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양념장을 만들어 두부조림에 성공했습니다. ^.^v
이제껏 싱거운 두부부침만 해먹었는데,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게 되었어요. 흑흑.
비록 처음이라 그런지 약간 달게 되었지만, 밥 한그릇 먹을만 하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여기서 조금 더 게으름을 타파하면 딱 한 번 해 봤지만 그 후 너무 귀찮아서 포기한 생선조림도 일상다반사처럼 할 수 있게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에 여실히 깨달은 점은 역시 성격이 문제인지 재주가 문제인지 하여간 저는 얌전하고 다소곳하고 단정한 데에는 소질이 없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죠.
전 나름 사과나 배 껍질을 꽤 잘 깎는다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잘라서 쟁반에 놓으면 난장판이 됩니다.
전 김치도 꽤 깔끔하게 썰 수 있어요.
그걸 다른 그릇에 예쁘게 옮겨담을 수가 없어서 그렇지. -_-;;;;
두부도요, 조릴 때는 나란히 원형으로 예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걸 건져서 그릇에 담고 나면 중구난방이 되지요.
정리정돈을 못하는 걸까요, 마무리가 허술한 걸까요, [생활상을 볼 때 사실은 둘 다인 듯 합니다만]
여하튼 도무지 예쁘게 배열하는 데에는 감각과 손가락과 재주가 따라주질 않는단 말입니다.
이번 두부조림도 그래요. 후라이팬 안에 들어있을 때에는 나름 요리책에 나오는 놈들처럼 이쁘장하니 하나 같이 머리 위에 송송 썬 파를 가지런히 얹고 화사한 고춧가루를 뽐내고 있었는데, 일단 도시락 용기에 넣은 후에는 오뉴월 바람에 흩날리는 광년이 치마자락처럼 들쑥날쑥 아무리 줄을 맞춰도 안 되지 뭡니까요. ㅠ.ㅠ 덕분에 락앤락 안은 조금 난감한 처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역시, 어머니처럼 예쁘게 담으려면 한 10년 이상 하루도 빼놓지 않고 실전을 치러야 하는 걸까요.
모양새보다 맛있으면 되는겁니다^^*
실은 저도 모양내는데는 영 재주가 없고 바느질도 엉망이에요ㅠㅜ
어머님 정도는 아니지만 저는 나름 10년이상 요리를 했는데도 접시에는 늘 바가지로 엎어놓은 것처럼 나와요. 내 새끼들 이쁘게 먹여야지~ 이런 마음이 없어서 그럴까요…훗훗…;
마지막줄이 정답- 일거라 생각합니다.
..뭐, 예전 대학교 2학년 때… 엄마와 나란히 거울앞에서 화장을 하는데, 미대생이면서 1년걸려 자기 눈썹을 가지런히 못그리는거냐, 라면서 핀잔을 주시면서 한방에 스윽스윽- 그려보이시던 울 엄마마마..ㅇ<-< 가 생각나는군요…ㅠㅠ
형광등/ 하지만 나름 남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모양새는 유지해야하는데 말이죠. ㅠ,ㅠ
사과쨈/ 저도 도시락을 싸기 시작한지 어언 1년이 넘은 것 같은데 아직도 저 모양 저꼴이랍니다. [하긴 메뉴 세개로 울궈먹고 있긴 하죠] 역시 애정이군요.
약토끼/ 난 화장은 평생 못할거야. ㅠ.ㅠ
아쉬워도 한걸음부터. 성공 축하해요- 🙂
에…. 혹시 알고 계실지도 모르지만 한 가지 팁. 두부를 미리 살짝 부쳐서 조리면 나중에 두부 모양이 으스러지지 않고 그릇에 담겨질 수 있어요.
에스j/ 음, 뭔가 레파토리를 계속 늘려야될텐데 말이야.
Mushroomy/ 두부가 깨지지는 않습니다. 단지 가지런히 예쁘게 놓을 수가 없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