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Natural] Return (1)
수퍼내추럴 팬픽 “Return”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확실히 시간이 오래 걸리는군요. -_-;;
게다가 쓰다보니 점점 길어지고 있어요. 헉.
* 4시즌 초반입니다. 2화와 3화 사이라고 보면 됩니다.
* 주로 샘의 관점에서 진행됩니다. 역시 딘이란 캐릭터는 이해받지 못할 때가 더 멋져요, 흑흑. ㅠ.ㅠ
* 해석하기에 따라 아주 약간의 여성향이 가미되어 있습니다.
[#M_ [SPN] Return (2)| less.. |
짐 캐리어는 점심시간에 학생 식당에서 죽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여자친구와 나란히 앉아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던 소년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비명을 지르더니 가슴을 부여잡고 탁자 위로 쓰러졌다. 그는 구급차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했고, 결국 차가운 몸이 되어 병원으로 실려 갔다.
“지금 린다와 이야기하고 있는 건 누구지?”
딘이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한 손에 쥔 연필 끝으로 건너편을 가리키며 물었다. 셰릴이 고개를 돌렸다.
“숀 브래들리요. 장대높이뛰기 선수예요. 6개월 전에 전학 왔는데, 짐이랑도 꽤 친했어요.”
“허.”
딘이 가볍게 혀를 찼다.
“저건 아무리 봐도 작업 거는 것 같은데?”
이번에는 샘이 딘의 발을 사정없이 밟았다. 비명을 눌러 참기 위해 일그러진 딘의 표정을 보지 못한 셰릴이 코웃음을 쳤다.
“숀은 옛날부터 린다를 좋아했어요. 주변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을 정도로 얼굴에 티가 났는걸요, 뭐. 그래서 렉스가 심하게 놀리곤 했죠.”
샘이 고개를 번뜩 쳐들었다.
“렉스? 렉스 슈나이더?”
“네, 얼마 전에 죽은 걔요. 놀리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괴롭혔다고 해야 할 거예요.”
셰릴이 한숨을 쉬며 발로 바닥을 파헤쳤다.
“숀이 워낙 순둥이라서 반항도 제대로 못 했어요. 게다가 전학생이었으니까요. 얼마 전에 숀의 높이뛰기 기록이 좋아졌을 땐 더더욱 심해졌죠.”
“허.”
딘이 다시 의미 없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셰릴이 모랫빛 머리의 소년과 함께 있는 린다에게 돌아가자, 딘은 샘을 향해 몸을 돌리더니 연필 끝을 입에 물고 한쪽 눈을 찡긋해 보였다.
“숀이란 녀석과 필히 이야기를 해 봐야겠는걸.”
“잠깐만, 형!”
샘은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려는 딘의 옷자락을 붙잡으려 다급히 손을 뻗었다. 그러나 곧 제풀에 화들짝 놀라 손을 거둬들이고는 어색한 동작으로 재킷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었다. 머뭇거리며 다시 고개를 들어 올린 샘의 시선이 딘의 초록색 눈과 마주쳤다. 딘은 이맛살을 살짝 찌푸린 채 주머니 안에 숨어있는 샘의 손을 바라보고 있었다. 샘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딘이 어색함을 얼버무리려는 듯 가볍게 헛기침을 하며 눈썹을 치켜 올렸다.
“왜?”
“운동장 한가운데서 코치와 함께 연습 중인 전도유망한 육상부 학생에게 함부로 말을 걸었다간 변태성욕자로 오해받기 십상이라고.”
샘은 자신의 말이 여느 때처럼 가볍게 비꼬듯이 들리길 빌었다. 딘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누가, 우리가? 어딜 봐서?”
“후줄근한 옷차림의 덩치 큰 수상한 사내 둘. 게다가 우리가 게이 취급당한 게 한두 번이야?”
딘의 날카로운 눈빛이 샘의 얼굴을 위아래로 훑고 지나갔다. 샘은 무심코 침을 꿀꺽 삼켰다.
“브래들리라는 애는 나중에 보는 게 좋겠어. 애들은 둘째치고 보는 눈이 너무 많아.”
샘이 스탠드 쪽으로 고갯짓을 해 보였다.
“흠.”
딘이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뭐, 그러든지. 그럼 편의점에나 가 볼까?”
***
죽은 편의점 주인은 인도인이었다.
“이름을 퀵키마트라고 지었으면 대박쳤을 텐데.”
그 사실을 알게 된 딘의 첫 번째 논평이었다. 샘은 그날 두 번째로 형의 발을 밟아야 할지 고민했다.
그리고 이마에 빈디를 붙인 편의점 주인의 부인은 지나가는 맹인의 눈도 번쩍 뜨이게 만들 정도로 눈부신 미인이었다. 딘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지더니 웃음기가 돌아왔다.
칸디르 다라야잔은 평범하고 전형적인 자영업자였고, 세금 문제를 차치하면 학교 앞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만큼 그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말썽꾸러기 학생들이었다. 대여섯씩 무리를 지어 들어오는 소년소녀들은 소란을 피우고, 가게 안을 어지럽히고, 가끔은 그 때를 틈타 도둑질을 하거나 때로는 칸디르나 샨티 부인에게 시비나 수작을 걸기도 했다. 그가 죽은 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 대여섯 명의 남학생들이 가게에 들어와서 소란을 피웠어요. 얼굴이 눈에 익은 운동부 학생들이었지요. 그 중에 몇 명이 항상 무례하고 거칠어서 기억하고 있거든요. 오늘은 또 무슨 짓을 하려나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글쎄 우리 물건을 가지고 돈도 안내고 도망가려고 했지 뭐예요. 소리를 듣고 제가 뒷방에서 나왔을 때는 남편이 도둑놈들 중 한 명을 붙잡았더라고요.”
소년은 자신은 도둑이 아니라고 잡아뗐지만 손에는 잡지와 과자봉지가 들려 있었다. 아이는 계산을 하려고 계산대로 향하던 도중 가게를 나가던 다른 아이들에 떠밀려 바닥에 넘어졌다고 주장했다. 칸디르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날따라 바깥어른이 화가 많이 나 있었어요. 요즘 가게 사정이 영 좋지 않아서요. 근래에 도둑질도 너무 늘어났고. 그래서 이번에는 꼭 질 나쁜 아이들을 붙잡아 경찰서에 데리고 가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있었는데…”
도둑질을 저지른 소년을 윽박지르던 칸디르는 갑자기 두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소년의 멱살을 놓고 뒷걸음질 쳤다. 그리곤 두 손을 허공에 휘저으며 무릎을 꿇듯 바닥으로 스르르 무너져 내렸다. 그의 심장은 30초도 채 견디지 못했다.
“병원에서는 급성발작이라고 하더군요. 건강해 보였을지는 몰라도 평소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을 거라고요.”
샨티 부인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그 학생은 어떻게 됐죠?”
샘이 물었다.
“나중에 경찰이랑 이야기를 하긴 했는데 책임을 물을 수가 없으니 집으로 돌려 보냈다고 했어요. 아마 그 애도 충격을 많이 받았을 거예요. 하지만 전 그 애를 원망하지 않는답니다. 모든 게 다 신의 뜻인걸요.”
샨티 부인이 고개를 살짝 기울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아까부터 계속 이상한 소리가 나는 거 같은데, 들으셨어요?”
***
“EMF 수치가 상당히 높았어.”
샘이 말했다.
“헤, 드디어 진지해지기로 결심한 거냐?”
모텔 의자 위에 축 쳐져 널브러진 딘이 히죽거리며 말했다.
“사실이 그렇다는 것뿐이야.”
샘이 노트북 전원을 켜며 말했다.
딘이 봉지에서 술병을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형.”
샘이 컴퓨터 화면에서 눈을 떼지도 않은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왜?”
“이제는 식스팩도 아니고 버번이야?”
“저 아래층에서 몇 달간 굴렀더니만 지상의 즐거움을 다 까먹었지 뭐냐. 속성으로 회복하려면 이 정도는 돼야지. 안 그러냐, 동생아?”
샘이 코웃음을 쳤다.
“고주망태가 되는 걸 인생의 즐거움이라고 할 정도면 저 아래층은 상당히 심심한 곳이었나보군.”
“응.”
아무 감정도 담기지 않은 짧은 대답이 돌아왔다. 샘은 침대 건너편에 앉아 있는 딘을 바라보았다. 그는 텅 빈 표정으로 술병을 응시하고 있었다. 마치 그곳에 아무 것도 없는 양. 그러나 찰나의 순간이 지나기도 전에 딘 윈체스터 특유의 잘난 체 하는 듯한 표정이 다시 그 자리를 메웠다.
“다음엔 술집에 가서 여체의 신비라도 탐해봐야겠어.”
거짓말쟁이.
샘은 저도 모르게 목구멍 아래서 솟아나오는 단어를 애써 눌러 삼켰다.
거짓말쟁이.
지옥에서 돌아온 이후 딘은 술집을 애용하지 않았다. 간혹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내기당구를 칠 때에도 술 이외에는 한눈을 팔지 않았다. 예쁜 여자들을 보고 즐겁다는 듯 미소는 지을망정 말을 걸거나 시시덕거리지도 않았다. 마치 그랬다간 누군가에게 호되게 야단이라도 맞을 듯이. 마치 자신은 그런 즐거움을 누릴 자격이 없다는 듯이. 언젠가부터 그는 더 이상 사람들과 가볍게 술잔을 부딪치며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거짓말쟁이.
샘이 욕실에서 나왔을 때, 딘은 이미 한쪽 침대에서 몸을 웅크리고 잠들어 있었고 탁자 위에는 뚜껑 열린 버번병과 젖은 술잔이 놓여 있었다. 샘은 수건을 두른 채 침대 모서리에 걸터앉았다. 한참 동안 잠든 딘의 얼굴을 내려다보던 그는 무의식중에 스르르 손을 내밀었다가 딘의 이마 위에서 퍼뜩 동작을 멈췄다. 그는 손을 거둬들였다. 팔이 허리 옆으로 힘없이 늘어졌다. 잠시 후, 샘은 다시 손을 뻗어 딘의 코 아래 집게손가락을 대 보았다. 살아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딘은 살아있었다. 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별안간 방 안의 정적을 가르고 전화벨 소리가 울려 퍼졌다. 깜짝 놀란 샘은 황급히 노트북 옆에 놓여 있던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방금 나온 욕실로 향했다. 잠시 후 욕실에서 나온 그는 옷을 걸친 뒤 전등을 껐다. 샘은 문가에서 여전히 잠들어 있는 딘을 다시 한 번 바라보고는 몸을 돌려 곧 어두운 복도 속으로 사라졌다. 어둠 속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을 누군가를 만나러.
***
가끔씩 그는 자신이 지금도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가끔씩 그는 지금 이 현실 또한 누군가의 장난이 아닐까 의심했다. 혹시 이 모두가 악마의 농간은 아닐까? 내가 만들어낸 환상은 아닐까? 형이 살아 돌아오기를, 천사가 존재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내가 눈물로 젖은 베갯잇에 머리를 묻고 지어낸 건 아닐까? 내가 지니의 꿈속에서 헤매고 있는 것은 아닐까? 눈을 뜨면 여전히 형이 없는 세상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결국 미쳐버린 게 아닐까?
딘이 돌아와 처음으로 포옹을 나눈 뒤로 샘은 의도적으로 딘과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손가락 하나, 옷깃 하나 스치지 않도록 늘 조심했다. 낮이면 딘의 체온과 그가 뿜어내는 따스한 숨결을 느끼다가도, 문득 손을 내밀어 형이 자신의 옆에 있는지 더듬고 확인해보려고 할 때면 용기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곤 했다. 밤이 되어 침대에 누워있는 딘을 볼 때면 왈칵 겁부터 났다.
눈을 감고 잠든 딘은 샘이 마지막으로 작별인사를 나눈 딘과 너무나도 닮았다. 작고 소박한 나무관 속에 누워있던 그의 형의 모습과.
그리고 그 차가운 입술과.
딘이 돌아왔다. 그러나 샘은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 계속
_M#]
으흑, 샘 너무 불쌍하잖아!!!
딘도 불쌍해!!! ㅠ.ㅠ
아, 난 왜 이리 불쌍한 형제가 좋지.
우웃. 갑자기 4시즌에서 언뜻언뜻 보이는 어색함이 다 막 이해가 가고… ;-;
와우, 방금 저한테 엄청난 칭찬을 하셨어요. ^^*
아 이거 심장에 나쁜데요 ㅠㅠ 덤덤한 듯한 관계가 더 슬프다구요 흑흑
아슬아슬하게 외줄타기 하는 관계, 정말 좋죠. ㅠ.ㅠ
‘나는 결국 미쳐버린 게 아닐까…’ 이 말 가슴을 팡 때리는구려.. 흑.
정말 그럴 것 같아. 딘이 살아서 돌아올 수 있다고는 상상도 못했을텐데 말이야. ㅠㅠ
루비랑 살림 차렸던 거(ㅋㅋ) 아직 안 들켰을 때구나.. 웅
길어진다니 나는 좋고~~ ㅎㅎㅎ
이제야 좀 딘이 없는 생활에 익숙해지려 하는데 팍 돌아와버렸으니 샘은 진짜 심장을 들었다놨다 하는 기분일거야.
처음엔 무지 간결하게 가려고 했는데 계속 설명이 길어지네, 흑.
저는 요새 급섹시해진 새미도 참 좋지만 이렇게 혼자 끙끙 앓는 새미도 정말 좋아요. ^^;
사실 캐릭터로 보자면 샘이 끙끙 앓는 걸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딘은 겉으로만 살짝살짝 드러나게 해 줘야 하는데 드라마가 외려 이걸 반대로 하고 있으니 계속 샘의 삽질만 묘사하게 되네요. 원래 팬질은 망상이니 그 반대였더라면 딘 중심으로 쓰게 됐을 텐데 말이죠.
윽..역시 삽질은 샘에게 시켜야 어울려요…흑흑
정말 다시 돌아올거라고 생각지도 못한 형이 돌아왔을때의 샘의 심정은 어땟을까요..ㅠㅠㅠㅠ
지옥경험의 트라우마를 또 속으로만 꿍쳐놓고 아무렇지도 않은척 하는 딘이 너무 좋네요.;ㅂ;
게다가 모른척 할수밖에 없는 샘도 좋고..
근데 이거 해석하기에 따라가 아니라 그냥봐도 여성향 인데요…ㅎㅎㅎ
어머나, 아니어요. 순수한 눈으로 보면 “100퍼센트 퓨어한 형제애”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요, 오호호호호. [말해좋고 찔린다. ㅠ.ㅠ]
서로 자신의 상처가 너무 깊어 상대의 상처를 헤아리지 못하고 서로에게 의도하지 않는 상처를 주는 두 형제의 골은 이렇게 조금씩 깊어지는 걸까요?
자신이 믿어왔던 자신의 모습을 지옥에서 전부 부정당한 딘은 피하고 싶은 문제를 자꾸 파고들려 하는 샘을 원망하고, 딘이 없을 때 자신이 얼마나 힘들었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꾸 슬렁슬렁 넘어가려는 딘이 샘은 원망스럽고, 이렇게 서로에게 감정이 쌓이다 터지면…(차마 말할 수 없는 엄한 상상을 한 저를 용서하시와요.ㅠㅠ)
골은 계속 깊어지기만 할 겁니다, 으하하하핫. 그게 제 목적이거든요. ^^* 으, 파면 팔수록 사악해지는 이유는 뭘까요.
상상은 엄할수록 좋은 겁니다! >.<
핑백: 루크스카이, 하늘걷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