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을 보고 왔습니다.


참고로 이 포스터는 페이크입니다.

1. 스토리보다는 누가 누구 편인지 분위기 봐서 편가름만 대충 할줄 알면 즐겁게 볼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어수선하다는 소리도 될 수 있겠는데,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습니다. 아니, 사실 송강호 씨가 나오면 모든 게 어수선해지죠.

빈 구멍은 굳이 채우실 필요 없어요. 이거 ‘웨스턴’이라고요. 굵직한 과거만 밝혀지면 세부사항은 관객이 알아서 채우면 되는 겁니다. 덕분에 저로서는 망상거리만 문어발처럼 확장해가고 있습니다만.

2. 정우성이 등장하면 뽀대나는 서부영화요,
이병헌이 등장하면 싸이코 두목이 나오는 조폭물이며
송강호가 등장하면 몸으로 웃기는 코미디물이 되는

상황물입니다. 누가 등장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영화로 화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일석삼조랄까요. 인물이 그때그때의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느냐를 기본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므로 어찌보면 시트콤의 계보를 잇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시 말하지만 웃고 즐기시면 됩니다. 여자분들은 간혹 잔혹하고 처절한 칼질에 비명도 질러주시고요.

3. 하이라이트인 추격전이 눈물이 앞을 가리도록 훌륭합니다. ㅠ.ㅠ 어디선가 길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저는 전혀 길다는 생각이 안들었어요.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그 놈의 하나, 둘, 셋, 넷, 다섯….오파전이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져서 거의 박수를 쳐가면서[물론 마음속으로만. ㅠ.ㅠ] 봤습니다.
[말달리는 정우성의 허리가 나올 때마다 넋을 놨다는 소리는 안 할게요. 아흑, 안장에서 엉덩이 들고 말달리는 거 너무 좋지 말입니다아!!!! ㅠ.ㅠ ]

4. 사실 저는 예고편을 보고 깜짝 놀랐었어요. 원래 이병헌보다 정우성의 비주얼을 더 좋아하는 편인데 예고편에서 이병헌 얼굴 클로즈업을 보고는 “아, 정말 훌륭한 마스크구나.”라고 깊은 인상을 받았거든요.
한데 영화는… 너무 부담스러울 정도로 이병헌 얼굴만 딥다 잡아줘서…. 오히려 그런 심정이 가라앉아 버렸다는 겁니다, 네.

어쨌든 세 명이 대결하는 장면에서 저는 이 영화가 “(기럭지가)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이 아닐까 생각했지요. ^^

1) 제가 감독이라도 정우성은 코트 입혀서 바람부는 날 전신샷만 죽어라고 잡고 싶더이다. 등장신 전부를 전신샷만으로 채워도 황홀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장총찬”이라는 이름을 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좋은놈의 정우성이 아닐까도 생각해봅니다.

2) 이병헌은 아까도 말했듯이 얼굴이 정말 좋은 배우입니다. 덕분에 정말 얼굴만 죽살나게 나오죠. 설정과 비주얼, 복장까지 전부가 왠지 일본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주더군요. [특히 눈 아래 다크서클이 참 귀여웠어요…^^*]

3) ……’이상하다는 건 원래 그런 뜻이 아닐텐데???’
라는 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만… 재롱떠는 송강호씨를 보면 정말 귀엽다는 말 밖에는 ㅠ.ㅠ ‘이상한놈’은 가히 한국의 잭 블랙이라고 불러도 무난하겠습니다.

여하튼 세명 다 배우들 보는 맛이 있습니다. 아, 하지만 송강호씨 외에는 굳이 대사를 안 쳐줘도 좋았을 장면들이 많아서….쿨럭. “폼잡는 장르라 그래. 그렇다니까. 그런 거야”라고 웃음을 참으며 스스로를 세뇌시키느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5. 음악이 정말 귀여워요!!! >.< 특히 추격장면에서는 정말 저도 모르게 발을 까딱거리게 됩니다. 사실 저 첫 장면에서 기차와 함께 배경음악이 달려갈 때에는 “힘차게 달려라 만주열차 369″라고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요.
 


덧. “다크 나이트” 예고편을 해주더군요. 히스 레저 때문인지 예고편인데도 무척 슬펐습니다. 영화를 보면 왠지 울어버릴 것 같아요. 전 원래 히스를 그리 좋아하는 편도 아니었다고요! 단지 조커로 분한 게 너무 멋져서 막 기대하기 시작한 참이었는데…
어쨌든 이런저런 게 맞물려 매우 다크할 것 같아 정말 장난아니게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에 대한 13개의 생각

  1. 핑백: 잠보니스틱스

    1. lukesky

      아흑, 모자와 스카프와 총과 그리고 부츠, 부츠, 부츠, 부츠도요!!!!! ㅠ.ㅠ 정우성 부츠 나올 때마다 죽는 줄 알았어요. 하으으으으으으으으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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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몬드

    아 정말 로망으로 가득찬 영화였어요ㅜㅜㅜ 정우성은 정말 기럭지의 승리더라구요..
    전 (머리)좋은놈,(머리)나쁜놈,(머리)이상한놈이라는 얘기도 너무 어울려서 미치겠는거있죠ㅜㅜ
    ost는 정말 추천이에요 뭐 하나 빠뜨릴 음악이 없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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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ukesky

      으하하하핫, 로망으로 만든 영화이기도 하지요. 정우성의 실루엣은 정말 위대합니다. 게다가 실력까지 먼치킨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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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쥴라이

    고거이… 곰군 근무처가 ‘재난관리과’ 라서.. 주의보 발령시 한밤이고 새벽이고 뛰어나가야해서…ㅡㅡ 이번주 내내 얼굴 몇번 못 봄…ㅡㅡ;; 주말까지 풀 야근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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