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미오가 중성화 수술을 받았습니다.
순종인데다 어쩌면 언젠가 저희 집을 떠나갈지도 몰라서 오라비가 결정을 하는 데 조금 오래걸리긴 했지만 아무래도 언젠가는 받아야 할 테니….그렇다고 제가 새끼를 받을 능력도 안되니 말이죠.
그래서 결국 오늘 거사를 치렀지요.
처음에는 병원이 낯선 곳이라 무서워했지만
가방에서 내 놓으니 오히려 호기심이 생겨 컴터를 기웃기웃 거리더이다.
이놈의 수더분한 성격.
응, 너 고양이 맞어.
하지만 수술을 끝내고 나서는 화를 버럭버럭 내면서
이게 뭐야! 난 속았어! 무슨 짓이야! 나한테 뭘 한 거야! 이 이상한 건 뭐야!!! 난 속았어!!!
를 연발. ㅠ.ㅠ
난 속이지 않았어, 미오야, 흑흑.
평소에 집청소할 때 현관문을 열어넣고 네가 밖에 못나가게 캐리어 가방에 넣어두는데
네가 오늘도 그러려니 지레짐작하고는 냉큼 가방에 들어간 것 뿐이야.
목에 이런 걸 달고 있어서 대단히 화가 난 상태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얌전하네요. 빼려고 박박 긁지도 않고.
…..대단히 못마땅한 표정이긴 하지만서도. 으하하하하하하하.
밥먹을 때랑 잠잘 때가 걱정이어요. 저거 달고 밥 먹을 수 있나요? 게다가 이 녀석 버릇이 손으로 사료 한알씩 밥그릇에서 꺼내서 바닥에서 씹어먹는 거라. 잠도 며칠 간 누워서는 못자려나 봅니다.
이럴 때에는 콩쥐랑 사이가 안 좋은 게 다행인건가요.
다른 고양이가 못핥게 격리하라는데 원래부터 서로 안 핥아주는 사이인지라.
콩쥐가 몇 번 시도했는데 그 때마다 미오한테 얻어맞았다죠.
미오 수술 때문에 애꿎은 콩쥐만 어제 밤부터 쫄쫄 굶고 있습니다.
덧. 의사선생님의 말씀
미오를 처음 봤을 때: 어머, 얜 무척 작네요!!!
수술을 하고 나와서: …..얘 배에 지방층이 어마어마해요!!!
내 네가 복부비만인줄은 알고 있었으나…..막상 다른 사람에게 그것도 의학적인 지식을 동반해서 들으니 영 그렇구나. ㅠ.ㅠ
덧2. 동물병원에 갔더니 처음 보는 예쁜 태비가 있었어요.
한 두달 전 어떤 사람이 걔를 포함해서 호텔에 고양이 두 마리를 맡겨놓고는 연락두절….아직도 안 찾아가고 있다고 하는군요. 연락처에 전화했더니 없는 번호라고 나오고. 보아하니 작정하고 버린 거라고 말이죠. 예쁘고 똑똑한 아이라는데…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은 많으나 실제로 보니 정말로 기분 참 그렇더군요.
풋,,,표정이,,,정말 못마땅한 표정이네요~
매우 못마땅하죠. 캬캬캬캬. 하지만 그래도 얌전해요. 평소에 목걸이를 해서인지 별로 귀찮아하지 않더라고요.
잠은 불편한 포즈긴해도 알아서 자더라;;;울냥이는 밥그릇을 입가에 대줘서 먹였는데 미오는 식습관이 그렇다니 어떨지 모르겠네. 긍데 이틀정도 지나서 좀 괜찮아지면 아무리 꽉 조여놔도 무슨 수를 쓰는건지 담날 아침되면 벗어놓드라;;; 커뮤니티서 추천하는 양말옷(다리구멍 뚫어서 입히면 배를 핥지못함)도 입혀봤는데 보란듯이 머리맡에 벗어놓고;;; 그래도 사진보니 괜찮아보임. 안괜찮겠지만 ㅠㅠ
오늘 아침에 일어나보니 평소 자는 내 베개 옆이 아니라 현관 앞에 가서 앉아서 졸고 있더라고. 밥을 못먹을까봐 좀 불안했는데 아까 보니 어떻게든 정말 먹긴 하네? 집에 상자나 책을 찾아봤는데 다 너무 커서…ㅠ,ㅠ 소용이 없을 거 같아.
아참 작은 상자같은데 밥그릇을 올려놓으면 바닥이랑 칼라가 안닿으니까 그 방법도 괜찮아.
으아 카라쓰고 있는거 너무 귀여워요.ㅎㅎㅎ저 심술난 표정으하하하하 저희 구름이도 수컷인데도 수술후에 카라를썼는데, 좀 많이 불편해 하긴 하면서도 어떻게든 밥은 먹고 똥은 싸더라구요.ㅎㅎ
미오보다 어째 제가 더 불편해서 약 먹일 때는 벗겨야 해요. 그래도 수의사선생님이 경고한 것에 비해 칼라를 벗으려는 노력을 전혀 안하고 현실에 순응하고 있어서 어찌나 다행인지요.
아아! 정말 못마땅한 표정이긴 한데 너무너무 이쁘네요 >_<
지금은 여전히 침울한 표정이긴 한데 저정도는 아니어요. ^^*
우앙~ 미오 눈은 진한 호박색이네요. >.< 완전 예뻐요. 페르시안은 얼굴이 납작한 편이라 카라 쓰면 밥 먹기 힘들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은 손으로 먹여주기도 하신다던데요.
콩쥐도 미오도 둘다 호박색이어요. 콩쥐는 눈 주위에 초록색 테두리가 하나 더 있지만요. 저도 미오가 밥을 못먹을까봐 걱정했는데 사료는 어떻게든 방법을 발견했네요. 하지만 물그릇은 아직 대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