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AT에서 최고 수준의 점수를 기록한 날, 샘은 날아갈 것만 같았다. 그가 원했던 모든 것이 눈 앞에 놓여 있었고 이제 조금만 더 손을 뻗치면 그는 평생 원했던 모든 것을 쥘 수 있었다. 꿈, 삶, 사랑, 모든 것들을. 어렸을 적 잔인한 듯 보였던 세상은 기실 알고 보면 근사한 곳이었다. 무엇이든 가능한 곳이었다.
샘이 잠시나마 장밋빛 안경을 벗은 것은 친구 딩키가 가족들에 관해 물었을 때였다. 그는 예기치 못한 화제에 순간 당황했지만 잠시 뒤 새 술잔을 홀짝이며 형과 아버지를 떠올렸을 때에는 뿌듯함에 젖었다. 그는 이곳에서 다른 윈체스터 남자들이 평생 해내지 못할 것을 – 특히 형이라면 죽었다 깨어난대도 불가능할 것이다 – 일궈냈고 이로써 생전 처음 그들과 동등해질 수 있었다. 샘은 어쩌면 지금이라면 아버지를 용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는 더이상 철부지 막내둥이 새미가 아니므로. 마침내 식구들에게 관대함을 베풀 수 있는 위치가 되었기에.
어둠 속의 불법침입자가 형 딘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가장 먼저 샘을 덮친 것은 당혹감이었다. 딘 윈체스터는 그가 한밤중에 집에서 마주칠 것이라고 기대한 마지막 사람이었으니까. 그러나 짧은 충격이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가자 그의 감정은 순식간에 날카로운 분노로 변모했다. 딘은 이 곳에 있어서는 안 됐다. 그는 말 그대로 초대받지 못한 불청객이자 그의 영역을 침범한 약탈자였다.
샘은 평생동안 사냥에 미친 아버지와 형 사이에서 자신이 윈체스터 가의 별종이라 느끼며 살아왔다. 그 자리는 그를 위한 것이 아니었고 그에게 어울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곳은 그의 영역이었다. 아버지와 형이 강요한 것이 아닌, 스스로 선택한 자신만의 자리. 이 집과 팔로 알토는 그가 직접 손으로 일군 영토였고 여기에 단 1초도 속한 적이 없는 딘은 멋대로 헤치고 들어올 권리가 없었다. 전혀 없었다.
그러나 딘이 이빨을 드러내고 씨익 웃어 보였을 때, 샘을 휘어잡은 분노는 눈 녹듯 사라지고 말았다.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형이 바보짓을 할 때면 늘 느끼던 짜증스러움 뿐이었다. 그때 샘은 깨달았다. 식구들을 떠나 있던 4년은 결국 부질없는 시간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그는 형의 웃는 얼굴 아래서 순식간에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과거로 회귀했다.
샘은 발꿈치로 딘의 등을 내리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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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 시리즈는 우울할 때 써야 제맛인데, 지금 상태가 그때와 조금 다르다보니 영 분위기가 살지를 않는군요. -_-;;;
저, 루크스카이님. 요건 진짜 아직 계획실현 0.1%이기는 한데요. (아직 아무한테도 얘기를 안 했거든요 ;; ) 사실 팬픽션사이트가 이젠 수명이 다 해서 조만간 문을 닫거나 개편하거나 해야 해요. 사실 사이트 문 닫고 엑파위키로 통합하려고 했는데, 엑파위키에 팬픽션이 들어가니 정말 안 어울리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팬픽션을 분리해야 하나, 이러고 있습니다.
만일요. 엑스파일 팬픽션 사이트를 개편해서 수퍼내추럴 팬픽션과 같이 하고, 하나 둘 씩 늘리는 건 어떨까요? 연예인 팬픽은 차고 넘치니영미권드라마 팬픽 뭐 이런 식으로요. 혹시, 이렇게 하면… 루크스카이님 팬픽 써도 되나요? – -;;;;;;;;;;;;;;;;;;;;;;;;;;;;;
윽, 메일을 보내놓고 저 갑자기 또 소심해져서 내심 99.9퍼센트의 상황을 바라고 있습니다. ㅠ.ㅠ
새미 보이.. 저때만 해도 순진하게 보통 애들 같이 살았을 텐데 말이지. 자기야 어떻게 생각하든..
딘도 너무 어릴때다! ㅎ
그러고보니 벌써 5년 전이네. 저 때만 해도 진짜 예쁘장하고 앞길 창창한 대학생이었는데 지금은….한숨. 이젠 데리러 온 딘이 나쁘다는 말도 못하겠어, 크흑.
첫회의 푸릇푸릇해던 형제들이 보이네요. 그땐 몰랐는데 지금 보면 너무 아이 같고 귀여워요. 샘은 저때 예민하고 섬세한 공부벌레였는데 지금은 완전 다부진 헌터가 되었네요.
그동안 애들이 고생을 많이 하더니 얼굴 표정이 완전히 변했죠. ㅠ.ㅠ 물론 샘은 ‘변화’도 아니고 거의 변신에 가깝지만요,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