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빠순이로서 상당히 흥겹고 즐겁게 봤습니다. ^^* 비록 20세기 폭스사가 아니라 워너가 나와서 먼저 식겁하고, 어째서 시작할 때 그 유명한 메인 테마와 스크롤이 흐르지 않는 거지?라며 당황해하고, 마지막 크레딧이 흐를 때에도 “음악 템포가 이상해”라며 낯설음에 몸서리치긴 했지만, 그래도 한 시간 반 내내 흠뻑 빠져서 킬킬거리다 돌아왔어요.
진행이 워낙 빠르고 화면 전환이 정신없는지라 잠시만 긴장을 늦춰도 안 될 것 같다는 강박관념까지 느껴지는 녀석입니다. 화면은 애니메이션이라기보다는 게임 중간중간에 삽입되는 동영상 같은 느낌을 물씬 풍기고요. 클론들의 전투씬에서 특히 그런 기시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플롯이 좀 뻔하긴 하지만, 주 관객층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입니다. 오히려 머리가 날아가고 클론들이 가차없이 희생되는 등 이래도 되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죠.
게다가 “코미디” 입니다. ㅠ.ㅠ 아나킨이 아소카에게 하는 한 마디 한 마디가 정말 포복절도를 하게 만들어요. 대체 저 놈 입에서 “인내심을 가져야 해!”라는 말이 나올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고요. 이건 뭐, 아나킨을 진정한 영웅으로 만들었다더니 오히려 “저런 애 같은 놈. 자기보다 어린 놈 앞에서 말로만 폼 잡고 막상 하는 짓은 어린애랑 똑같잖아”라는, 기존의 아나킨을 아는 사람들로서는 “역시 아나즐”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하는 계기를 주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오비완 아찌는….차 마시는 오비완 아찌는….아나킨보다 오히려 오비완의 변화가 더 무섭습니다. ㅜ.ㅜ 이 아저씨 능글도가 우주를 관통하여 공화국 너머까지 날아갔어요. 저야 뒤굴거리며 너무 좋아아아아아아아아~~~~를 외치고 있는데다 에피 4를 생각하면 “그러나 저 아저씨라면 저럴 법도 해!!!”가 나오지만요.
“나 나쁜 놈”이라고 다크 서클에 써 붙이고 다니는 의장님도, 예쁘고 단정한 뾰족귀를 자랑하시는 우리 요다님도 귀엽습니다. 아소카의 왕방울만한 눈동자도, 심지어 로타에게도 ‘귀염둥이’라는 이름을 붙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익숙한 우리 클론 아저씨들도 이름이 불릴 때마다 꺄아~ >.< 모드가 되더군요.
그런데, 확실히 문제가 있습니다.
일단, 스타워즈에 관한 저의 태도는 클래식 제일주의자입니다. 농담이긴 하지만 프리퀄 시리즈마저 “원작자의 팬질”이라고 대놓고 부르고 있으니 말 다했죠. 대충 클래식> 프리퀄 > 클론 전쟁 애니메이션> EU 소설 및 게임, 의 순서로 설정을 존중하나 크게 연연하는 것은 프리퀄까지입니다. 나머지 애들은 입맛에 맞는 대로 선별해 받아들인달까요. 게다가 매체가 달라지고 표현이 달라지면 각각에 다른 기준을 대입합니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와 애니메이션에서 표현되는 윈두의 전투 능력이 크게 차이난다고 해도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세계를 달리 인식하기 때문에 무리가 없어요. 초기에 조금 고생을 하긴 했지만 서로 다른 EU 작가들이 한 인물을 서로 달리 분석하여 표현한다고 해도 이제는 어느 정도 소화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저는 스타워즈와 관련해서는 클래식 오리지널에 손을 대지만 않는다면 거의 대부분 즐겁게 웃고 떠들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로 게임 “포스 언리쉬드”의 스타킬러 설정은 현재 무시 모드죠. ㅜ.ㅠ]
문제는 전에 이번 3D 애니메이션 “클론 전쟁”의 설정 변경에 관해 정보를 접했을 때만 해도 그리 실감을 하지 못했던 것이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크게 느껴지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번 “3D 클론 전쟁”을 이제껏 해 온 것처럼 “2D 클론 전쟁”과 별개의 것으로 인식할 자신이 있었는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생각보다 크게 헷갈립니다.
차라리 제목이 달랐더라면 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제목부터가 “CLONE WARS”에요. 영화와 애니메이션, 소설의 설정이 충돌하는 것은 절충이 가능한데, 같은 클론전쟁이 충돌하니 당황스러운 거죠. 얘만 떼어놓고 볼 때는 “우하하하! 뭐야, 생각보다 잼나잖아!”인데, 여기서 한 발짝 나가서 “그러니까 아나킨이…응? 파다완을 들이….응? 저 아사즈가 그 아사즈?”가 되면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한 마디로, 스타워즈 관련 무언가를 보고 나오면 친구들과 미친듯이 버닝을 해야하는데 이 녀석은 “꺄아, 아나킨이! 오비완 씨가! 요다님이!!!!”를 거쳐 큰 줄기의 스타워즈로 이야기를 이어가면 맘 편히 불타오를 수가 없어요. 이야기를 하다가 여기서 벗어나면 말문이 막힙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단절감이 극심하게 느껴지더군요.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워즈라면 이야기거리가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물론 TV 시리즈가 – 자그마치 100부작이나 되는 – 나온다면 또 태도가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녀석을 카툰 네트워크의 “클론전쟁”에 연관시켜 생각하는 게 아니라, TV 시리즈라는 한 묶음으로 별개의 매체로 받아들이는 게 가능해질지도 모르죠. 이러다간 “스타워즈” 세계도 미국의 그래픽 노벨처럼 이해해야하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덧.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적어도 한 번은 또 봐야겠습니다. ^^* 이번에는 극장이 떠나가도록 웃어줄테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다음 주에 내려갈 가능성이 큰 것 같군요. 아악, 빌어먹을, 벌써 오전만 상영하는 곳도 있어요, 엉엉엉. ㅠ.ㅠ 교차상영을 하는 곳도 있고. 젠장, 개봉한지 아직 일주일도 안 됐는데!!! ㅜ.ㅜ
저나 다른 분들 몇몇 현재 공황상태입니다-_- 이대로 내년 드라마까지 가다간 영화까지 완전히 뒤집어질 상황이예요-_-;;
P.S. ….진짜 살풀이용으로 연말에 영화 상영회 같은 거 어디서 개최 안하려나요-_-;;
이해합니다, 그 심정. 크으, TV 시리즈와 클론워즈가 영화와 충돌한다면 정말로 그래픽노벨처럼 거의 평행우주 수준으로 받아들여야 하겠군요.
덧….해 주세요. ㅠ.ㅠ 상영회…..
클론전쟁은 그냥 그 자체의 ‘재미’만 가지고 보면 충분히 즐길만한데, 스타워즈 세계관 전체를 관통하는 흐름에 버닝하는 올드캣님이나 디시버님이나 저 같은 사람들에겐 재앙과도 같은 일이랄까요…. 저도 극장에서 볼 때는 좋아서 입이 헤벌쭉해져 보다가, 나와서 잠깐 현실을 직시하니까 나락으로 하염없이 떨어지더랍니다..
저도 영화 자체로서는 하악하악 하면서 봤습니다만, 그리 큰 의미를 두지 않았던 저도 영화가 끝나고 수다를 떨 때가 되자 고개를 갸우뚱하며 끄으으으응, 하게 만들었으니 세 분은 정말 미치고 팔딱 뛰실 거 같군요. ㅜ.ㅠ 연속성이라는 면에서 너무나도 튑니다.
난 클론워즈 애니메이션 설정을 영화에 그대로 옮겨놔야 된다는 사람이라…
애니메이션 좋아!!! >.< 하지만 내가 열광하는 스타워즈는 역시 낡아빠지고 현실적이고 구식인 클래식이라.
저는 순수하게 즐길 수 있어서 차라리 다행인 것 같습니다..랄까;
이 사제3대, 하는 짓들이 너무 귀여워서 미치겠지 말입니다.
주고받는 악담 속에 깊어지는 사제지정; 비완씨가 "너 또 추락했니?"라고 물었을때 낙긴이의 그 ‘당신한테만은 그런 소리 듣고싶지 않아!’라고 쓰인 그 표정이라니요. [데굴데굴]
어쩌면..
"마스터 요다. 여기 후보로 뽑힌 파다완들의 명단입니다."
"음.. 이 중에서 서바이벌에 제일 탁월한 사람이 누군가?"
"예?"
"아니.. 그 사제들 전통[….]을 이으려면 추락해도 살아남을 만한 아이가 필요할 거 같아서;"
으하하하하하! 아, 정말이지, 오비완의 그 빈정거림은 ㅠ.ㅠ 아나킨이 절대로 못이긴다니까요. 둘의 역할이 뒤쪽으로[그러니까 시간순서가 아니라 발표순서] 가면 갈수록 점차 뒤바뀌고 뒤섞이고 있습니다.
아소카의 생존능력은 정말 뛰어나더군요. 아니, 전 사실 로타의 생존능력이 더 대단했지만요. 아소카가 그렇게 구르고 뒤로 넘어지는데 안 깔려 죽다니, 역시 슬라임 계통. -_-;;;
‘ 저 놈 입에서 "인내심을 가져야 해!"라는 말이 나올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고요.’에서 데굴데굴 데구르르르. 아 정말 ㅠ ㅠ
아나킨이 아소카한테 충고랍시고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마다 기가 막혀서 웃겨 죽는 줄 알았슴다.. 그 자리에 오비완이 있었더라면 정말 거품 물고 바닥을 굴렀을 듯. 게다가 아나킨 녀석 꼭 오비완 없을 때만 보란 듯이 잘난 척 하면서 아소카한테 그런다죠!!! 아, 진짜, 눈꼽만치도 성장 못하는 녀석!!!! ㅠ.ㅠ 으흑, 저거 완전 십대 청소년들이나 하는 짓이잖아요. ㅠ.ㅠ
핑백: EST's nEST
아소카를 처음 보면 이놈 아나킨이랑 동급이구나 오비완 또 고생문을 차고들어가는구나 ㅠ 하는데 영화 보다보면 아소카 고생하는구나(?) 하고 생각이 바뀌더군요. 두녀석이 만담하는것도 웃겨 죽겠는데 가끔씩 오비완까지 거들고 나서서 능글거리는걸 보려니 극장에서 내내 낄낄거리며 웃게되더군요. 포스언리쉬드는…….결국 예판까지 질러놨습니다 ㅜ; 소울칼리버까지 질러놓고 베이더경을 보면서 이렇지않아!! 하고 소리질렀음에도 말이지요 OTZ
……..원래 "너도 한 번 고생해봐라"고 붙여준 파다완일 텐데 말입니다. ^^* 아 정말 둘의 만담, 누가 마스터고 누가 파다완인지 -_-;;; 아으, 소울칼리버. 전 친구가 사면 구경가려고요! >.<
살짝 시간내서 몰래(누구?) 보러 갔는데…그 큰 극장에 나 혼자 앉아 있더라는…-_-;; 그나마 나중에 커플 들어와서 3명이 관람.
감상은 "역시 망할만 해" 정도랄까… -ㅅ-;;
왜, 난 망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하는데? ^^
원래 첫날 보러가려고 했었는데…
첫날부터 소형관에서 상영해서 가기가 싫어지더군요…
어차피 원래는 TV시리즈인데 걍 DVD나 나오면 보자 모드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폭스에서 워너로 바뀐지라 가격도 저렴하게 나올테니…
소형관….은 정말 치명적이었습니다. 조금이라도 큰 관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힘들더군요. 그래도 DVD보다는 영화관이 더 낫지 않을까요.
저도 디지탈로 한 번 더 보고 싶은데…과연 언제까지 극장에 걸려 있을지 걱정입니다..
오비완의 능글도는 정말 즐거웠어요. 너무 어울려서~. 저 뻗은 손가락 두 개 까딱까딱 할 때 혼자 웃느라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
저 결국 디지털 못봤어요. 보고 싶었는데..ㅠ.ㅠ 아무래도 이번주에 내려갈 것 같습니다. 수요일 낮 이후 시간표가 없어요. 아우, 차마시는 오비완을 보며 전 거의 죽었었어요.
저는 이걸 시사회로 9월 2일로 봤습니다…스타워즈 팬으로 ‘신나게’ 볼만 하더군요. 그나저나 ‘시크 오비완’ 좋더군요. 그런데 이거 보고 느낀 것은…’마스터 피규어 보다 제 것이 더 많이 팔려서 셈내시는 거지요?" 하는 어딘가 에서 본 말이 생각났습니다. 보는 내내 인물들은 피규어가 움직이는 느낌이 나서…^^
시사회….신청했으나 떨어졌지요. 피규어의 느낌, 알 것 같습니다. 저는 저런 미국식의 단순한 디자인을 무척 좋아하긴 합니다만, 제발 다크 서클만은 좀 어케 해줬음 좋겠더군요.
http://bbs.extmovie.com/zbxe/?mid=movietalk&document_srl=383312
이런걸 발견
우하하하하하하! 아, 진짜 요다랑 오비완이 찻잔을 앞에두고 낄낄거리고 있을 것 같아요. ㅠ.ㅠ
(예전에 종종 오던 세이입니다//)
저도 그저께 관람했습니다. 그냥 스타워즈의 단일한 세계관과 따로 떼놓고 보면 즐겁게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즐거움을 느끼기에는 스타워즈에 별로 관심없는 일반인에겐 좀 부족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만…
뭐 그냥 루카스 아저씨니까 모든 걸 포기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 아나킨 고 놈한테 무슨 제자ㄱ- 이런 썩은 표정이 됐지만 나름 귀여운 소녀고… 루카스 옹이 한다고 해놓고 안하는 것도 아니고 에피 6 결말 장면이나 베이더 님 얼굴도 갈아치워버리시는데 팬들 반응이야 과감하게 무시해버리시니…orz 결국 반한 놈이 죄인인거죠ㅠㅠ
그래도 전 한 번 더 보고싶더라구요. 무엇보다 마스터가 ‘쏘 씨빌라이즈드’하신 ‘네고시에이터’의 모습을 보여주시는데다가, 그래도 나름대로 클론전쟁 때 은하계를 주름잡았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어주는 아나킨의 활약이 볼만했기에… 스팅키;랑 루크가 혹시 다음에 어쩌다 만나게 되지 않을까? 막 이런 궁금증도 생기구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블로그도 링크했어요. ㅠ.ㅠ 그죠? 역시 기본 지식만 갖춘 스타워즈 팬이라면 매우 즐거울 수 있는 영화였어요. 문제는 클론워즈에 대한 지식이 약간 필요하다는 거지만.
아아, 루카스 씨는 역시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요. 정말이지 이 독재자 아저씨, 세상을 뜨고 난 뒤에는 어떻게 하려고 이렇게 벌려놓는건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