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가는 버스 안에서 잃어버린 이 놈의 8천원 남짓한 책, 서울 오자마자 짜증나서 서점으로 향해버렸습니다. 하지만…..뭐랄까, 영화의 힘이란 대단하더군요.
교보문고 – 하울의 움직이는 성, 품절. 레모니 스니켓의 불운한 사건들, 1권 품절. 그래도 1~10편까지 영화 표지가 아닌 제대로 된 삽화버전이었지만………..왜 하드커버인 걸까요??? T.T 아아, 역시 페이퍼백 세트는 아마존으로 가야하는 걸까요….T.T
그래서 오랜만에 영풍문고에 들렀습니다. 대학교 때부터 그랬지만 저는 외서 쪽은 영풍쪽을 훨씬 좋아합니다. 정리도 깨끗하고, 종류도 교보보다 더 많거든요. 하지만 영풍은……교보와 비교하면 손님의 숫자가 정말 현저하게 적더군요. 슬플 정도로 말이죠. 좋은 서점인데…..우우우우웅……
에,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더불어, 그 후편이라 할 수 있는 다른 책 한권을 사 주고, 동서추리문고가 20% 세일 하길래 세권을 더 사버렸어요. -_-;;;;; 서점은 블랙홀입니다. 쿠쿵…T.T 하지만 레모니는…이쪽 역시 1~5권 품절이더군요. 인연이 아닌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 소설을 읽고난 첫 감상은 이렇습니다. “하야오 아저씨, 대체 뭘 애니로 만든 거요? -_-;;;;;; ” 존스 아줌마가 애니메이션을 본 다음에 “그는 그 나름대로의 작품을 만든 것이다”라고 했던 말이 뼈저리게 다가오더군요. 책에 비하면, 애니메이션의 하울은 ’착하고 순한 청소년‘입니다. 책의 하울은 20대 후반의, 한량에 가깝고 제멋대로인 자존심 센 청년의 성격과 독선적인 아저씨 성격이 어우러진, 게다가 시니컬하기까지 한 녀석이더군요. 뭐, 말투가 꽤나 귀여웠다는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라면 결코 용납되지 않을 만큼, 소피를 부르는 표현은 정말 귀엽(-_-;;;)더군요.
애니가 책에서 따온 것이 거의 ‘모티브’에 불과하다고 할 정도로, 책과 애니의 지향점은 천지차이로 다릅니다. 원래 소피가 지닌 최고의 가치는 역시 ‘말로서 사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마법의 힘’입니다. 어찌 보면 하울의 마법보다도 더 강력한 힘이라 할 수 있지요. 하야오의 소피에게는 착하고 부지런한 것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최악이죠.
반면 애니의 마지막 부분, ‘알고 보니 그 놈이 왕자님이었더라’에 대한 평가는 조금 올라갔습니다. 영화 내에서는 조금 황당하지만, 책을 읽고나니 그 부분은 상당한 센스가 돋보이는 연출로 받아들일 수 있겠더군요.
책은, 전체적으로 2%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첫머리에서부터 계속 인용되는 ‘첫째로 태어났으니 별수 없다’는 문장은 처음에는 웃음을 유발해도 나중에 가면 그 효과가 반감되는 데다, 사카즘의 강도가 전체적으로 너무 약합니다. 웨일즈 부분은 꽤나 즐겁긴 했지만 ^^* 애들 용이라 그런 걸까요. [‘리븐델’ 부분은 정말…..T.T 이런 장난은 정말 좋습니다.] 후작인 castle in the air는 살짝 보니 하늘을 나는 카펫 이야기인 것 같더군요. 음, 이 녀석도 빨리 해치워야겠습니다.
서점은 블랙홀이 맞습니다 -_-;;; 저두 어제 파운데이션 재판버젼을 3권까지 덜컥 사버렸습니다. 이러다가 까딱 잘못하면 파산인데… 근데 원서로 읽다 보면 잠이오지 않으신가요? 전 반지 우너서로 읽다가 졸다가 읽다가 졸다가 한 뒤로 소설류 원서 읽기가 겁이나서리 -_-;;;
아니, 소설의 소피는 거의 창조주급이군요 OTL
돌균/ 아, 나도 파운데이션….ㅠ.ㅠ 히치하이커도 다 나왔는데에…ㅠ.ㅠ 원서는 진행이 빠르지않으면 정말 졸리지.
일레갈/ 창조주급은 아니지만…뛰어나긴 하죠!
하울의 움직이는 성, 2권이 더 재미있다는 말도 있긴 한데요. 제가 보기에는 1권쪽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하울에 대한 편애;;) 2권 띠지에 보니 당당하게 영화화 결정이라고 되어 있더군요-_-;;
휘레인/ 오호, 그래도 후속편이 꽤 평이 좋은 편인가보군요. 빨리 읽어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영화화라니…..
원서로 보셨군요. 번역판으로 봤다가 원서로 볼 걸 하고 잠시 후회했지만 원서를 진득하게 앉아 볼 의욕도 실력도 없어 가볍게 접어놨었습니다. 한데 하울이 소피를 뭐라고 부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