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잃은’ 엠파스 이용자들 어디로 가나
SK컴즈가 9일 포털사이트인 엠파스를 기존 네이트닷컴과 통합해 신규 포털인 ‘네이트’를 런칭한다고 밝힘에 따라 기존 엠파스 이용자들의 이동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 2월 28일 엠파스 서비스가 종료되는 만큼, 블로그나 메일, 카페 서비스를 이용하던 엠파스 이용자들은 자신들의 콘텐츠들이 어떻게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기존 엠파스 블로그·메일 자동 이전
엠파스 블로그 이용자들은 SK컴즈가 기존에 운영하던 블로그 서비스인 싸이월드나 이글루스 블로그로 이전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SK컴즈는 지난 9월 19일 엠파스 약관을 개정하고 10월부터 블로그 배경음악 서비스 등을 종료하는 등 블로그 적용 서비스들을 차례차례 종료해왔다. 이전에 동의하지 않는 엠파스 이용자들은 탈퇴 절차를 거쳐 다음 티스토리나 태터, 네이버 블로그 등 다른 블로그 서비스로 이전할 수 있다. SK컴즈는 이러한 사용자들을 위해 콘텐츠를 백업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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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엠파스를 좋아한다. 굳이 따지자면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다. 단지 다음과 네이버와 엠파스와 야후와 기타 등등의 포털들이 각축전을 벌이던 시절, 여기저기를 잠시 기웃거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엠파스에 정착해 있었다. 검색도 엠파스와 구글을 사용한다. 네이버 지식인은 대개가 생활자료 뿐이라 쓸모가 없다. 개인 메일은 물론 회사메일까지도 엠팔을 사용하고 있다. 파일박스라는 거, 그날 작업한 원고 올려놓기에 무지 편리한 물건이다.
이 녀석이 어느 순간 SK에 넘어가더니만 결국은 네이트와 통합 소식이 들려온다. 개인적으로는 도대체 왜 엠파스를 네이트에 통합시키는지 이해할 수 없다. 차라리 네이트를 엠파스에 통합시키라고. -_-;;; 아마도 네이트는 인터넷 활용도가 높은 10대 용인데다 이것저것 악세사리를 많이 달아놨으니 자기들에게는 이 쪽이 편리하다고 생각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편견이겠지만, 내게 있어 네이트는 일종의 연예지나 스포츠신문의 이미지다. 지면은 많지만 대신 무게가 무겁고, 그런 주제에 화려하고 번쩍거려 엉덩이가 가벼워 보인다. [탑 메뉴에 ‘폰꾸미기’가 들어있는데 어쩌란 말인가.] 하긴, 나는 네이트온도 쓰지 않지.
내가 좋아하고, 그나마 존재하는 것들 중 가장 내 입맛에 맞았던 것들이 계속해서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다. 하필이면 판타스틱 계간화와 겹치는 이유는 또 뭐냐. 얼음집의 앞날도 불투명하다. 좋아하는 술집도, 식당들도 기껏 공들여 단골로 만들어놓으면 얼마 안가 문을 닫는다.
도대체, 내가 시대에 덜 떨어진 놈인지, 아니면 시대에 앞서가는 놈인지, 아니면 그냥 이도저도 아닌 마이너일 뿐인지 알 수가 없다.
집주인이 옆집이랑 합쳐 신축공사한다고 쫓아내는데, 그동안 공짜로 눌러붙어있었던 몸이라 항의도 못하고 그냥 찬바닥으로 내몰리는 기분이다. [아니지, 나름 ‘이용자’인데 말이야]
결국은 지메일로 올인해야겠구나. 지메일에서 파일박스 대용으로 쓸만한 게 뭐였더라?
하지만 대체 명함에 박아놓은 회사 메일은 어쩌란 말이냐, 후우.
저에게 네이트는 그저 ‘핸드폰 벨소리 바꾸기 위해 들어가는 곳’이라는… 이제는 KTF로 옮겨서 들어가지도 않지만요..
그나저나 이글루 약관 변화는 역시 엠파스 블로그와 통합하기 위한 전초전이었던 모양이군요. 하긴 촛불시위 어쩌구 할 때부터 알아봤었지만… -_-
[ 기껏 공들여 단골로 만들어놓으면 얼마 안가 문을 닫는다. ]
이건 아마, 대부분의 한국인이 공감하지 않을까요. 잠시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지 않으면 ‘뒤쳐졌다’ 고 평가받는 나라니, 그게 발전인지 타락인지 퇴보인지 진보인지 확인해보기도 전에 일단은 ‘변해야’ 하니까요. 웹서비스들도 마찬가지 같아요.
개인적으론 브랜드를 깔쌈하게 합친 그 행위는 낫다고는 봄. 뭐 어차피 엠파스야 이럴 운명이었고…
전 스페어 블로그가 엠파스에 있었는데 정리할까 말까 고민할 필요가 없게 되었군요.
이..이게 대체 무슨;;
Zannah/ 그렇지요. 실질적으로는 네이트와 엠파스를 다 아우르는 것이기도 하고요. 차라리 그런 변명을 하지 말았더라면 좋았을것을. -_-;;
아셀/ 근대 한국의 가장 문제점은 오래된 것의 가치를 잃고 빨리빨리만을 선호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닌데, 절박한 시점을 벗어나 어느정도 안정기에 이르면 장기적으로 봐야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너무 단기적이에요. 어째서 여유나 자신감을 가지지 못하는 걸까요.
theadadv/ 글쎄, 브랜드란 합쳐야 할 때가 있고, 오히려 갈라야 더 이익이 되는 때가 있어. 네이트와 엠파스, 이글루스처럼 이미지 자체가 상이하고 대조적인 곳들은 브랜드를 합치면 오히려 역효과라고 생각하는데, 난.
rumic71/ 그렇군요.
약토끼/ 미치겠다, 난. 더 이상 발붙일 곳이 거의 없다고.
저도 엠파스와 엠팔 메일 쓰는 지라 어떻게 해야 할지 골치로군요. 쩝.
파일박스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문서같은거 올려두시는거라면 쥐메일에는 google doku가 있어요. 워드,엑셀 문서같은거 올려두면 편하더라고요.
‘네이트’와 ‘엠파스’는 포지셔닝이 다른데 통합의 효과가 비용절감 외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저도 엠팔 메일을 쓰는데 돌아가는 상황이 답답하네요.
DAIN/ 메일이야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해도 메일 주소 뒤에 Nate.com이 붙게 되는 게 싫습니다, 전
아프/ 아, 문서뿐만 아니라 그냥 웹하드처럼 파일 같은 걸 올려놓을 수 있는 거야.
쇠나무/ 제 말이요. -_-;;;;; 사실 네이트도 엔터테인먼트 용을 포털로 키워보려고 발악한 게 실패한 거잖아요. 거기에다 엠파스를 덧씌우겠다는 건데, 대체 누구 생각인지, 원. -_-;; 거기다 엠파스 블로그는 이글루스와 합친다니, 그냥 발상 자체가 이상합니다. 제 눈엔 완전 자원 낭비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