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임(2009)

오리지널 작품은 꽤 어렸을 적 본지라 가물가물합니다만,
가장 인상에 남는 것들은 누가 뭐래도 식당에서 학생들이 날뛰는 장면,
그리고 이름은 잊었지만 오디션 때 옆에서 청소하다가 얼떨결에 합격한 흑인 청년 – 게다가 이 친구 문맹이었죠. – 그리고 ‘록키호러 픽쳐쇼’입니다. [옙, 록키호러를 이 영화 때문에 알게 되어서 나중에 그 영화를 찾아 비디오방을 열심히 뒤지고 다녔죠.] 하지만 전 이번 리메이크 작을 보기 전까진 얘네들이 ‘고등학생’이었다는 걸 몰랐어요. ‘예술학교’라면 당연히 대학교일줄만 알았는데, 크헉, 하이스쿨이었어. ㅠ.ㅠ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형식은 아이들이 1~4학년을 거치는 과정을 시간순서대로, 원작과 동일하게 보여주며 사건들도 일대일로 대응되는 애들이 많습니다만 기본 스토리는 확실히 현대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좌절의 원인 역시 내적 재능과 관련된 것들보다는 외부의 영향이 더 커졌고요. 그래서 좀더 성숙할 수 있는 고민들이 너무나도 피상적인 부분에서 끝나버렸습니다. 캐릭터들이 좀 중구난방인 것도 거슬리더군요. 예를 들어 빅터와 앨리스의 스토리는 더 정교하게 키울 수도 있었는데 앨리스를 지나치게 단순하고 쓸데없이 나왔다 사라지는 캐릭터로 취급해버렸습니다. 드니스의 경우는 마치 ‘시스터액트 2’를 보는 것 같더군요. 마르코와 제니도 오리지널에 비하면 영 밋밋합니다. 지나치게 디즈니와 헐리우드식이랄까요. 전체적으로 주인공들이 정신적으로 어려진 듯한 느낌이에요. 하긴, 이건 시대적인 흐름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원래의 주제곡을 빼면 머릿속에 인상적으로 남는 노래가 없어요. -_-;;; 이건 크게 아쉽습니다.

제일 재미있었던 사람들은 바로 학교 선생님들.

노래수업을 맡고 있는 여교사는 “윌앤그레이스”의 카렌이고[실제로도 연기를 가르치는 교사죠]
피아노를 가르치는 남선생은 “프레이저”의 닥터 크레인이자 엑스맨의 행크,
연기를 가르치는 흑인 선생도, 진로를 담당하는 여자 선생도 이름을 대지는 못하겠는데 아주 익숙한 얼굴들입니다. 케빈에게 재능이 없다는 가혹한 평가를 내리면서 ‘너는 좋은 선생이 될 거야’라고 말하는 대목은 참으로 의미심장하죠.

흥겹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영화긴 합니다만, 30퍼센트 부족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