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내추럴] “Every Rose Has Its Thorn” – Poison
위 글에 달린 비밀글님의 댓글에 답변을 달다가 너무 길어져서 아예 트랙백합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하나에 미치면 진짜 쓸데없는 부분까지 분석하고 확대해석하는 성격인지라. ㅠ.ㅠ
사실 [스타워즈의 결론이 그렇듯] “모든 것은 창작자의 변덕 -_-;;;;” 이라고 치부해버릴 수도 있지만 그럼 재미가 없잖아요. ^^*
샘의 의도는 단순합니다. 딘의 짐을 나눠지고 싶은 거죠.
이건 샘의 성격 탓이에요. 샘은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거리낌없이 표현하는 반면 딘은 그것을 내면으로 침전시키고 가면을 덧씌우는 식이죠. 만일 딘이 아니라 샘이 지옥에 간 장본인이었다면 샘은 그 때의 이야기를 솔직히 털어놓고 딘의 위로를 받음으로써 상처를 치료해 나갈 겁니다. 때문에 그는 딘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해요. 샘은 딘이 자신에게 괴로운 이야기를 털어놓고 그럼으로써 스스로를 치유하기 바랍니다. 자신이 딘에게 도움이 되길, 자신을 믿고 기댈 수 있는 파트너로 생각해주길 바랍니다.
하지만 딘은 그런 성격이 아니죠. -_-;;;; 기본적으로 계집애처럼 속마음 털어놓고 징징짜는 걸 싫어하는데다 누군가와 짐을 나눠지는 성격이 아닙니다. 물론 상황이 바뀌어 있다면 딘도 샘에게 똑같은 짓을 할 겁니다. 하지만 그 까닭은 조금 다르겠지요. 그는 동생에 관해 모든 것을 알길 원하고 동생의 문제를 자신이 해결할 수 있길 바랍니다. 딘 성격이라면 오히려 초기에 샘한테 빨리 털어놓으라고 거의 윽박지르듯 했을걸요. 지금 하는 꼴을 보라고요. ㅠ.ㅠ
둘째로 샘은 두 사람의 거리를 좁히길 원합니다. 사실 샘의 심정이 이해가 되는 게 딘이 무덤 속에 들어있던 4개월 동안 샘은 이 현실 속에서 고스란히 삶을 지속해야 했습니다. 형이 존재치 않는, 순수하게 홀로된 삶을요.
반면 딘은 지옥에서 4개월을 보냈지만 분명 그 안에서 시간의 흐름이란 이 세상과는 다를 겁니다. 깎아지른 듯한 4개월이 아니라 순간인 동시에 영원이에요. 삶이 아니라 외따로 떨어진, 조금 비약해서 말하면 꿈이나 환상과도 같은 다른 차원이었습니다. 따라서 딘은 지금 4개월 전 자신이 떠났던 바로 그 자리로 돌아온 듯한 기분일 거예요. 그 4개월 동안 지옥에서 보낸 시간은 자신의 머릿 속에만 존재할 뿐, 살아있던 사람들과 공유하는 시간은 자신이 떠난 바로 그 시점에서부터 이어지는 거죠. 그에게 지난 4개월은 존재하지 않는 시간입니다.
하지만 샘에게 4개월은 현실이었고, 형과 공유할 수 없는 시간이었지요. 그 서먹함은 형제가 어떻게든 떨쳐야할 과제입니다. 현재 둘이 삐그덕거리는 원인도 바로 여기 있고요. 샘은 나름대로 그걸 해결하고 싶은 겁니다.
여담인데 전 형제 중에 샘이 훨씬 현실주의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에 갈 기회를 잡아 떠난 것도 그렇고, 사실 그 판단에 결정타를 준 건 녀석의 꿈이 ‘변호사’라는 점이었지만요. ^^* 샘은 무엇이 도움이 되고 그렇지 않은지 계산할 줄 아는 아이에요. 이상적인 원칙을 세워두고 있긴 하지만 상황에 따라 거기에 적응하거나 수정할 줄 압니다. [그게 안 되는 건 오히려 딘이죠. 지난번 하율군이 말했듯이 그는 일단 밀고 나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표현은 약간 부적절할지도 모르겠지만 샘은 딘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알고 있어요. 언제 형에게 도움을 구할 것인지 그리고 형이 어떤 부분에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지 속으로 선을 그어놓고 있지요. [옙, 동생분들 점잔빼지 마시고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십쇼들, 으하하핫] 물론 그게 위에서 생각하는 기준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게 문제지만 말입니다. ^^*
어쩔 수 없이 말씀대로 딘은 형이고 샘은 동생이니까요. 뭐 덕분에 딘은 삽질해도 샘은 삽질 안하지만 샘이 삽질하면 딘도 같이 삽질한다는 딘의 이중고가..-_-;; 참 뻐렁치는 형제에요.흑흑…
이래저래 딘은 삽질이군요. ^^* 아아, 너무 뻐렁치다못해 절 잡아먹고 있어요, 이 형제. ㅠ.ㅠ
사실 늘 딘은 자신의 감정을 내보이는 것을 꺼려하지만, 누구보다 솔직하고 담백하게 털어놓은 것도 오히려 딘이었어요. 샘이 간헐적으로 demon blood에 대해 감정을 폭발시킨 것과는 달리, 딘은 지옥 가기 싫어 죽기 싫어,라고 샘에게 고백하기도 했고요. 쌔미는 무엇보다 이런 형을 잘 알고 있고…(계속 떼쓰면 해준다;)
샘은 아버지에게 끊임없이 반항하며 스탠포드로 홀랑 떠나버렸지만, 그는 지금 그 시절의 자신을 부정하고("I’m not that guy anymore" 전 이 대사에 완전 눈물 찍 ;ㅅ; 휙 지나가는 대사였는데 가슴 찢어지고, 딘도 멈칫했죠 :ㅁ:) 자신이 가족을 떠나있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고(딘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이제 단 하나의 구원으로 생각했던 신과 천사에게도 부정을 당했죠. 샘에게 주어진 것은 자기를 부정하는 현실 뿐이고, 그래서 딘이 자신에게 비밀을 갖게 된 것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싫고, 알고싶고… 네. 그런 듯 해요. 사실 떼쓰는 쌔미 아주 잘 이해됩니다. 자기가 지금 입닫고 있는 부분은 접어두고, 형과의 사이가 이이상 멀어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자신의 demon blood가 절대로 구원이 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고, 샘에게 남은 것은 딘 뿐. ‘죽음’이 갈라놓은 것이 아닌데도 딘이 멀리 있으니까, 점점 더 고립되는 듯한 느낌도 들 거고요(무엇보다 딘에게 카스티엘이 있다는 것도 샘에게는 상처일 듯).
그러니까 크립키, 샘 이야기 좀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딘의 4개월도 좋지만 샘의 4개월 이야기도 필요해요(정말 루비랑 바람이 났든 어쨌든). 그리고 그동안 가상으로 혹은 짧게 겪었던 딘의 실질적인 죽음을 겪었던 그 감정도 좀 알아야죠. …딘이 동생의 퍼피 아이즈를 보고도 외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찾아올까봐, 전 그게 두렵습니다. 이제 상황은 크로아토안에서 너무 멀리 와버렸고요.
아아아 루크스카이님 글 너무 좋습니다…(급고백) 특히 형제관계, 끄덕끄덕하게 되어요. 참고로 전 둘째;;; 쌔미처럼 뽑아먹을 거 뽑아먹고 늘 +_+ 안해줄거야? 이러고 있는 인간(…나이가 몇개인데)
딘은 한계치가 오면 스스로 무너진다는 단점(겸 장점)이 있지요. 사실은 제가 그런 타입이라 엄청 이해가 가요. ㅜ.ㅠ 으핫, "떼쓰면 해준다." 그거 정답입니다요.
지금의 문제는, 실은 더욱 급박해지고 절박해진 건 샘인데도 불구하고 계속 딘의 절박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금 딘은 아무리 천사가 ‘자네 참 안됐어"라고 말해도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상태예요. 일단 카스티엘이 있고, 계속해서 그 선에서 정보가 들어오고 있거든요. 한데 샘은 말 그대로 외부에서 아무 것도 들어오고 있지 않을 뿐더러 심리적으로 매달릴 상대도 없습니다. 딘과는 삐걱거리고, 루비와는 – 다음 화에 등장한다지만 – 등장 자체가 드물어서 관객들에게 어필을 하지 못하고 있고요. 아, 진짜 크립키, 4, 5시즌에 mythology를 주로 다룰 거라 그래놓고 그걸 샘한테 안 주면 어떻게 하냐고요. -_-;;;;
으하하핫, 둘째시군요. 저도 막내라서 ^^*
그려 이 부분, 맘이 짠 하더라. Sam 이 왜 알고 싶어하는 지 자꾸 얘기하라고 하는 지 알고, 딘이 왜 안된다고 하는 지도 아니까 흑흑. 초반에 샘이 자꾸 쪼길래 2시즌 때처럼 딘이 샘 때릴까봐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건 아니더군 ^^;;;
그 순간에 딘이 주먹질을 하면 그건 정말 나쁜 놈이 되는 거잖아. ㅠ.ㅠ 아 제길, 난 지난 번 샘이랑 대사 똑같이 나오는 걸 보고 제작진의 악마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어. 이 빌어먹을 인간들, 사람들 볶는 법을 너무 잘 알아!!!!!
공감가는 글이예요. 전 드라마를 봐도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많아서 이렇게 분석글을 보면 아 그렇구나.. 하고 한번더 생각하게 되네요. 제가 동생만 있어서 그런지 딘이 희생하는건 이해가 되지만 샘에 대해서는 안됐다.불쌍하다 정도만 이해되지 그 이상은 잘 안되더라고요. 샘이 더 자신을 들어내주는 말을 많이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크리키를 한번 더 원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