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것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1. 벨벳 애무하기

읽는 내내 굴이 먹고 싶어 미치는 줄 알았음. 그러나 하필 책을 잡았을 때는 이미 6월이었고. ㅠ.ㅠ 제기랄. 날이 선선해지면 꼭 생굴을 먹고 말테다.  

우리나라에서 “핑거스미스”를 먼저 출판한 이유를 알겠다. 훨씬 거칠고 훨씬 노골적이다. 까짓거 하고 싶은 걸 해 봤어!!! 의 느낌? 무지 -> 자각 -> 탐닉 -> 계몽이라는 전통적인 수순을 밟아 나가는데 낸시가 마지막으로 안착하는 세계가 상당히 상징적이다. 사실 너무 모범적이기도 하고. ^^* 꼭대기에서 밑바닥까지, 화려하고, 평범하고, 비참한 여러 세계들을 고루 엿볼 수 있다는 게 장점. 일단 작가가 작가다 보니 묘사가 사실에 가깝다고 믿겠다.

하지만 역시 굴이 소품으로…인지 주인공인지로 나오는 초반부가 제일 좋았어. 게다가 그 부분이 시각적으로나 상징적으로나 가장 선정적이었고. 늘 그렇지만 노골적인 것보다 살짝 건드리는 게 낫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2. 멸종

일단 재미있었다. 약간 미안하지만 과학적 이론 부분을 간단히 생략하고 기본 줄거리만 요약해 전집에 끼워넣는다면 어린 시절에 읽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길 수 있을 듯한 작품. 그만큼 접근하기도 쉽고 모든 일이 끝난 뒤 곱씹어보기도 쉽다. 시간차원 부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늘 의심하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게 철학과 신학의 영역으로 수렴시킬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

개인적으로 그다지 공룡에 대한 미련이나 애정이 심하지 않음에도, 정말이지 공룡들은 동심을 자극하는 데가 있다. 말하는 공룡이라니, 상상만 해도 귀엽잖아!

사용자 삽입 이미지3. 별의 계승자

과학추리소설이라고 불러야 할 듯. 개인적으로 기술적인 요소에 매우 약함에도 불구하고 아주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추리소설이 그렇듯이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 모든 것이 밝혀지는 순간에 “범인을 알아낸” 뿌듯함도 좋지만, 그보다 이론들의 상충이 훨씬 재미나다. 이 책은 철저하게 과학자들 내에서 ‘학문적인’ 문제만을 다루고 있으나, 사회전반으로, 평범한 이들로 시선을 돌려도 재미있는 작품이 나올 거다. 젠장, 난 너무 문과적인 인간이야.

읽은 책들을 빌려줬더니만 감상문을 쓸 수가 없네. 뭔가 많이 읽긴 한 거 같은데. 대체 결과물은 어디 있는 게지? 아, 2주일 동안 “스탠드” 읽었지, 참.  

오멜라스 시리즈를 훑는 중이다. 지금은 “므두셀라의 아이들”, 그 다음은 “스타메이커”. 이후 남은 책은 악마 시리즈와 데메테르 뿐인데, 역시 한동안은 경제적인 문제로 도서관을 이용해야 할 듯.
 
빌어먹을 놈의 자본주의 세상. ㅠ.ㅠ

읽은 것들”에 대한 6개의 생각

  1. 나비날개

    오옷, 벨벳 애무하기가 출판되었군요! 근데 제목을 한글로 바꿔놓으니 참 거시기 하네요.ㅋㅋㅋ 저 핑거 스미스 너무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혹시 핑거 스미스 드라마로 만든 거 보셨나요? 책에 비하면 약간 실망스럽긴 했지만……여자애 둘이 너무 이뻐서 학학 거리면서 봤다는…..특히 부잣집 아가씨….완전 이뻐요.>.< 그런데.....마지막 줄 너무 슬퍼요. 진짜 빌어먹을 자본주의....ㅡ.ㅡ; 서점 집 딸내미들 부럽다니까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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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드라마 봤어요! 모드 배우가 정말 작살이었죠. 처음엔 ‘넘 평범해’ 라고 생각했는데 연기가 정말 후덜덜. ㅠ.ㅠ 제가 정말 치맛단 밑으로 살짝살짝 엿보이는 발을 보고 얼마나 가슴설렜는지, 흑흑흑.
      전 어렸을 때 서점 아들네미한테 시집가는 게 꿈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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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셀

    저는 [벨벳 애무하기]부터 읽고 [핑거스미스]는 읽으려고 지금 옆에 놔뒀지요. 생각했던 것보다 성 묘사가 직설적이라서 흠칫흠칫하면서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부분이라면, 플로렌스가 아기 안고 이 애가 20년뒤에 살 세상은 운운하는 부분에서 살짝 한숨이 나왔었죠. 20년 뒤면 1차대전이고 그 애는 딱 징집 연령대인데 하는 생각에…;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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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저는 “핑거스미스”가 더 좋았습니다. 훨씬 세련된 느낌이에요. 저도 “벨벳”의 성묘사가 생각보다 노골적이라 놀랐어요. 이정도일줄은 몰랐는데.
      으핫, 그 대목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하셨다니 이런 게 남자와 여자의 차이일까요. 전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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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곤도르의딸

    그러고보니 굴…. 벨벳 읽으면서 저는 정작 굴에 대한 그 어떠한 이미지도 갖질 못했던 기억이 나네요. 크크;; 격조(?)라 치면 확실히 핑거스미스가 괜찮죠. 벨벳 읽을 땐 조금 벅찼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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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저도 사전 지식이 거의 없던 차라 놀랐어요. ^^ 핑거스미스는 게다가 미스터리 요소가 있으니까요. 긴장감 자체도 놀라운 수준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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