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흥미진진하다.
소재도 마음에 들고 여러 사람의 관점을 오가며 파국으로 치닫는 진행도 좋다.
다만 기대했던 추리소설류는 아니고,
역자는 순수문학으로 봤다고 말하지만
내가 받은 느낌은 오히려 80년대 미국 통속 소설이나 드라마에 가까웠다.
그 기준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감히 할 말은 없지만서도.
시드니 셸던이 생각났다면 좀 너무한 비교인걸까?
할리나와 악셀의 선과 악에 대한 집착과 모순은 이해하겠지만
그들이 말하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자’가
과연 누구를 가리키는지 모호하다.
아무래도 예르다일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굳이 딱부러지게 비유를 맞출 필요는 없더라도
작가가 그렇게까지 적나라하게 의도를 펼쳐놓았으니
독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대입하고 싶어질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