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턴 프라미스” & “트와일라잇”

사용자 삽입 이미지1. 이스턴 프라미스

배우와 감독이 같은지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 전작 “폭력의 역사”보다 훨씬 보기가 쉬운 영화였습니다. 현실성이 짙은 건 오히려 이쪽인데도 말이죠. 전체적으로 익숙한 스토리인데다 굳이 구분하자면 “이스턴 프라미스”는 해피 엔딩에 가까워서일 듯 합니다. 물론 왕좌에 오른 니콜라이의 입장에서는 그리 말하기 힘들겠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이 정도라면 DVD로 소장할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폭력의 역사”는 다시 보기가 많이 두려운 영화였거든요.

전체적으로 “대부”를 연상시키는 분위기가 살아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족을 근간으로 하는 마피아를 다루고 있어서겠지요. 그러나 여기에 낭만은 없습니다. “희망”은 있을지 몰라도 – “동방의 약속” – 낭만은 없어요. 실제로 가장 연민을 느껴야 할 인물은 울먹이는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한 타티아나겠지만, 그보다는 역시 스크린에 노출 빈도가 높은 뱅상 카셀 – 카릴 – 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미남배우였던 그가 망가지는 건 약간 슬프지만 “오션스 트웰브” 시절부터 시작된 찌질이 역할은 여기서도 정말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립니다.

비고 모텐슨의 냉철함은 속을 읽을 수 없다는 데서 비롯됩니다. 여기서는 양조위씨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데, 앙조위가 늘 꿈을 꾸고 있는 눈빛이라면 이 사람은 얇은 장막을 하나 가리운 상태로 눈 앞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어요. 화제가 되었던 목욕탕 장면은 생각보다 짧고 처절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그는 결코 다시는 알몸이 되지 않겠지요.

덧. 왕좌에 앉은 자는 그럴만한 자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2. 트와일라잇

영화를 보기 한참 전에 친구가 원서를 빌려주었습니다. 영화를 보러가기 전 읽으려고 손을 댔는데 저로서는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더군요. 결국 해변에서 제이콥과의 대화 이후로 완전히 책을 덮었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 어쨌든 제가 읽은 부분까지는 – 이랬다 저랬다 묘사만 잔뜩 늘어놓아 전혀 매력을 찾아볼 수 없었거든요.

영화도 비슷합니다. 솔직히 가족들과 새로운 뱀파이어 무리가 나오는 후반은 그럭저럭 스토리가 돌아가는지라 그나마 괜찮았어요. 전반부의 그 지지부진함은 주인공들의 밀고당기기가 전혀 밀고당기기가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벨라는 그래도 괜찮은데 에드워드는 영 -_-;;; 주인공 한 쌍과 비중 높은 악역인 제임스를 제외하면 – 주인공이 매력없는 경우야 그래도 꽤 있지만 악역마저 저 모양이라니. ㅠ.ㅠ – 다른 인물들은 흥미롭고 상당히 매력적이기까지 합니다. 등장 빈도도 높지 않고 상세한 묘사도 설명도 얼마 없는 이들이 훨씬 매력적이라는 사실은 작가의 능력부족을 의미하죠. 차라리 외전을 만든다면 더 끌릴 것 같아요.

덧. 하지만 후편에 빅토리아가 악역으로 다시 등장해준다면 또 모르겠군요. 누님 멋지시던데요. ^^

“이스턴 프라미스” & “트와일라잇””에 대한 6개의 생각

  1. 금숲

    1. 저 내일 보러가요 꺄홋홋
    폭력의 역사는 정말….. 좋긴한데두번볼 용기가 안나효 크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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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PPANG

    작가의 능력부족 맞사와. 캐릭터한테 감정이입 못하면 땡 아닙니까… 심지어 1인칭 작가시점으로 같이 동화해서 봐 주려고 해도 에드워드가 골져스한지 어쩐지 모르겠고, 주인공 여자애의 특이한 점이 피냄새 말고 또 뭐 있는지 모르겠사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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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sinful lip

    빅토리아 역시 후편에 등장하지. 난 그래도 영화가 소설보단 나았어.크리스틴이 훌륭하게 자라 주어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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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에스텔

    전하만 아니면 절대 못 봤을 이스턴 프라미스는 뭐 걸핏하면 눈감아 버려서…ㅠㅠ 목욕탕 장면도 거의 못 봤음;;;; 괜찮은 영화인 건 알겠더만 난 감당 못하겠어. 휴우… 그래도 극장에서 카리스마 전하를 뵈어서 좋았지~>.<;;; good과 아팔루사도 들어왔음 좋겠는데…ㅡ.ㅜ

    트와일라잇은, 내 경우엔 로버트가 주연이라길래 보러 간 거라… 꽤 이뻐하거덩;;; 영화 보고 나서 원작도 읽었는데 책보다 영화가 더 나은 것 같은 1인..-_-;;;; ‘서양의 귀여니’란 평을 얼핏 듣고 간 터라 내용은 기대 안 하고 가서 난 그럭저럭 눈요기 잘하고 왔지^^;;; 자연풍광이 멋지던걸~ 캐릭터는 칼라일과 앨리스가 좋았구~ 뱀파이어가 의사라니…하핫. 이 둘은 책에서도 괜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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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lukesky

    우유차/ 난 앨리스가 제일 귀엽더군.
    금숲/ 오, 잘 보고 돌아오세요!!! >.< 비고 씨가 정말 죽여주신답니다. 흑흑
    PPANG/ 우, 특히 뱀파이어영화인데, 뱀파이어 책인데..ㅠ.ㅠ 뱀파이어가 매력이 없으면, 흐윽. ㅠ.ㅠ 역시 코드가 다른가 봐요.
    sinful lip/ 책을 읽다 재미없어 관뒀는데 영화가 낫단 말인가. ㅠ.ㅠ 응, 크리스틴 예쁘더라. ^^*
    에스텔/ 헉, 폭력 장면에 약하시군요. ㅠ.ㅠ 정말 처연하긴 하지만 목욕탕 장면은 꽤 좋았어요. 하지만 전 역시 폭력의 역사 쪽이..ㅠ.ㅠ 아, 전 빨리 ‘더 로드’가 개봉하길 기다리고 있어요. 무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칼라일 귀엽더군요. ^^* 사실 그 가족은 로잘리랑 덩치 큰 큰 아들도 마음에 들었어요. 저도 로버트 군은 해리 포터에선 괜찮았는데..너무 크게 자라버려서..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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