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구청까지 직진할 수 있는 큰길가에 붙어 있습니다.
게다가 건물이 앞으로 상당히 튀어나와 처음 이사왔을 때
잠을 자는 데 좀 힘들었죠.
창밖 조명도 밝고 밤새 차소리가 나고 가끔 오토바이가 질주하고
버스 정류장도 바로 앞이라 새벽이면 버스의 그 묵직한 엔진 소리까지 나거든요.
그래도 몇년 지나니 이제 좀 익숙해졌는데
근 한달 남짓
집앞에서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게 지난 몇년 간 맞은편에 오피스텔이 두 채가 새로 생긴지라
휴일 공사장 소음도 견딜만하다고 생각했는데
길건너가 아니라
바로 앞 도로에서 벌어지는 일은 차원이 다르더군요.
게다가 아침 7시쯤부터 어김없이 바닥을 드릴로 뚫기 시작하십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아침마다….
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
6시일지도 몰라요.
눈을 뜨면 보통 6시 45분이었거든요.
그건 지옥입니다.
다음날 휴일이라고 평소보다도 늦게 자는데
출근할 때보다 더 일찍 일어나게 만드는 거예요.
게다가 전 낮잠 체질이 아니라
그렇게 일어나면 하루종일 제정신도 아니고 몸도 찌뿌둥둥하거든요.
일주일 피로를 풀어야 할 휴일에 말입니다!!!
그래도 참았죠.
교통량이 많은 도로니
그래, 휴일 아침이 가장 좋은 거겠지,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이를 어쩔겨.
라면서 한달을 참았음다.
어제 밖에서 오랜만에 술을 마시고 기분좋게 헤어져
집에 12시가 다 되어 들어갔는데
공사를 하고 있더이다.
….12시 반까지도 하더이다.
밝은 아침은 모를까,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생전 처음 다산 콜 센터에까지 전화를 걸어 민원을 넣었습니다.
“제가요, 그래도 휴일 아침은 참았는데 밤 12시 넘어서 이런저런 ㅓ커다란 차들이 와서 삑삑쿵쿵 거리며 아스팔트를 까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물론 그날 당장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아도
설마 1시 전에는 공사 끝나고 집에 가겠지, 했어요.
……2시가 되어도, 3시가 되어도 안 끝나더군요.
밤새 제 창밖에서는 빨간불을 번득거리며 지반을 울리는 공사가 계속되었고
새벽 6시 반 쯤이 되자
이번에는 자리를 바꿔
어김없이 드릴질이 시작되었습니다.
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
엄마, 이건 고문이야. ㅠ.ㅠ
게다가 전 오늘 출근했단 말입니다.
아, 죽을 거 같아요.
게다가 내일 아침도 또 드릴 소리가 이어질 거라는 생각을 하니 끔찍해요.
그리고 그 파헤친 자리를 메우기 위해 또 일주일 뒤에 다시 한밤중에 공사를 하게 되겠죠.
어억! ㅠ.ㅠ
아니, 도로를 막아야한다고 밤중에 공사를 할 거면
그냥 낮에 거기 막아놓고 하라고요.
잠깐 차로 몰고 지나가는 사람이 더 중요해,
여기서 먹고자고 살아가는 주민들이 더 중요해??
차는 이동이 가능하다고. =_-;;;
돌아가라고 해. 바로 옆에도 빵빵 뚫린 도로 있다고. 5분만 투자해서 돌아가란 말이다.
왜 내가 8시간 동안 거의 발광을 하다가
며칠 뒤까지 일에 지장을 받아야 하냐고.
이 빌어먹을 놈의 자동차중심주의 나라
진짜 어떻게 해야함다.
아아아~그 고통이 전해지는 것 같아요~~;ㅁ;
전 진공청소기 소리도 시끄러워서 안 좋아하는데 공사장 소음이라니…
보통 이런 건 낮에 하지 않나요? 밤엔 소리가 더 크게 퍼지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젯밤에도 밤새 공사했어요. ㅠ.ㅠ
그래서 새벽에 베개와 이불을 들고 거실로 이동해서 방바닥에서 잤어요. ㅠ.ㅠ 그래서 아직도 온 몸이 삐걱거리고 찌뿌둥합니다.
골목 건너서(5m이내) 반년간 빌라 철거, 2년간 아파트 건설 소음을 겪어봤던지라 절절하게 슬픕니다. ㅠ_ㅠ
ㅠ.ㅠ
잠 못 자면 확 돌아버리는데… 저라면 아마 난리쳤을지도 몰라요.;;
세상에서 젤 악독한 고문이 잠 안 재우는 거라잖습니까.ㅠㅠ
저는 난리치기 전에 거의 제정신이 아니라서 멍~~해 있었어요. 그나마 주말이라 망정이었죠, 끄응. 물론 그래서 더 억울하기도 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