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새록새록

집을 옮길 준비를 하면서 요즈음 서랍이라든가 장롱이라든가 옷장 위에 쌓여 있는 뭐가 들어있는지 모를 가방이라든가 등등을 조금씩 정리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것을 버리지 않고 쟁여놓고 있는 촌스러운 성격의 소유자지만 어떻게든 짐을 가볍게 해 보려고요. 물론 정리를 끝내고 나면 실제로 버리는 건 병아리 눈곱만큼밖에 안 되지만 말입니다. 저는 저런 잡동사니들을 저승까지 싸 안고 갈 모양입니다, 쳇.

여하튼 무심코 먼지 자욱한 가방을 열었다가 즐거운 한 때를 보냈습니다. 푸하하하핫, 처음 서울 올라왔을 때 광주에서 바리바리 싸 짊어지고 온 물건들이 들어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이 놈은 제가 고등학교 때 잠시 사용했던 수첩입니다. 학생 때 많이 하는 짓이죠 이거.
 [누르면 더 커져요]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이십니까, 저 추억의 얼굴들이! 와, 찰리쉰에 에드워드 펄롱에, 아니 잠깐, 쟤네들은 내가 중학교 때 좋아했던 녀석들인데, 전 역시 연예인에 대한 충성도가 높군요. 그리운 장국영씨도 있습니다. 서태지는 풋풋하군요. 뒷표지는 만화. 역시 별님이 절반.


[#M_사진이 많아 접습니다|less..|뒤지면 뒤질수록 흑역사가 나옵니다. 오, 맙소사.

일단 저는 제가 이정도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좋아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토탈 이클립스”에서 반했다가 “로미오와 줄리엣” 보고 접은 녀석인데 사진 엽서가 자그마치 15장이나 있습니다. 그중 몇 장 [사진이 흔들린 건 용서해주세요. 빛이 반사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다 보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금 레오 군을 생각하면 참…정말 세월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네.

심지어 이런 녀석들도 나왔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 때 유행했던 영화 포스터 편선지 시리즈…..넵, 전 “흐르는 강물처럼” 때부터 브래드 피트 팬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제 초등학교 때 첫사랑인 로버트 레드포드 아저씨를 판에 박은 듯 생겼기 때문이었죠. 으하하핫. 심지어 비디오방에 가서 “쿨월드”까지 찾아본 인간입니다요. “가을의 전설”은 그 어린 나이에도 민망해서 죽는 줄 알았지만. -_-;;

하지만 대학 때 사진들과 함께 이런 게 나오면 정말 창피하지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왜 이런 책받침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걸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책받침 뒷면엔 저런 친절한 설명까지 붙어 있어요. -_-;;


[#M_그리고 마지막으로|less..|우리나라에서 판매된 스타워즈 추파춥스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뒷면 날짜를 보니 1998년 제품이군요.

저 사탕 껍질을 아직까지 보관하고 있는 제가 자랑스럽습니다.
전 당당해요! 그렇고 말고요!!!
_M#]
덧. 어째서 친구들 대학 졸업사진들은 있는데 막상 제 대학 졸업 사진은 없는 거죠?
덧2. 알고 있니, 동무들아. 밖에서는 무시무시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던 그때 그곳 그 건물에서 초코파이 하나를 열 명이 돌려 먹으며 돌려 적었던 그 여름날의 날적이가 아직 내게 있다는걸. 얼마 전에 들었는데 제2 종합관이라는 게 생겼다더구나.
 
_M#]

추억이 새록새록”에 대한 18개의 생각

  1. 신조

    저는 강경옥과 김진의 그림이 눈에 띄네요.ㅠㅠ 바람의 나라와 18세의 나레이션, 반사광 때문에 거의 보이지 않지만 제 생각이 맞다면 엘리오와 이베트의 라우드스 맞나요? 와, 완전 반갑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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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라우드스 맞습니다. 추억의 이름이죠. ^^* 18세의 나레이션을 금방 알아보시네요. 저 때는 정말 만화잡지의 전성기였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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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infu lips

    큭큭큭 정말 추억의 스타들 총출동했네.

    책들과 기타 등등 쌓여 있는 걸 보아하니 집 정리 쉽지 않을 거 같은데, 하루 날 잡아 도와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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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일단 종이박스부터 찾아서 책부터 차근차근 정리해야겠어. 잡동사니들은 사실 나 엄두가 안난다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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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와아, 뉴키즈 온더 블록…정말 추억의 이름이군요. 얼마 전에 재결성인가 앨범 냈다는 이야기 듣고 깜짝 놀랐더랬어요. 제 주변에도 팬이 많았죠. 특히 조이 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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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나마리에

    와, 에드워드 펄롱 @.@ 어렸을 때 참 좋아했는데.
    그나저나 진짜 물건을 못 버리는구나…. 난 ‘청소=버리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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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저렇게 구석진 데 쳐박아 놓고 정리도 안 하면서 이렇게 예상치도 못한 발견을 하는 걸 좋아한달까…
      라기보다 우유부단한 걸 거야,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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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나비날개

    강경옥이랑 김진 정말 좋아했어요. 호텔아프리카 때문에 박희정을 더 좋아하긴 했지만요.^^ 그런데 저는 이상하게 어릴 때의 레오보다 요즘처럼 후덕한 레오가 더 좋더라구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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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저도 그 두 분이 최고였지요. 그 후 세대는 권교정 님을…ㅠ.ㅠ
      저도 요즘 후덕한 레오보고 중간에 망가진 것 보다는 차라리 지금이 낫다는 생각을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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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Revan

    우와. 저도 왠지 옛날에 이랬었지…하는 기분에 가슴이 따땃해 집니다.
    전 이사오면서 옛 물건들이 죄다 없어져버렸거든요…T_T..

    ‘흐르는 강물처럼’ 보면서…레드포드 아저씨가 엄청 젊게 나오네..역시 과학의 힘이란…. 한참을 혼자 그렇게 생각하며 보낸 기억이 나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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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저도 서울에 있을 때 고향집이 이사를 하는 바람에 잃어버린 물건들이 많답니다. 특히 책들이..끄응.
      푸핫, 과학의 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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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멜렝

    우,우와… 스타워즈 츄파츕스라니 정말 레어템이네요!
    저걸 쪽쪽 빨아먹다 보면 루크 아범 가면이 나오는 겁니까. 어,어쩐지 야한데요///(?!)

    응답
    1. Lukesky

      그러고보니 분명히 먹긴 먹었을 텐데, 10년 전이라 사탕이 어케 생겼는지도 기억이 안 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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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하늘이

    저 책받침은 혹시 내 것이 아니었을지. (먼산)…-ㅅ-

    덧2 관련. 그런 건 당당한 “현대사의 사료”라능. 용돈 줬으니 대신 나에게 양도하라능.

    응답
    1. Lukesky

      아, 그럴 수도 있겠다. 오라비한테 빼앗은 것일지도.
      …현대사의 사료라…물론 생생하긴 하지. -_-;;;;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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