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8 (미리니름 주의!)


음, 이거 뭐라고 해야할지…..창문 옆 그림자까지만 해도 꽤 재미있었는데 말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방에 들어가기 전이 좋았습니다. 두두두두 음악과 함께 반대쪽 열쇠가 돌아가고 인물을 아래에서 잡는 그 고전적인 샷이라니!]

무엇보다 원작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게….원작이 어떻게 생겼을지 짐작이 너무 잘 간달까요. 주인공 독백이 보이는 거 같아요. 딱 스티븐 킹의 중편답습니다. [실제로 중편인지 단편인지 모르겠습니다만…장편이 아닌 건 확실하고] 아주아주 “클래시컬” 합니다.

러닝타임 동안 산더미 같은 이미지들이 듬뿍 몰아칩니다. 놀이동산에서 볼 수 있는 이리저리 요동치는 유령의 방에 잠시 들어갔다 온 기분이랄까요. 연인끼리 뒷끝없이 개운한 공포영화를 보러갈 때 안성맞춤일 듯 합니다. [동양의 공포영화에 비하면 이건 정말 개운한 끝맺음이죠]

그건 그렇고…

1. 존 큐삭 씨 살을 찌워놓고 보니 얼굴이 분명 누군가를 닮았는데 이거 영화를 보는 내내 누군지 모를 그 사람이 머릿속에서 맴돌아서 괴로웠습니다. 처음엔 러셀 크로우를 떠올렸는데[그놈의 볼따구와 입술이!] 나중에는 계속 머릿속에서 ‘마피아, 마피아, 마피아’가 회오리치는 거예요. 대체 마피아로 나온 어떤 배우를 닮은거지??? 으, 생각이 안나니 죽을 맛이군요.

2. 으음, 저기 예전에 환상특급인지에서, 어떤 사악한 인간이 주인공과 다른 인간에게 죽을래, 아니면 몇십층 높이에 있는 이 방 벽을 타고 한 바퀴 돌아올래, 그럼 살려주지..라는 녀석 있지 않았습니까? 엄청나게 머릿속에 강력하게 각인되어 있는 장면 중 하나인데, 이상하게 오늘 이 영화를 보고 오니 그것도 스티븐 킹일지 모른다는 느낌이….혹시 환상특급이 아니라 독립된 영화였습니까? 왜냐하면 이 장면을 기억할 때마다 “금연주식회사”의 전기충격 장면도 함께 떠오르거든요. 시리즈물이었는지 따로따로였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누구 기억하시는 분 없습니까? 끄응. 이쯤되니 기억이 워낙 뒤죽박죽이 되어버려서 말입니다. 그러고보니 스티븐 킹은 소설보다 이런 영상으로 먼저 접한 작가로군요.

3. 저어…..아빠엄마랑 언제까지나 함께 있고 싶어”라는 대사를 듣고 움찔한 사람, 저 뿐입니까? 끄응, 에필로그, 실망이에요. 뭔가 더 충격적인 걸 기대했는데.

1408 (미리니름 주의!)”에 대한 9개의 생각

  1. 오우거

    1. 혹시 소프라노스 주인공??
    2. 그거 고양이가 도움을 요청하는 소녀의 환상을 보고 여행을 하는 와중에 생긴 일 아닙니까? 고양이가 첫째론 금연주식회사에 걸려서 시범으로 전기지짐이를 당하다 풀려나고 두번째론 큰 타워에 사는 갑부의 내기거리- 고양이가 폭주하는 다차선 도로에서 무사히 길을 건너올 것인가 – 에서 갑부를 승리하게 한 뒤 잠시 부자의 애완동물이 되었다 부자가 건물벽 돌다 떨어진 후 자기 에피소드 진행하러 갔습지요. 그런데 제목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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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hermes

    1. 1408호가 보여주는 이미지들이 참 재미(?)있었어요. 몹쓸 방 같으니라고.

    2. 스티븐 킹 원작의 단편에 같은 내용의 이야기(‘벼랑’)가 있지요. 비둘기와의 사투가 인상적인. 어떤 제목으로 영상화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3. 어쩌면 엔슬린씨는 방에서 나오지 못했을 수도 있죠. 그의 소망도 결국 딸과 아내와 언제까지나 함께 있고 싶었던 거니까요. 하지만, 그러자니 그의 불장난-_-의 의미가 약간 퇴색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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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hermes

    2. 검색해보니 ‘캐츠아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었군요. ‘금연주식회사’의 내용을 덧붙였다고 하니 lukesky님과 오우거님의 기억에 틀린 건 없는 듯 합니다. 어린 ‘드류 베리모어’도 나온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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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lukesky

    DAIN/ 사실 저도 마이클처럼 그런 걸 한번만이라도 보고싶다는 인간인데, 유령보다는 음악 등의 신경에 거슬리는 것들을 만나면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올 것 같아요.
    오우거/ 소프라노스를 안 봐서 그건 모르겠군요.
    오, 맞는 것 같습니다. 기억하고 계시군요. 다행히도 hermes님께서 알려주셨네요!
    hermes/ ‘몹쓸 방’!! >.< 왜 이렇게 귀엽게 들린답니까.
    저는 검색을 아무리 돌려도 안 나오던데…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 거라면 환상특금이 아니라 토요명화나 주말의 명화였겠군요. 정말이지 어렸을 적 무지막지 인상깊게 봤는데 나중에 단편집을 읽다가 ‘금연주식회사’를 발견하고 그게 이거였구나 하고 깨달았지요. ‘벼랑’은 아직 읽어보지도 못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제목을 처음 알았어요. 우와. 맞아요, 주인공을 공격하는 비둘기 녀석들. 게다가 바람에 펄럭이던 셔츠도 기억납니다. 이미지의 위력은 강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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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란란란

    원작도 잼있어요!! 마지막 장면은 사람마다 해석이 여러가지더라고요…. 그러고보니 김영사에서 나온 유혹하는 글쓰기에 1408 첫 세장 정도 번역이 실려 있더군요?? 어쩐지 영화 플롯 보면서 어디서 본 거다 생각했더니ㅋㅋㅋㅋㅋ 유혹하는 글쓰기 안보셨으면 추천ㅠㅠ 스티븐 킹 본인이 너무 좋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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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블랙

    1. 마피아라고 하면 ‘알 파치노’나 ‘레이 리요타’만 생각나는데 이 둘중 한명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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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lukesky

    란란란/ 아아, 유혹하는 글쓰기! 한 때 만나는 사람마다 그거 읽어보라고 극찬을 해 댔는데 아직도 못 읽었다지요. 엉엉엉. 제가 아는 사람 중에선 스티븐 킹 최고의 걸작이 그 책이라고 한 사람도 있답니다.
    블랙/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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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eponine77

    영화 자체도 장편보다는 단편영화 필이 나지 않던가요? 앞뒤 잘라내고 깔끔하게 30분 길이 정도로 만들 수도 있겠더군요. ‘환상특급’ 같은 느낌도 있었고요. //그다지 관련은 없지만…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에서 ‘3918호의 공포’라는 단편영화를 하나 봤는데요. 1408에 관심을 두고 있는 터에 본 거라, 은연 중에 제목에서 흥미를 느꼈었는데요…이 영화 정말 깹니다. 배우만 있으면 특수효과와 세트없이 어디서든지 우주가 나오는 SF를 찍을 수 있다는 진리(?)를 보여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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