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클레이튼

1. 매우 적당한 정치적인 영화입니다. 아니, 잘못된 표현입니다. 세상에 관한 영화입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말하자면 제초제 사건이 계기가 되어 그것을 둘러싼 인간들의 삶을[평소에는 보지 못할] 4일 동안 엿보는 경험이랄까요.

실제로 스토리상으로는 매우 단순하고 예측이 가능한 이야기입니다만 – 아니, 예측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건 “보고 관찰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 풀어나가는 방식이 사람의 신경과 감각을 대단히 자극합니다. 원래 연예계와 정치적 음모를 다루는 이야기들이 흥미로운 건 베일에 가려진 금기와 미스터리 덕분이죠. 그런데 이 영화엔 미스터리가 거의 존재하지 않아요. 이미 초반에 다 까놓고 시작하거든요. 그런데도 심심할 틈이 없습니다. .

2. 등장하는 모든 인간들이 현실의 무게에 짓눌리는 나머지 “도피”를 갈망합니다. 다들 신경증 환자에 중독자들이기도 하죠. 연봉이 얼마든 상관없이 말이지요.

틸다 스윈튼 씨의 두 손을 하늘 높이 번쩍 치켜 올려드립니다. 지쳐 말라 비틀어진 얼굴과 몸뚱아리에 뿌리내린 절망감의 표정이 끝내줍니다! 거의 주인공을 착각하게 만드는 수준이더군요. 연출도 특별히 신경을 쓰는 게 눈에 보여요. 특히 그 처리방법을 놓고 머뭇거리는 대화 부분이 좋았습니다.

크레딧이 올라가는 겨우 1, 2분 남짓한 사이에, 저는 조지 클루니 씨의 얼굴이 중년에서 노년으로 바뀌어가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말 그대로 그 짧은 시간 동안 정말로 얼굴이 늙어갑니다. 그 표정이라니! 훌륭하더군요.

시드니 폴락 씨는 어쩜 그리도 적당한 역을 맡았는지…..

3. 전 언론사나 주주총회에라도 뿌릴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역시 끝까지 ‘극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군요. ^^*

4. 요 며칠간 정말 사람들 취향은 제각각이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습니다. -_-;;;;;

마이클 클레이튼”에 대한 4개의 생각

  1. realove

    연기자들의 심리묘사와 숨죽이게 하는 감정연기에 정말 확 빠져 영화를 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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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lukesky

    THX1138/ 빨리 보시길 권합니다. 생각보다 일찍 내려갈 것 같아요.
    realove/ 그죠? 배우들이 정말 훌륭했어요. 스토리 자체도 치밀하고. 그런데 대체 왜 제 뒤에 앉은사람들은 그렇게 혹평을 늘어놓았는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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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eajelly

    워낙 대작 스릴러처럼 광고했으니 ‘극적인’ 장면이 나오지 않아서 아닐까요? 실망스럽다는 평을 먼저 읽었는데 루크님 리뷰를 보니까 막 보고싶어지네요. ^^ 개인적으론 이글루 배너 광고 시범 운영때 반발이 적었던 이유가 조지 클루니 얼굴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정도로 좋아하니까 만인이 재미없다고 해도 보러갔겠지만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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