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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베렌 군과 짧게 오비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오비완과 아나킨은 절대로 애틋한 관계가 아니었을 거야.”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다.
사실 에피 2에서 아나킨이 오비완을 일컬어 “아버지와 같은 분”이라고 불렀을 때에도 약간 어색함을 느꼈다. 그렇게 티격태격 싸우는 관계여서가 아니다. 그 다툼 속에 눈치챌 만한 끈끈한 애정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에도 오비완이 아나킨을 맡았을 때의 심정을 “방금 결혼했는데 아무 예고없이 피임 한번 잘못해서 졸지에 덜컥 애 하나 안아버린 초보 아빠”라고 묘사한 적이 있듯이, 오비완이 아나킨을 맡게 된 것은 전적으로 “책임”이 있기 때문이었다. 스승의 유지를 물려받은 것은 차치하고라도 제다이로서의 책임.
배역을 맡은 이완 맥그리거 탓에 과소평가 되는 경향이 있지만, 오비완은 누구보다도 이상적이고 철두철미 냉혈한 제다이다. 아마 오비완과 견줄만한 이는 메이스 윈두 정도일 것이다. [그 점에 있어서는 심지어 요다마저 능가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할 수 있다고 믿는 인물이다. 제다이를 위해서라면, 공화국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라면 냉정하게 판단하고 자신에게 비록 중요한 것이라 생각되어도 가차없이 버릴 수 있는 성격이다. 정치가적 성질이 다분하고, 한 수 앞을 내다보는 능구렁이 같은 특성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특성이 더더욱 뚜렷해지는 건 사실이지만]
아나킨이 다스 베이더로 돌변했을 때, 오비완의 머릿속에 가장 떠오른 생각은 “그 애가 그렇게 된 것은 내 탓이다”가 아니라, “그 애가 그렇게 되는 것을 막지 못한 것은 내 탓이다” 였을 것이다. 아나킨은 원래부터 불안한 아이였다. 오비완은 첫 대면에서 그것을 감지했을 뿐만 아니라, 그를 제자로 받아들여 키워나가는 과정에서도 몇 번이고 거듭 확인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나킨은 ‘선택된 자’였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큰 책임을 실감했을 것이다. 그는 억제책을 썼다. 붉은색과 푸른색의 양날의 칼이 아나킨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면, 푸른색을 키워 붉은색을 잠식하려 든 게 아니라, 붉은색을 억제하여 푸른색을 키워나가려고 했다. 그리고 불행히도, 그 정책은 성공하지 못했다.
아나킨의 경우, 아버지가 부재한 상태에서 유일한 어머니와의 끈이 끊어졌을 때 기댈 곳은 제다이가 된다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소년은 그 안에서 자신의 감정적 욕구를 채울 수 없다는 사실을 일찍부터 깨닫고 있었다. 카운슬과, 요다와 처음 대면했을 때부터 그는 사실상 어느정도 어린아이의 느낌으로 매달리고 있으면서도 카운슬을 거부하고 있었다. 따라서 그의 도피처는 제다이와 관계없는 파드메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자신을 son이라고 불러주는 팔파틴 의원. 에피 2에서 알 수 있듯이, 팔파틴은 아나킨에게 son이라는 호칭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데 반해, 오비완이 아나킨을 부르는 호칭은 항상 my young apprentice 혹은 young padawan이다. 감정적으로 얕보이는 것과 공적인 지위에서 얕보이는 것은 차이가 엄청나다.
공화국이 유지되었더라면, 오비완은 메이스 윈두의 뒤를 이어 카운슬의 의장이 되었을 확률이 크다. 그는 강직하기 때문에 순진한 인물이 아니며, 오히려 신념이 너무 굳건하기 때문에 이기적인 사람이다. 도의를 져버리지 않고 타협하지 않지만 적에게는 가차없이 잔인한 인물이다. 어차피, 다크 사이드는 오비완에게도 잠재되어 있지 않았던가.
루크가 오비완이 아니라 ‘벤’에게 교육을 받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며, 그보다 더 오랜 시간 동안 요다에게서 가르침을 받았다는 것이 다행이다. 어쩌면 소년은 에피 6에서 검은색이 아니라 갈색의 제다이 복을 입었을 지도 모르니까.
와아! 정말 멋진 글이에요!! 오비완에 대해 정확한 분석!!
오비완의 강렬함이 도대체 뭔가 했더니 바로 그것이었군요.
왓 좋습니다ㅜㅡ 그저께 밤이던가… MBC에서 다시 스타워즈를 방영하고 있더군요. 에피6이었습니다, 에피4와는 확연히 틀린 루크의 좀 찌그러진; 얼굴을 보며 조금 괴로워했습니다.(우 교통사고여..) 이완♡ 오비완은 알렉경 오비완보다는 좀 작아 보여요. 아담해서 귀엽기도 하지만..이번 에피3은 가슴 찢어질까 보기 두렵습니다, 그래도 보긴 볼 겁니다. 흑 오비완….
아아…멋진 글입니다!!!
에피3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
아우 아침부터 정말 멋진 글을 보았으니ㅠ_ㅜ
저 역시 오비완이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뭐니뭐니해도 ‘저’ 콰이곤의 제자니까요(콰이곤 진도 카운슬과 상성이 안 맞아서 그렇지 능력치로만 보자면 어디에도 뒤지지 않을 제다이가 아닙니까). 사실 에피 1, 2에서 느껴지는 오비완의 아나킨에 대한 감정은 정이라기보다는 철저히 책임, 의무에서 비롯된 것이라 느꼈거든요. 에피 1,2를 보고나서 다시 에피 4,5,6의 벤을 보니 더욱 애틋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 때문인 것 같아요(어디까지나 제 경우의 이야기입니다만. ^^a;).
이프/ 과연 정확할런지는 모르겠다만….–;;; 오비완이 강렬한 것만은 사실이지
사과쨈/ 아아, 저도 보다가 말았어요. 그게, 웬만하면 더빙 잘 견디는데, 너무 안어울려서 참을수가 없더라구요오…..ㅠ.ㅠ 그래도 마크 해밀씨의 그 사고 때문에 루크의 그런 표정이 나올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완은…정말…알렉 경보다 훨씬 연약해보이죠..ㅠ.ㅠ
zelu/ 가, 가볍게 쓴 글이었는데, 칭찬 감사합니다. ^^*
잠본이/ 네엡!!!! 아나킨과의 결투가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지만 클론전쟁이나 제다이 집단전에서도 큰 활약을 보여주겠지요! 아아, 기대되어요…ㅠ.ㅠ
misha/ 콰이곤도 확실히 대단한 사람이죠….ㅠ.ㅠ 그럼요….프리퀄의 좋은 점은 아무래도 원작자 루카스 씨가 만들었기 때문에 인물들의 비어있는 설정을 조금이나마 채워줬다는 겁니다. [마음에 안드는 부분도 수두룩하지만] 에피 3는 에피 4,5,6과의 연결고리이기 때문에 더더욱 기대될 수 밖에 없고요. 크흑.
확실히 오비완은 좀 뻣뻣한 느낌이 팍팍 듭니다. 하지만 나이들어서는 좀 달라졌는지 루크에게는 좀 애정이 느껴지는 것 같더군요. 물론 ‘오비완치고는’ 이라는 전제가 붙긴 하지만 -_-
아침에 루크님 글 읽었다가 혼자 침몰해서 지금에서야 꼬릿말을 남김니다아…
뭔가 바늘로 아픈 가슴을 꼭꼭 즈려밟아주시는 글이옵니다, 흑. 저도 베이더님보다 오비완(벤이랄까;)이 무서운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아마 오비완이 다크로드가 되었다면 아들이 눈앞에서 비명을 지르며 죽어간다해도 그대로 내버려 두었을거 같아요, 속마음은 어떨지 몰라도요. 예전에 에피 2 보고 너무 마음에 안들어서 혼자 속상해하면서; 변명의 이유;;를 찾은 적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오비완과 아나킨의 불안한 관계였어요. 둘이 다툴때 왜 그리 위태위태한 느낌이 많은지ㅡ_ㅡ;; 아나킨에게 애정의 찌끄러기조차도 없는건 아니겠지만 오비완이라는 캐릭 자체의 성격이 너무 딱딱하달까요; 그런 의미에서 클래식의 벤은 루크님 말씀대로 순도 100%의 능구렁이가 된게 아닐까 싶어요. 다 인생경험과 세파에 닳아 원리원칙대로의 모난 부분이 닳아서 능구렁이가 됐기에 어쩌면 오히려 루크를 나름대로 잘 보살펴 준게 아닐까 하구요.
결론은…앞으로 바보 오비완 글은 쓸수 없잖아요ㅠ_ㅜ
(아니, 사실은 에피 4가 보고싶어요, 벤의 죽기직전의 그 미소가 머릿속을 헤집어 놓는군요;)
헉, 너무 길…… 간만에 참 설득력있는 캐릭터 분석글을 봐서 흥분한거라 생각해주세요^^;;;; 캐릭터에 대한 루크님 글들 아주 좋아한답니다. 초보팬과는 역시 내공의 차이가 달라요^^;;
제가 적었던 리뷰글보다 설득력이 너무 좋습니다;;
즐겁고 좋은 글, 잘 읽고 사라집니다. ^^
몇년전에 어딘가에서 ‘오비완과 아나킨의 관계’에 대해서 쓴 글을 보고 감이 좋아서, 저도 그런 글을 모 사이트에 올린 기억이 있습니다. 오비완이 매우 차가운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래서 아나킨의 마음 속의 어둠을 빛으로 바꿔주기엔 어려웠겠지요. 그나저나 위에 카운터 올라가는 걸 보고 하루 사이에 너무 많은 스포일러를 찾아보았는데…에피3에 들어갈 지도 모르는 오비완의 대사 하나를 보았습니다. 그거보니까, 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멋진 글이에요.
아나킨이 다크사이드에 접어든 것은 어쩌면 오비완이 아나킨의 선한 면을 키워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은 늘 했던 것인데 이렇게 lukesky님의 글을 보고 나니 그 생각이 확연해지네요.
아~~ 좋은 글 이예요 ㅜ ㅜ 사랑합니다 오비완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에피 1을 보면서 오비완이 아나킨을 맡기엔 너무 이른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곤했습니다. 콰이곤 진이 그렇게 빨리 세상을 뜨지 않았어도….라는 생각도 들고요. 오비완은 최선을 다했지만 아무래도 아나킨에겐 달리 받아들여졌나 봐요. 그런 면에서 루크는 다행이지요. lukesky 님 말씀처럼 벤과 요다와 한솔로가 있어서 말이에요.^^
오오 역시 캐릭터의 핵심을 집어내는글 ^ㅅ^)/b근데 어찌보면 저런 강직한 오비완의 모습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그의 마스터였던 콰이곤은 약간 삐딱선을 타는 제다이 였지만 그 아래서 나름대로 정도를 걸어온 파다완에서 난데없는 마스터의 죽음과 마스터가 남긴 유산을 맡은 책임감에서 더더욱 정도만을 가르치겠다는 신념이 상당한 부담으로 왔으리라 봅니다. 안타깝지만 이미 벌어진일. 그리고 한가지 더 아나킨과의 대결에서 제발~ 아나킨이 실수로 마그마에 떨어지는 일이 없기를[제일 무난한건 불규칙적인 폭발 속에서 오비완의 일격을 피하는곳과 마그마 분출장소가 겹치는 정도일까요]
일레갈/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조금 어색한 부분이 있지요, 오비완은. 벤하고는 정말 달라요. 벤은 솔로를 자유자재로 부릴만큼 수완이 뛰어난 사람이거든요. ㅠ.ㅠ
세이/ 흥분하셨나봐요. ^^* 사실 아나킨은 베이더가 되었을 때까지도 어린애같은 면이 강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루크가 더 어른스럽다고 말하는 건 그런 이유죠. 오비완은 진짜 무서운 인간이어요. -_-;;; 루크를 각성(?) 시키기 위해 자기 한몸 희생하는 것만 봐도…ㅠ.ㅠ 물론 저도 오비완이 애니에 대해 애정이 아주 없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단지 그 성격이…..–;;;; 라는 느낌이죠.
아아, 에피 4, 좋지요오…………ㅠ.ㅠ
Eugene/ 저도 Eugene님 리뷰 무지 좋아하는걸요.
eponine77 / 그 모처가 어딘지 궁금하군요. eponine7님 글도 읽어보고 싶어요!!! 다른 분들 글을 읽으면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어서 좋습니다. ㅠ.ㅠ 우우우우, 스포일러……….ㅠ.ㅠ 이번에도 피해다니려고 노력중입니다.
ㅁAㅁ/ 오비도, 너무 어렸던 게죠. 당시에는. 비슷한 생각을 하셨네요, 저랑 ^^*
THX1138/ 저도 사랑해요, 오비완!!!!
forthreich/ 이런말 할 때면 항상 나오는 결론이지만……..역시 스타워즈 세계의 모든 원흉은 퀴기 영감님이셨던겝니다!!!!! 루크는 정말 조건이 좋았어요. 부모님을 대신할 분들에, 자유민이었고, 친구들도 있었고, 벤과 요다도 조심스럽게 다루어주었으니까요.
돌균/ ……….실수로? 정말로 발 헛디뎌서 떨어지면 루카스씨 날려버릴겨~~~~~~~~~!!!!!!! 거기선 오비완이 이겨주지 않으면 곤란하다고!!! ㅠ.ㅠ [하기야, 루카스씨로선 아나킨이 진다는 것도 용납할 수 없겠지만]
잘 읽었습니다.
끄덕이면서 읽었어요. ;ㅁ;
역시 콰이곤이 질기게 살았어야 했어요.(이렇게 되면 스타워즈는 없는데…)
다인/ 네엡 ^^* 다행입니다아.
휴지심/ 그러니까 콰이곤이야말로 원흉….[퍽!!!]
너무 잘 읽었습니다. 저기 여기에 글 남겨도 될지는 잘 모르겠으나…^^ 너무나 글을 잘 쓰셔서…사실 에피소드 1,2편과 4편을 함께 보았을 때, 두 사람의 관계와 성격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거든요..하지만, 오비완의 성격이 기본적으로 그렇게 냉정하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기본 성격이 이성적이고 보수적인 경향이 있기 때문이겠지만, 콰이곤 밑에 있을 때 보면 그렇게 꽉 막힌 것 같진 않거든요. 다만, 아나킨과의 관계에 있어서 확실하게 정리하지 못한 감정상의 문제와 기질의 차이가 문제가 되었던 것 같아요….콰이곤이 아나킨에 대해서 지나치게 흥분하면서 약간 오비완의 자존심과 트러블이 있었더랬죠…처음부터 깊은 애정과 확신을 가지고 시작한 관계도 아니었고, 아나킨의 주체하지 못하는 포스도 당혹스러웠으리라 생각합니다.
또 경쟁 심리도 존재했을 것 같고…아나킨과 결별한 후에 이 문제를 참 많이 생각해 보았겠죠? 나중에 오비완이 죽음을 택한 것도 루크만을 위해서는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아무튼 최고의 제다이-파다완 콤비는 콰이곤과 오비완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인 듯 싶지만, 서로 서로 보완도 잘하고 유대감이 깊으니까요….카운슬의 반대도 그 유대는 못 끊지 않습니까! 콰이곤이 아나킨을 가르쳤어도 사실은 안정적으로 가르치지는 못했을 것 같아요. 콰이곤 자신도 좀 불안정하잖아요. 역시 우리의 베이더니임은 두분 제다이 콤비가 기르셨어야 한다고 봅니다…T.T (결국 아이에게는 엄마,아빠가 필요한 것인가~) 아무튼 너무 훌륭한 글 잘 봤구요…실례했습니다….꾸벅
jini/ 안녕하세요. ^^* 사실 오비완과 아나킨의 관계는 상상력의 나래를 펼 수 있는 공간이 너무 넓어요. ㅠ.ㅠ 영화에서 그려지는 모습과 대사와 연기가 좀 동떨어진 느낌이 나서. 오비완과 아나킨이 둘 다 ‘변화하는 캐릭터’인 이유도 있고요. 오비완의 그 가끔씩 보이는 소심함을 생각하면 칼처럼 뻣뻣하고 냉정한 오비완은 상상이 안가기도 하죠. ^^*
콰이곤과 오비완이 정말로 번갈아가면서 애니를 키웠더라면, 역사가 바뀌었을 것을, 크윽……….
핑백: 루크스카이, SP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