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 매드니스 : 책, 그 유혹에 빠진 사람들
거짓말 아닙니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영혼을 불사르며 책을 사모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저도 모르는 새에 두 눈에 흐릿하니 눈물이 고여 있더라고요. 제가 이 정도로 감상적일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세상에, 인물들의 이름과 그들이 모은 책들과 그 방법 등 사실들만 좌르륵 나열해 놓았는데도 감동의 파도가 몰려오다니. 신이여, 절 구해주세요. 나락까지 떨어지고 싶진 않아요!
저는 아무래도 실용주의자라 “다시 읽을 책과 언젠가 읽을 책”만을 모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만, 읽지도 않을 책의 아름다운 문양과 빳빳한 책장을 쓰다듬는 이들의 심정도 백분…까지는 안될 망정 적어도 오십분은 이해가 갑니다. [제 앞에서 지겨울 정도로 설명을 늘어놓지만 않는다면 말이죠.] 흔하디 흔해 빠진 대중소설이라도 초판본을 손에 쥔다는 건 정말 가슴 떨리는 경험이라고요. 게다가 그냥 그저 그런 사람도 아니고 자신이 존경하는 작가의 사인과 친필 교정까지 들어가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자기가 읽고 눈물 흘렸던 글을 쓴 바로 그 사람 말입니다. 책수집이 다른 동전수집이나 우표수집과 구분되는 지점이 바로 이 부분이죠.
여하튼, 비싼 가격에 걸맞는 몫을 톡톡히 해 주고 있습니다, 이 녀석. [하지만 역시 너무 비쌉니다아. ㅠ.ㅠ] 한 문장 한 문장이 즐거워요. 두가지 모순된 감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제길, 진짜 부러워. 나도 여건만 되면 저렇게 해보고 싶어, 엉엉엉!”과 “젠장, 저 수준까지 안 가서 정말 다행이야. 아니 그 전에 돈이 없지만.” 정도?
아아, 이 미친 인간들을 대체 어떻게 하면 좋답니까? ㅠ,ㅠ
제값 해주는 책은 정말 즐겁죠 ㅇㅅㅇ~
모 작품의 헌책지옥저택으로 보내면 신/구 양파를 만들어 치열하게 싸우지 않을까요?
[아, 이건 해결책이 아니…OTL]
스카이/ 뿌듯하죠.
마스터/ 우핫, 그 책은 또 뭐랍니까. ㅠ.ㅠ 기발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