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파트 곧 사망 발표
어렸을 때, 우리집 책장에는 탈무드 관련 책만 한 네 권이 꽂혀있었습니다.
어린아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쉬운 풀이에서부터 교육법까지, 꽤 흥미로운 내용이었죠. 그래서 초등학교 때까지는 유대인은 위대한 민족이며, 많은 핍박을 받고 살아남았으며, 히틀러와 아랍 애들은 정말로 때려죽일 놈들인줄만 생각했었습니다.
머리가 좀 굵어지면서 혹은 신문, 잡지 기사의 내용들이 조금씩 다양해지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베트남 전쟁과 더불어 피해자와 가해자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예전에 유럽애들이 왜 그렇게 유대인을 배격하고 싫어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 버렸습니다. -_-;;; 2000년 전 잃어버린 땅을 단지 자신들의 경전에 씌여있다는 이유만으로 강대국과 돈의 힘을 업고 그곳에서 천년이 넘던 세월동안 살아온 이들을 쫒아내고 학살했지요. 제기랄, 그런 식으로 따지면 미국과 캐나다는 인디언 땅이고 만주는 우리 땅이고 중국은 몽고 땅이라고요. -_-;;;;;;;;
세상에서 가장 교만한 민족 중 하나이며, 세상에서 가장 건망증이 심한 민족 중 하나입니다, 그들은. 꾸역꾸역 야금야금, 미국애들이 인디언들의 땅을 먹어치우듯, 팔레스타인 인들의 구역마저 쳐들어가 하루아침에 장갑차로 밀어버립니다. 한때 히틀러의 가스실에서 죽어간다고 징징 짜던 놈들이, 폭격기로 조상의 땅에 대대로 살아오던 이들에게 하늘 위헤서 폭격을 퍼붓습니다. [딱 한번, 정말로 딱 한번, 이스라엘 조종사들 몇 명이 양심선언을 하고 명령을 거부했을 때 그래도 조금이나마 안심을 하기도 했었죠. 그래도 용기있는 사람이 남아있구나, 하고.]
정식 사망기사는 나지 않았지만, 아라파트는 사망했다고 봐야겠군요. 뇌사상태인 사람이 되살아나 공무를 볼 수는 없을 터이니. 아무리 욕을 먹고 어쩌고저쩌고 해도, 그가 사망하면 팔레스타인은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됩니다. 먼저 후계자 문제가 탐탁지 않을 뿐더러, 그가 죽고 나면 곧바로 이어질 재산과 권력 다툼은 사람들의 관심을 진정한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오히려 멀어지도록 만들겠지요. 참으로 애석한 일입니다.
덧. 그건 그렇고, 아라파트 아저씨, 빌어먹을 당신 유언장도 제대로 안 써놓았소??????
덧2.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땅 위에 확실한 ‘선’을 그어야 할 겁니다. 하지만 물론, 당연히, 양쪽 모두 양보할 턱이 없으니 이건 정말 이상주의적인 의견밖에 안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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