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언더베리의 마녀들
아일랜드 작가 존 코널리의 단편집입니다. 원래 공포판타지 작가인가요? 제가 공포 쪽은 좀 둔감한지라 이쪽은 읽어도 크게 즐기지 못하는 편입니다. 작가는 막 무서워해라, 이 분위기 섬짓하지? 하는데 별로 안 무섭거든요. 그런데 일단 이 녀석은 마치 실험이라도 하는 양 워낙 이것저것 건드리고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수퍼내추럴 류에서 에드가 앨런 포, 러브크래프트 류까지 정말 별걸 다 시도해보고 있네요.
그런데 제일 재미있는 녀석은 역시 찰리 파커 시리즈군요.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내 취향 때문인가. 단편들 중에서도 간혹 유머가 섞여 있는 게 특히 귀엽습니다. 이 아저씨 장편을 한번 읽어보고 싶군요. 찰리 파커 시리즈도 내 줬으면 좋겠어요.
2. 처형 6일 전
1986년 자유시대사에서 나온 자유추리문고입니다. 작가는 조너선 라티머[표기는 조너슨 라티머군요.] 이 작가 뭐예요? 이렇게 재미날수가! ㅠ.ㅠ 설명에 의하면 1930년대 하드보일드 파랍니다. 정보는 전혀 모르는데, 으, 기대보다 매우 좋습니다. 이런 건 분명 영화로 나와있을 법 하거늘 설마 없는 겁니까? 스토리 자체가 처형 6일전에서 하루하루 줄여나가기 때문에 스릴감도 있고, 흑백으로 아름다운 아가씨들과 불쌍한 부잣집 도련님과 침착한 탐정 아저씨와 그 옆에 붙어다니는 거칠고 촐싹거리고 여자 밝히는 조수까지 만들어 놓으면, 크으 시각적으로나 분위기상으로나 완벽해요, 와하하하핫. 거기다 뒷골목 변호사 아저씨는 무지 능력있어 보이는데 중간에 고급 콜걸 품에서 나오질 못하질 않나, 군데군데 사람 배꼽잡게 하는 문장들이 숨어있질 않나. 이런 걸 보고 있으니 그 옛날 군데군데 거슬리는 번역체도 그냥 넘어가게 됩니다.
그건 그렇고 이 자유추리문고 시리즈 이제 보니 지금 구하기도 힘든 소설들도 많네요. 읽고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