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사회 복이 터졌나봐요. 제가 신청한 것도 아닌데 계속 옆에서 주워먹고 있습니다.
여하튼, “그림자 살인”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영화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는 상태였고요.
솔직히 꽤 재미있게 보고 돌아왔습니다. 워낙 기대고 뭐고 아무 것도 없는 상태이기도 했고, 스토리가 상당히 잘 만들어지기도 했거든요. 문제는 웬만큼 소설이나 영화를 본 분들이라면 지나치게 앞부분에서 범인과 그 비밀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미스터리’로서의 매력이 떨어집니다. 또 그 때문에 실제로는 해야할 이야기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뒷부분이 길어 사족처럼 느껴지고요. 대신 코믹 요소가 매우 적절하여 귀엽고, 화면이 예뻐 눈이 즐겁습니다.
그런데 20퍼센트 부족합니다. 미스터리로 시작했는데 중간에 김을 너무 빨리 빼버리는 바람에 어딘가 엉성하다는 느낌을 줘요. 더구나 중간에 필름을 자른 건지 연출이 숨을 안 쉬는지 몇몇 장면이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지 않고 급격히 튀는지라 가끔 “응?” 소리가 나게 만듭니다. 이건 꽤 아쉬운 점이에요. 이 정도면 한국영화로서 상당히 합격점이고 흥행요소도 충분한 것 같거든요.
뒷부분에서야 밝혀집니다만, 이 영화에는 노골적인 셜록 홈즈 패러디가 있습니다. 주인공 이름에는 하등 관심도 없었는데 뒷부분에서야 그게 들리더군요.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 문제의 인물이 등장하자마자 폭소할 수 밖에 없었어요. ^^* 게다가 비주얼까지 양쪽 모두를 연상시키도록 그럴싸하게 만들어놓아서, 푸핫.
생각해보면 일본 만화에서 배경으로 격동의 시기인 개화기가 자주 등장하는 것처럼 한국도 그 시절을 꽤 잘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제치하였다는 매우 우울한 사실 때문에 지나치게 무게가 실리거나 진부하거나 신파조로 흐르는 경향이 있어서 그렇지, 이런 식으로 약간 빗겨나간 시선으로 그리면 충분히 흥미롭게 만들 수 있어요. 실제로 얼마 전에 이 시대를 다룬 작품들이 한꺼번에 와르르 쏟아져나왔고 지금도 이런 식으로 한 작품씩 꾸준히 선을 보이고 있고요. 지나친 엄숙주의와 과도한 희화화를 피해갈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엔딩 장면을 보면 TV 시리즈로 만들면 재미나겠다, 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 물론 예산이 장난 아니겠지만.
예고편 딱 보고 ‘경성탐정록(http://www.yes24.com/24/goods/3237036)’부터 생각나더군요. 이쪽 주인공 ‘설홍주’ 역엔 아무래도 황정민보다는 유지태나 이정재 쪽 이미지가 어울리지만요.^^;;
설명글을 읽어보니 정말 흡사하군요. 물론 영화는 그정도로 노골적이지는 않지만요.
오, 이 영화도 다음 주에 개봉하면 봐야지 벼르고 있었는데, 기대는 말고 봐야겠구나 ㅎㅎ
응, 가볍게 보러가. 재미는 있어.
저도 벼르고 있는 영화입니다. 한국에서 나오는 미스터리는 항상 10~20%씩 아쉬운 것 같아요. 전 정말 배우 보는 맛에…<-야
배우들 좋더군요. 오달수 씨도 귀엽고. ^^* 엄지원 캐릭터가 좀 많이 아깝긴 합니다만.
네, 저도 시사회를 보고왔는데 그 전날 신문에서 혹독한 혹평을 봤는지라 기대도 안했거든요?
그런데 의외로 재밌더라구요. 화면도 세련되고…
아, 그런데 주인공 이름이 [설홍주]였습니까~!! (이름도 모르고 봤네. ^^ 그냥 탐정양반… ^^)
계속 한국판설록홈즈를 떠올렸는데…
아, “설홍주”는 저 소설책 주인공 이름이고 황정민 씨가 맡은 영화주인공은 “홍진호”입니다. 셜록은 무시했더라고요. 흠, 제가 보기엔 다른 영화들에 비하면 혹평을 받을 정도는 아니던데, 리뷰가 왜 그렇죠?
탐정양반~~ 의생양반~~ 귀엽죠!
오달수씨+ㅁ+ 보고 싶다!!! 이 배우 넘 좋아>ㅁ< 근데 여기서도 푼수떼기역이신가;;
응, 불행히도. ㅠ.ㅠ 하지만 귀여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