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 채널을 보다가…

“15만명의 식민지 병사들이 제국을 수호하고 죽어갔습니다.”

빌어먹을, 뭐가 “제국을 수호하고”냐,
그저 자기 땅과 자기 가족들과 자기 나라를 지키고 싶었을 뿐이겠지.

영국 정부의 식민지,
일본이 그 땅을 치고 들어와 점령했고,
다시 호주군이 일본군을 몰아내고
유니온 잭이 하늘 높이 휘날렸다.
물론, 수많은 식민지인이 죽은 뒤였다.
식민국의 수상은 호주군과 영국군과 대영제국의 안녕을 비는 연설을 했다.

………..무서울 정도다. 저런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으면.
그리고 깨닫는다.
여기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앉아있는 나란 인간 역시, 저런 짓을 무수히도 저질러왔음을.
합리화, 합리화, 합리화.
인간의 사고 그 자체야말로 이성의 최대 적이다.
얼마나 우스운가, 그 둘은 같은 것인데도.

그러나, 360도 모두를 돌아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다면
“나”란 존재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 또한 나는 잘 알고 있다.
“곧은 선”을 그으며 산다는 것은, 결국 불가능한 것이다, 아무래도.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더라면 좋았을 것을.

디스커버리 채널을 보다가…”에 대한 5개의 생각

  1. THX1138

    차라리 몰랐을때가 마음 편하죠. 디스커버리 채널의 역사 이야기 보면 무서울때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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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글곰

    그래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만 어디로든지 나아갈 수 있는 시작점이 생길 테니까요. 그렇지 않으면 출발점조차 없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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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지그문트

    역사를 말할 수 있는 것은 이긴 쪽이고 끝까지 살아남은 쪽이니까요…
    그래서 친구들끼리 잡담할 때는 끝까지 자리를 지켜야 자신에 대해 엄한 소리 나오는 걸 막을 수 있다는…(…이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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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lukesky

    THX1138/ 역사란 너무 골치아파요. 인간이란 한데 뭉치면 정말 추악할 정도라서
    글곰/ 확실히 ‘알긴 알아야’하지만, 저런 생각이 가끔씩 드는 건 어쩔 수 없지요. 특히 개인적인 삶에 적용하면요. 사실 이건 아주 나쁜 제 버릇입니다만, 저는 될 수 있으면 모든 사람들의 처지를 다 이해하려고 들거든요. 자기 인생을 망치는 길이기도 하죠. -_-;;;
    지그문트/ 아, 그런 식으로 개인의 삶에 응용하는 방법이…..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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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잠본이

    일단은 승자가 어떻게 말하는지 알아야 패자나 제3자 입장에서 ‘그게 아니여!’라고 반박할 수 있는 꺼리를 찾아내죠. 아는게 힘이라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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