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 카레

르 카레의 “영원한 친구”를 읽고

감동 받아서 집에 있는 르 카레 작품들을 모조리 역주행 중.
그 와중에 “죽은 자에게 걸려온 전화”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주문까지 했음.
이렇게 책장에 책들이 빼곡 꽂혀 있는데
다들 어디로 간 게야?
제롬 K. 제롬 책도 두 권이 함께 사라졌더니만.
[내가 누구한테 빌려줬을꼬.]
여하튼,
“영원한 친구”를 읽고
작가가 한 시대를 마무리지을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음.
아마도 그게 각별하게 느껴지는 건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를 관통하기 때문일테지.
우리 나이대의 독자들은 늘 “과거”의 글을 읽을 수 밖에 없지.
과거에 일어난 사건들, 과거를 살아온 작가들이 과거를 그린 작품들.
아마 한 10년 쯤은 더 있어야 동시대의 작가들이 그린 동시대의 글들을 볼 수 있을 텐데,
이 녀석은
내가 과거에 읽어온, 과거 사건들의 작가가
나와 동시대를 그리고 있다는 게 너무나도 감격스러운 거다.
나 역시 80년대와 90년대를 살아오긴 했지만
나보다 최소한 30년은 앞선 사람과
같은 곳을 걷고 있는 거야, 젠장.
거기에 이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내용.
앞서 자신이 매어 있었던 모든 이야기를 요약하고, 정리하고,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이해와 감성을 가지고 새 시대로 넘어오다니.
“죽은 자에게 걸려온 전화”에서 스마일리와 디터가
“영원한 친구”에서는 테드와 사샤로 마치 쌍둥이처럼 다시 테어나.
전작에서는 두 사람이 결국 친구가 될 수 없었다면
후작에서는 아예 친구로서 인생을 시작하지.
그런데 그 결말을 보라고!
“콘스탄트 가드너” 읽고 싶어.
아아, 원서가 아님 결국 영화를 봐야 하나. ㅠ.ㅠ
 
덧. 그건 그렇고 이 아저씨 책을 읽다보면 조지 스마일리야말로 마성의 남자처럼 느껴진다니까. -_-;; 가는 곳마다 남자들을 홀리고 다녀…옛날 이야기긴 하지만 미인 부인님도 홀렸어….
게다가 이 아저씨야말로 지난번에 내가 말한 영국애들의 “위에서 무슨 난리 법석이 벌어지든 우리가 할일을 하면 정부는 돌아간다.”는 보이지 않는 밑바닥 핵심 공무원의 전형이란 말이지. 닭이 먼절까, 달걀이 먼절까, 거참 궁금해지네.
덧2. 빨리 “팅커, 테일러~” 책 끝내고, BBC 드라마 봐야지~~ >.<

르 카레”에 대한 4개의 생각

  1. 곤도르의딸

    영원한 친구의 결말은 진짜…. 눙물 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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