐, 나 좀 보라고! 버렸던 건 그렇다 쳐도 이름도 제대로 안 불러주냐? 얼라, 누가 우리 엄마 이랬어! 이제 끝이니까 나랑 같이 죽자’로 이어지는 연속콤보에 정신을 못 차리겠더군요. 냉전시대의 종말 때문인지 쓸만한 적을 못 만든다는 인상마저 줘 왔던 007 시리즈에서 새로 발굴한 매력적인 악역이 내부에서 탄생한 극렬 마더콤이라니 OTL
주디 덴치의 M이 신의 한수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을 만큼 많이 회자되온 터지만, 하비에르 바르뎀의 실바도 만만찮더라구요. 다른 배우를 생각할 수가 없어 ㅠ ㅠ
그나저나 볼드모트 경은 마법부에 이어 정보부까지 접수하신 건가요.
아니, 정말로요. 전 처음에 ‘와, 엄마다! 엄마엄마! 보고싶었어! 내 이름 좀!”에서 뒤집어졌다가 “우리 엄마한테 누가 이랬어!”에서는 의자에서 굴러 떨어질 뻔 했어요. 사실 이 노선은 서양보다는 일본 쪽에서 더 자주 본 거긴 한데 그걸 하비에르 바르뎀한테 맡겨 놓으니…-_-;;; 전 대체 누가 이 짐승같이 생긴 남자한테 실바 캐릭을 던져주고 금발로 분장시킨 건지 얼굴 한번 보고 싶습니다! 게다가 노골적으로 게이 악역(실은 바이겠지만) 클리셰를. ㅠ.ㅠ
볼드모트 경은 코만 있으면 참 멋지지 말입니다.
핑백: EST's nEST
마더콘 실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째 갈수록 인간이 평면화되어 통편집된 부분이라도 있는거 아닌가 의심되더군요. 결국 Mommy께서는 극중 비중까지 빼앗아가서 실바를 더 좌절시키시고!
사실 실바처럼 ‘내부에서 키워낸 적’은 기존에도 있었는데 이렇게 ‘화려한 퍼포먼스’에 비해 묘사가 조금 미진했어요. 엄마에 대한 집착도 조금 더 ‘신경질적’으로 보여줬더라면 좋았을 거 같더라고요. Mommy가 끝까지 좌절시키셨죠. 캬캬캬캬캬.
핑백: 잠보니스틱스
처음일 리가 없습 222222
저 뒷모습에 홀딱 반한 쇤네가 여깄습니다. 이전 두편은 심드렁하게 봤는데 왜 하필 이번 편에서 꽂혔는지 모를 일이지 말입니다. ㅠㅠ 역시 남자는 수트. 수트!
결코 처음일 리가 없죠. 훗. 실바 씨 참 순진하기도 하셔라. ^^*
역시 수트는 진리입니다, 진리!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