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주위에 부정적인 기운이 만연해 있습니다.

오늘 아침 구슬비가 왔지요.
우산을 싫어하는 저는 살짝 젖은 채 지하철 역에 도착했어요.
그리고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 안경을 닦기 시작했습니다.

쓱싹쓱싹…..뚝?

뚝?

네, 안경테 중간이 뚝 하고 부러졌더랍니다. -_-;;;;;
하이고 참 예쁘게도 딱 절반으로 부러졌네? ^^*
한 순간 무슨 일이 생겼는지 머리에 입력이 안 되어서 멍하니 서있었습니다.

제가 눈이 무지막지 나쁘다는 이야기 했던가요?
1년 전쯤에 엄청난 돈을 주고 안경을 새로 맞췄다고 말했던가요?
아무리 압축을 해도 안경알이 워낙 무거워서리 최대한 크기를 작게 깎아내야 했고
비싸고 무거운 안경알을 지탱하기 위해 안경테도 일부러 비싸고 튼튼한 놈으로 골랐다고 말씀드렸던가요?

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리하여 전 출근하다 말고 문자 그대로 ‘눈 앞이 캄캄한’ 상태로 홍대에 있는 병원에 들렀다가 다시 신촌에 있는 안경점으로 달려 갔던 것입니다.
그리고 자그마치 30만원을 주고 다시 같은 테를 – 무늬는 다르지만 – 맞춰서 돌아왔지요.
어차피 새로 마련해야 할 거 순간접착제로 임시조치를 취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흑, 예산안에 뚫린 이 엄청난 구멍……ㅠ.ㅠ

그리고 회사에 돌아왔더니만…
갑자기 이상한 아이콘이 뜨면서 제 컴만 인터넷이 안되더군요.

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뭔가 이상한 드라이버를 다시 깔았더니 어떻게든 되돌아오긴 했습니다만.
정말 순간적으로 웃음밖에 안나오더이다.

며칠 동안

1. 전화기를 물에 빠뜨렸고
2. 집 인터넷이 나갔고
3. 안경이 부러졌어요.

정말로 마가 낀 게 틀림없어요, 이번 마감 왠지 처음부터 예감이 불길했다고요. 이거 병원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 건데. 누가 정말 저주라도 걸고 있나, 아니면 올해 액땜을 한꺼번에 하는 건가.

아래 글에서 제게 마인드컨트롤 비법을 배우고 싶다고 하신 분들께.

1. 포기하면 편합니다. 아니, 진짜로요. 화 같은 거 전혀 안 나요. 그저 황망할 뿐.

2. 그래도 뭔가 있어보이는 척, 자기계발서 쓰는 사람들이 하는 양 잘난 척 해보자면

1) 한 시간 안에 AS 센터 달려갔더니 손전화가 새 것처럼 돌아왔어요! 아침 일찍 가지러 갔더니 그 전날 등록해주신 분이 잘 모르고 옆 부스로 간 제 얼굴을 보자마자 이름도 대지 않았건만 “아, 오셨군요!”라면서 웃는 얼굴로 전화기를 건네주셨어요! 그래서 고객카드에 무척 친절했다고 칭찬해드렸어요. 앞으로 2년은 써야하는데 전화가 살아났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전 정말 운이 좋은 놈이에요.

2) 집 인터넷도 회사와 마찬가지로 뭔가 시디를 찾아 드라이버를 깔면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이 기회에 다른 사람 이름으로 되어 있던 인터넷을 해지하고 – 오래써서 할인율도 높았는데, 흑 –  제 이름으로 다시 신청했습니다. 제가 고민하며 스트레스 받는 대신 기사님께서 오셔서 알아서 해결해주시겠죠, 훗. 게다가 비록 손전화와 더불어 노예계약을 하긴 했지만 생활비를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게 되었어요. 오오, 왠지 계속 마음에 걸려하던 문제를 드디어 해결한 느낌. 그건 그렇고 난 이미 새 서비스를 신청했으니, 부탁한 녀석이 하루 빨리 해지를 해줘야 할텐데.  

3) 안경알이 작아서 1년 전에 이걸 맞출 때에도 안경점 점원이 ‘같은 테를 하나 따로 준비해두는 게 좋으실 겁니다’라고 했었죠. 크기가 맞는 테가 없으면 진짜로 렌즈까지 새로 맞췄어야 할테고, 렌즈를 주문하려면 또 며칠이 더 걸렸을 거예요. 한데 정말로 다행스럽게도, 같은 제품이 딱 하나 남아있더라고요!!! 비록 새까만 뿔테라 예전보다 더 공부벌레같아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게 어딥니까! 삼십분만에 해결하고 다시 일하러 돌아왔으니 말입니다.
오오, 전 정말 운이 좋은 놈이에요.

………..라는 마음가짐으로 사는 겁니다, 네. 비록 지갑은 가벼워지고 보이지 않는 깊숙한 곳에서 정신건강이 몇 단계 피폐해지긴 했지만요. 적어도 웃는 얼굴로 겉으로는 평온을 가장할 수 있답니다, 훗.

아, 그건 그렇고 저 이번주부터 다음달 중순까지 결혼식이 네 개에서 다섯 개로 늘어났다는 말도 했던가요? 와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넷북을 사지 말라는 하늘의 계시인가봅니다.  
나름 제게 주는 생일선물이라고 내년 초를 무지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ㅠ.ㅠ 운명이 아니었나 봐요. 미안하다, 콩쥐야. 침대에서 넷북을 쓰며 너와 놀아주고 싶었는데, 흑. 세상이 내 발목을 잡는구나.
 

제 주위에 부정적인 기운이 만연해 있습니다.”에 대한 18개의 생각

  1. lunanium

    으하하ㅠㅠ 제 생각엔요, 요 1,2년사이 77년생들이 좀 재수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저만해도 참…..뭐 말도 할 수 없는 많은…아주 아름다운 일들이 줄줄이 터졌었기에 뭐 할말이 없는 것이고요ㅠㅠ

    쿨한…척은 할 수 있는데; 저는 속에서 불이나는 뇨자인지라 진짜 속 뒤집히고 막 홧병날 것 같고 그렇거든요ㅠㅠ 아휴ㅠㅠ 루크님ㅠㅠ 맘고생 심하시겠어요ㅠㅠ 맛있는 커피 한잔 사드리고 싶어진다능ㅠㅠ
    결혼식 다섯개 어택은 진심으로 무섭습니다ㄷㄷㄷㄷㄷㄷㄷ
    하늘이 허락 안하는 게 참 많아요. 아하하하….아름다운 비오는 수요일입니다.
    그래도 힘내시고, 화이팅입니다! 기침은 좀 괜찮으세요? 으헤헤…간만에 댓글 남기네요^^

    응답
    1. Lukesky

      삼재는 몇년 전에 끝난 거 아니었나요. 아니면 우린 평생 삼재에 묶여 있어야 하는 건가요. ㅠ.ㅠ 저도 사실은 혼자서 상당히 짜증을 내는 성격인데 이번에는 시기가 시기인만큼 최대한 참고 있는 것 같아요. 그나마 이런 게 생각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된다는 게 참 다행이랄까요.
      앗, 맛있는 커피 한잔, 필히 얻어마시고 싶군요, 으하하핫. ^^
      오늘은 날씨가 맑고 포근하군요. 덕분에 마음이 막 싱숭생숭해지고 있습니다. 기침은 나아졌는데 만성적인 재채기가 다시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조금 불안합니다. 루나니엄님도 좋은 하루 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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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딘걸

    뭐야 정말 마가 낀 거 아냐? 어서 샘과 딘에게 도움을…-_-;;;;;

    결혼식, 이제는 정말 뿌린 대로 거둘 수 있는 데가 아니면 안 가고 안 하려고 쿠하하하하하. 말은 이렇게 해도, 당장 이번 주 토욜에 있는 전 직장 사람 결혼식은 어째야 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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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그치? 이상하지? 뭔가 수상하지? 누군지 범인을 잡아내야겠어.
      샘과 딘을 부르면 천사와 악마도 딸려오는 겐가! 오오오오, 그거 참 끌리는데.
      결혼식..뿌리긴 하는데 정말 거둘 수가 없을 것 같아 걱정이오, 흑. 이번주 토욜? 어라, 그럼 우리 만남은 어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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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디오티마

    헉! 올해가 가기 전에 액땜 다 하시는 건가요. 굿이라도 한 판 해줘야 할 상황이군요. ㄷㄷㄷ
    안경 가격, 충격인걸요. 그렇게 비싼 녀석이면 10년을 써도 멀쩡해야 하지 않나요? A/S도 안 해주는 거예요? 안경 쓰고 싶어서 안달했었는데 가격을 보니 감사할 일이네요.
    저는 조사는 무조건 가고 경사는 가려가면서 가기로 마음 먹었어요. 결혼식 5번 연속은 무섭네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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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보통은 연초에, 그러니까 음력으로 연말에 액땜을 있는대로 잔뜩 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좀 시기가 빨리 왔나 봅니다. 이래놓고 나중에 또 비슷한 일이 생기면 절망할 거예요. ㅠ.ㅠ 저도 가격이 가격인만큼 AS를 주장하고 싶었지만 이미 1년이나 지나서리 불평을 늘어놓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그래도 다섯 개 다 참석은 무리고, 세 개는 꼭 가야하는 거라 힘드네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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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맞아, 모든 일의 발단은 그 소식이었어! 그 때부터 모든 게 시작된 거야! 이틀 남았다!!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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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바닥이……무저갱이라고 들어는 봤나…..쿨럭.
      아, 정말 상승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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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나비날개

    헉…안경 정말 비싸요..ㅜ.ㅜ 전 평소에 렌즈를 끼지만 집에서 안경 쓸 때마다 무거워서 루크님처럼 좋은 거 살까하다가…..가격에 놀라서 포기했었다죠.ㅎㅎ 정말 안타까워요…..안경아니었으면 넷북 사셔서 콩쥐랑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을텐데……ㅜ.ㅜ 저도 요새 넷북이 급사고싶어져서 기웃거리고 있는데…..밀려드는 경조사 때문에 아무래도 힘들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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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저도 처음에 이 안경을 맞췄을 때 가격을 듣고 경악했어요. 그런데 또 이해가 가는 게 4,5년 전에도 그보다 절반 정도 되긴 했지만 렌즈나 테나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훨 비쌌거든요. 저도 렌즈를 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크흑. 눈 때문에 할 수 없는 게 너무 많아서 슬퍼요.
      아흑, 넷북은 정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아쉽네요. 기대에 부풀어 있다가 쪼그라드니 더욱 아쉬움이 남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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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정worry

    정말이지 주변에 소금 좀 뿌리시고 … 더 아는 게 없어서 부적 좀 알아보겠슴다. 아니, 비싼 안경이면 그거 AS기간 있지 않아요? 백화점서 파는 비싼 색안경도 그런 게 있던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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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진짜 부적의 힘이라도 빌리고 싶어요. 그러고보니 제가 아는 누군가는 월요일마다 로또를 사서 마치 부적인 양 지갑에 넣고 다닌다고 하더군요. 그거라도 해 볼까요. ㅠ.ㅠ AS 기간은 6개월이래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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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소심늘보

    헉! 요즘 다사다난이 루크스카이님 곁을 맴돌고 있나봐요. 소금이랑 쇠부지깽이를 현관이랑 창문에 두시면 좀 나아질까요?

    끝이 보이지 않는 불운과 스트레스가 계속 이어지면 소소한 지름이 기분전환에 도움이 되더라고요. 맛난 초콜릿이나 차나 커피나 술등을 추천합니다. 아니면 곁에 있는 따끈따끈 털북숭이를 조물조물해도 마음이 참… 흐뭇해져요. 우힛. 럭키녀석이야 이제 벌컥 화를 내지만 순진한 콩쥐양은 루크스카이님의 마음을 위로해줄 것이와요.

    그런데 고가인 안경의 AS기간이 야박합니다. 적어도 10년은 보장해줘야 하는게 아니냐고요. 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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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누이가 일본 갔다가 로얄밀크티 믹스를 선물해줬어요! 비록 제가 지른 건 아니지만 보자마자 기쁘더군요, 흑흑흑. 안그래도 겨울이 되면 코코아를 사곤 했는데 슬승 장만할 때가 왔습니다, 아하하핫.
      아, 정말 가격을 생각하면 AS 기간 너무해요. ㅠ.ㅠ 근데 가운데가 부러진 거라 과연 AS를 받을 수 있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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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와, 이것은 제가 그때 포스팅했던 동영상을 관객석이 아니라 안쪽에서 찍은 거군요!! 푸하하하, 역시 안쪽에서도 좋아하고 있었어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으하하핫.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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