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잠시 발광합니다.

야, 소위 문학책 낸다는 인간들아, 편집 좀 하고 멋진 책 좀 만들고 싶으면 제발 종이에 “니가” “니들이” 좀 쓰지 마라.
나야 만화책이나 라이트노벨 읽으면서도 ‘니’, ‘니’ 보면 입에 거품물고 발광발광하지만 그래도 그건 빌어먹을, 매개 특성상 그렇다고 치자. [생각같아선 개네들도 출판사 쳐들어가서 두들겨패고 싶다만] 대체 어째서, 내노라하는 문학상 받은 사람 소설에서마저 내가 “니들이”를 읽어야 하냐.
한 두 번 따옴표 안에 들어간 거야 분위기 살린다고 치자. 그정도 “문학적 허용”이야 괜찮다고 치자. 그런데 굳이 처음부터 끝까지 ‘니들’로 마무리할 필요가 있냐? 도대체 왜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네가’라고 쓰면 안 되는지 변명 좀 들어보자. 다른 말 다 표준어 쓰는데 “네”만 “니”로 발음하는 이유도 좀 들어보자. 그리고 “너희들”을 줄인 말은 “니들”이 아니라 “늬들”아니냐? 아, 진짜 인간들아. 내 돈 주고 보려고 산 책이지만 저거 빨간 줄 좍 그어서 우편으로 출판사 보내고 싶어 미치겠다. 그리고 아무리 편집을 거지같이 봐도 그렇지 당신들까지 “안”하고 “않”도 구분 못하면 어쩌자는 거냐. 그렇게해서 밥벌어먹고 사냐. 지난번에는 어떤 편집 팀이 노래제목 영어를 한글로 음역하면 보기 싫으니까 그냥 본문 중에 영어로 집어넣자고 하더라. 길길이 날뛰어서 말렸다. 영어권 애들이 영어로 우리나라 발음 음역하면 안 예쁘다고 한글 집어 넣는 거 봤냐. 한글책 만드는 사람들이니 우리나라 말로 생각하면 좀 안되겠냐, 제발 조옴!!!!!!!

아, 진짜 제발 좋은 책 좀 기분 좋게 읽어보자. 신경이 계속 거기로 쏠려서 책을 제대로 읽을 수가 없잖냐. 즐기려고 읽는 책 지하철에서 펜 들고 맞춤법까지 고쳐가며 읽어야겠냐. 젠장, 쓰다보니 쌍시옷까지 나오려고 하네. 우리 맞춤법 좀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으련? 응?

-_-;;;”에 대한 22개의 생각

  1. 산마로

    현대 한국어에서 모음 ㅔ와 ㅐ가 합쳐졌기 때문에 ‘네’와 ‘내’를 구별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입말에서 일부 조사 앞의 2인칭 대명사 ‘네’를 그대로 발음하는 사람은 현대 남한에서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 시대에 뒤진 맞춤법의 한계지요. 또 ‘늬’의 발음도 현대 한국어에서는 불가능합니다. 모음 ㅢ는 자음 없이 첫음절 앞에서만 발음될 수 있으며, 그나마 자주 실현되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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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참달아

    문법적으로 따지면야 산마로님 말씀이 맞겠지만, 저도 ‘니’라고 쓰면 정말 거슬리더라구요. 속기사였고, 또 현재 속기를 가르치는 입장으로선 문법 중요시하는게 당연하지만, 현대 맞춤법은 진심으로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안’과 ‘않’의 구분이 안된다는 건 진짜 심각한 문제인데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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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lukesky

    산마로/ 저도 입말 때문이라는 건 알아요. 하지만 입말과 글말은 확실히 다르단 말입니다. 글말을 ‘발음기호’ 대로 적는 건 아니잖습니까. 그런 식이라면 요즘 시대에 ‘되’와 ‘돼’ 발음을 제대로 구분하는 사람들도 없으니 걔네들도 아무렇게나 써도 된다는 건가요. -_-;;; 그런데 정말로 요즘에 "느이들"을 빨리 발음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 서울만 그러는 건 아니고요?
    참달아/ "문법"적으로 따지면 저게 틀린 거죠. 전 "걔"가 "그 아이"의 줄임말이라는 것을 모르는 편집자도 본 적이 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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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Mushroomy

    산마로/ 제 생각에는 둘의 발음이 상당히 비슷하게 나기 때문에 혼동해서 그렇게 쓰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인칭 대명사 중 ‘내’와 ‘네’는 ‘나이’ 와 ‘너이’가 줄어서 그렇게 된 거라고 알고 있거든요. 우리나라에 조사 ‘가’가 들어오기 이전 문법이었으니[옛날 한국 고전소설들 보시면 아실 겁니다.] 그것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뭐, 그냥 제 생각입니다. [사실 발음 제대로 내면 다른 소리인데……]


    ‘되다’동사의 활용문들, 인용표현의 하나인 ‘~한대’를 ‘~한데’ 따위로 쓴다든지, 방향성 조사 ‘에’와 소유격 조사 ‘의’를 동일하게 쓰는 사람들 보면 저도 짜증이 물밀듯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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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Devilot

    아이고 백 배 동감합니다ㅜㅜ 토닥토닥ㅜㅜ
    노래가사에서 흑인 흑인(..니가(..)) 해대는 것도 왕짜증이었는데 책에서까지 그러면 정말 답이 없죠o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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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EST_

    아이고 백 배 동감합니다ㅜㅜ 토닥토닥ㅜㅜ (2)

    Devilot님 말씀마따나 우리나라 대중가요를 멀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그놈의 ‘니가’가 거슬려서였는데, 오락 프로그램들부터 시작해서 이젠 신문기사 같은 데서도 유난히 거슬리는 엉터리 맞춤법이 창궐하는 터라 꽤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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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Zannah

    굳이 -> 구지
    ……..전 이거 볼 때마다 토나오더군요.

    여담: I am your father -> 내가 니 애비다 (공식매체에서 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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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Madcat

    ….저는 ‘너가’를 보면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대체 이건 어디서 유래한 말입니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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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지그문트

    종이책에 인터넷 어투 찍혀 있으면 정말 황당하죠. 교정보는 사람도 없나…-_-;
    (가요 노랫말에 ‘니’가 나와도 발광하는 1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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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PPANG

    어쨌거나 맞춤법대로 한다면서 자막에 짜장면은 굳이 자장면이라고 적는 방송국이 열심히 니가, 너가 라고 적어대는 거 보면 짜증나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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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하율

    진심으로 같이 발광하고 싶습니다….(아아아악) 전 요즘 읽는 소설들이 열권에 아홉권은 되요되요 거리고 있어서 책장을 찢지 않고 도서관에 곱게 반납하기 위해 이성을 필사적으로 붙들고 있는 중이에요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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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lukesky

    Mushroomy/ 그래도 아직까지 그건 책에서 아주 드물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아, ‘에’와 ‘의’의 혼동은 영화에서 특히 자주 보이더군요. -_-;;;
    Devilot/ 흑흑흑, 같은 분이 계셔서 기뻐요. ㅠ.ㅠ 저도 노래방가서 처음 ‘니’를 발견한 순간 오타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줄줄이 다른 노래들이 그렇게 이어지는 걸 보고 기겁했습니다. 게다가 옛날 노래는 그대로 ‘네’인 주제에, 요즘 노래들은 다 그 모양이더군요. 심지어 가사집에서조차. -_-;;; 두들겨패고 싶었습니다.
    EST/ 토닥토닥 감사합니다. ㅠ.ㅠ 전 이제 텔레비전도 거의 안 봐요. -_-;;;; 저희 어머니도 TV 자막 틀린 걸 보고 입에서 불을 뿜으시더군요.
    twinpix/ 일단 위화의 책이라는 것만 밝히겠습니다.
    금숲/ ㅠ.ㅠ
    Zannah/ -_-;;;; 그래도 설마, 책에서 저런 오타를 내지는 않겠죠. 저도 그 "애비다"를 리플렛에서 보고 경악했습니다. 인간들이 상식과 제정신이라는 게 있지, 그 ‘유머’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건 도대체 뭐냐고요.
    ⓧMadcat / ‘너가’는 사투리입니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어렸을 때 애들이 자주 썼었죠.
    지그문트/ 네, 도서관에서 자주 책을 빌려보는 저는 사람들이 오타 발견하고 교정해 놓은 것도 자주 발견합니다.
    PPANG/ 저는 당연히 ‘자장면’ 파이지만, 어째서 다른 부분에 있어서는 신경을 안 쓰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방송국 자막은 거의 인터넷 수준이에요.
    Mizar/ …….인터넷 소설 출판본은 이미 장악되었어요. 그 쪽은 그냥 장르가 다르다고 여기고 생각 자체를 안 하려고 합니다만.
    하율/ 같이 발광해줘, 제길. 계속 발광해줘, 제길, 나 정말 심각하게 출판사에 전화걸까 생각하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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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rumic71

    아이고 백 배 동감합니다ㅜㅜ 토닥토닥ㅜㅜ (4). 요즘은 한글로 된 책은 학술서적 같은 것만 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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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lukesky

    rumic71/ 저는 요즘 거의 소설만 읽고 있지요.
    쟈카르티아/ 원 글과 약간 어긋난 내용의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만, 일단 내용상 번역으로 밥벌어먹고 사는 인간으로서 심히 서글프고 약간은 불쾌하기도 하군요. 뭐, 원서를 읽으시는 거야 이해합니다만 영어권 아닌 책들마저 영어 번역판으로 읽으신다는 건 좀 그렇습니다. 실제로 비영어권 서적을 옮긴 영어서적의 번역도 썩 좋다고는 하기 힘들텐데요. -_-;;; 물론 다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동시에 우리나라의 번역서적이 모두 나쁜 것도 아니죠.
    맞춤법 문제로 돌아가서, 모든 출판사와 모든 책이 그렇지는 아니한데 반응이 너무 과하십니다. 전 맞춤법이 아무리 틀려도 책을 찢고 싶지는 않던데요. 내용이 거지같다면 가끔 그런 충동을 느끼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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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쟈카르티아

    죄송합니다. 의견이 이상한 쪽으로 치우쳤군요.. 원 덧글은 삭제했습니다.

    …아 근데 진짜 안 않 구별 못 하는 건 아직도 크리티컬. [조용히 눈물만 뿌리며 주저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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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lukesky

    잠본이/ 그렇지요.
    쟈카르티아/ 어, 아니 그렇다고 삭제까지 하실 필요는 없었는데요.
    "안/않"은 크리티컬 맞죠. 그나마 저것과 "낫/낳"이 문학서에서는 아직까지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위안삼아야 할지, 아니면 판타지 소설이나 만화에서 지나치게 자주 발견된다는 걸 끔찍해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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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쟈카르티아

    아, 삭제하고나서 생각해보니 뭔가 제 의견이 잘못 전달된 것 같아서 한번 더 남겨봅니다. 영어권 아닌 곳 -> 영어 원서..의 경우는. 유럽권 한정입니다. ( ;;-_)
    그러니까 원서는 독일어인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은 한글판보단 영어판을 본다는 쪽입니다. 뿌리가 같으니까 그래도 좀 더 낫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죠.
    제일 좋은 건 그냥 다 언어를 마스터하는거지만 도라에몽의 번역곤약도 없으니 이뭐.

    …아니 근데 낫/낳은 또 새로운 충격. 그건 아직 제가 보는 만화들에서는 본 적이 없는데… 엄마 나 한글 서적 보기가 두려워지고 있어 어쩌지../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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