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읽은 책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

웬일로 도서관에 떡 하니 잘 보이는 곳에 놓여있더군요. 가끔 예약도서 책장에서나 보던 녀석이었거든요. 여하튼, 그래서 집어왔습니다. 전에 워낙 “드라마보다 떨어진다”라든가 “기대에 못미친다”라는 평을 들은지라 조금 긴장하고 접근했는데, 이게 웬 걸. 확실히 TV 드라마를 칭찬해 줘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건 훌륭한 각색을 했기 때문이지 책을 깎아내릴 필요가 전혀 없다고 봅니다. [“이봐요, 이게 원작이라고요”] 오히려 책에 놀랍도록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드라마가 한 일은 다른 주변 인물과 후반의 바이니에게 좀 더 정성을 기울여 구체화시켰을 뿐이고 덱스터라는 인물은 이미 여기서 완성되어 있습니다. 마무리 장면에서 데보라와의 관계가 어찌 되었는지가 궁금하게 흐지부지 끝내긴 했지만 칭찬들어 충분해요.

드라마도 그러했지만, 이 책의 매력은 역시 그 “유머”군요. 감정이란 게 없단 놈이 유머감각 하나는 왜 그리 발달한 겁니까.

일본인인 빈스 형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드라마에서는 독스와 그 여자 상….제길, 리게르타인지 리체르타인지, 여하튼….사와 엔젤에 비해 살리지 못했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바꾼 것 같더군요. 그냥 성격좋고 믿음직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니. 속내를 알 수 없는 동양인에 대한 경계심인가? 흐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 2. “화차”

놀랍게도, 이 녀석 역시 지난번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추천받은 날 도서관 책장에서 발견했습니다. 평소에는 항상 대출 중 예약 중인데, 그날은 마치 “절 읽어주세요”라고 말하고 있는 하여 깜짝 놀랐어요. 인연인가 싶어 잽싸게 업어왔습니다. [거기다 필 받아서 평소에 안하던 예약까지 하고 왔어요. ㅠ.ㅠ]

네, 재미있었어요. 아주 민감한 부분을 파고들었더군요. 흥미롭게도 만화에서는 자주 봤지만 소설에서는 접하지 못한 이야기를 말이죠.

특히 제가 재미있다고 생각한 건 사건을 풀어나가는 주인공이 부상당한 경찰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경찰들이 주인공인 추리소설들을 좋아해요. 솔직히 말하자면 캐릭터 자체의 매력을 떠나 스토리의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 즐기는 편이죠. 경찰은 사립탐정이나 개인적인 입장에서 사건을 조사하는 사람과 달리 집단에 속해있고 따라서 집단의 시선을 갖추고 있으니까요. 그것이 “경찰”이든 “대중”이든, “개인”보다는 “불특정다수”에 더 가까운 존재입니다. 고민할 건덕지가 훨씬 많달까요.

그런데 이 인간은 임무에 충실하다가 부상까지 입고 휴가를 받은 상태입니다. 사건에 개입하게 된 것도 개인적인 부탁에 의해서죠. 그것도 내키지 않는 상대의. 그리고는 전형적인 주인공들처럼 자신이 모르는 세계를 엿보게 되고요. 마치 성장소설 같습니다.
옆집 부부의 설정이라든가, 중간에 동료가 들고 찾아오는 사건이라든가, 여주인공이라든가, 작가가 여자이기 때문인지 소설 전체에 전복적인 내용이 가득하군요.

음, 여기까지는 확실히 흥미로운 작가입니다. 기리오 나쓰오는 “아웃”에서 녹아웃되어 떨어져 나갔는데 여긴 조금 더 살펴봐야겠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아홉가지 이야기”

아하하하하, 사실 기대하지 않았습니다만,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다다다다 수다가 펼쳐지는데, “정신없어”라고 생각하면서도 빠져들게 됩니다. 아주 매력적이면서도 귀여워요. 반짝반짝 다이아몬드처럼 보이려고 커팅해놓은 투명한 수정조각 같습니다. 그런데 속은 텅 비어있고요. 어쩌면 셀린저는 영원히 조숙한 십대와 이십대의 정신세계에만 머물러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체 누구의 도움으로 그 상태를 버텨내고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목수들아 대들보를 ~” 부터 볼 걸 그랬습니다. 이쪽이 제목이 더 끌려서 이 녀석을 먼저 선택했는데 말이죠, 쩝.
번역이 조금 거슬려서 때로는 의미를 파악하기가 힘들 때가 있습니다. 위트있는 대화가 주인 소설에서 이는 커다란 결점이죠. 셀린저는 후에 원서로 읽어보면 재미있을 듯 합니다.

최근에 읽은 책들”에 대한 2개의 생각

  1. 오우거

    덱스터 1편 즐겁게 보셨다면 2편도 볼 만합니다. 드라마와는 다른 노선을 걷는데 가족과 관련된 더 흥미진진한 부분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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