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먹고 왔어요!

더 이상 못 참겠다

사실은 오늘 갈 생각이 아니었는데 어쩌다 후배 녀석과 의기투합해 버려서 그 자리에서 결정,
그리하여 가장 가깝다는 이유로 처음 생각했던 후보가 아닌, 벽달님이 추천해주신 스테이크가 맛나다는 홍대 앞 와인 바 “마고”로 향했습니다. [다른 분들이 추천해주신 곳에도 나중에 꼭 가볼 겁니다요. 우선 자금부터 모으고 나면..쿨럭.]

귀찮으니 접지 않고 그냥 갑니다.

제일 먼저 나온 하우스 화이트 와인. 본격적인 와인 바라 잔으로 파는 건 하우스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원래 하우스 와인은 달고 조금 독한지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녀석은 정말 맛있었어요. 전 이렇게 씁쓸하고 드라이한 녀석을 좋아하거든요. 으으, 게다가 와인을 마시는 게 이 얼마만인지…며칠 동안 집에서 한국 와인 ‘복분자주’만 홀짝였던 지라…ㅠ,ㅠ


그 다음으로 나온 카프레제 샐러드. 치즈가 조금 더 쫄깃했더라면 좋았을 것을..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았습니다. 하지만 소스와 토마토가 달콤할 정도로 맛났으니까요, 뭐. 본 요리가 나오기도 전에 샐러드를 안주삼아 와인을 반 이상 비워버리고 말았지요.
 

함께 간 후배가 주문한 봉골레 스파게티. 조개 맛이 듬뿍 배어 무척 맛이 있긴 했는데, 좀 짜다는 게 흠이었습니다. 후에 스테이크에 곁들여 나온 야채를 먹어보니 이곳 요리는 전체적으로 간이 좀 짠 것 같더군요. 끄응. 하지만 소스는 좋았어요. ㅠ.ㅠ


오늘의 목적이었던 스테이크입니다. 스테이크, 스테이크, 스테이크, 스테이크, 고기고기고기고기고기고기고기고기고기입니다. 네, 어떻게 익혀달라는 말을 할 필요도 없이 적당한 미디엄으로 나옵니다.


가까이 보면 이런 모습.
잘라놓고 보면,

이런 색깔입니다요. 아아아아아아아, 맛났어요오….ㅠ.ㅠ 자르는 느낌도 좋고, 입에 넣었을 때 감촉도 좋았어요. ㅠ.ㅠ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다고는 표현하지 못하겠지만[전 이제까지 입에서 사르르 녹는 스테이크는 딱 한 번 밖에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음미할만한 녀석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와인 한 잔을 더 주문해 주고,


안주 겸 주문한 염소치즈 샐러드입니다. 안 그래도 염소치즈를 꽤 좋아하는 편인데 혀 끝에서 부드럽게 녹는 게 정말 좋더군요! 치즈가 조금만 더 많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크흙.

언제나 느끼는 건데 서양애들의 ‘샐러드’는 한번 삶는 한국의 나물에 비해 ‘성의가 부족한’ 듯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특히 이런 녀석은 푸성귀를 뚝뚝 훑어 따다가 소스만 뿌려서 뚝딱 식탁에 내놓은 것 같잖아요? 개인적으로 양상추 샐러드라면 배가 터질 때까지 먹을 수 있지만서도. ^^*

그리고 커피 한잔으로 입가심을 하고 한창 수다를 떨다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디저트가 없다는 게 너무 아쉬웠어요. 그런 의미에서 다음에는 꼭 디저트까지 풀 코스가 나오는 레스토랑에 가봐야겠습니다. 친구들과 계를 해서라도 앉은 자리에서 완벽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는 그런 곳에 가보고 싶어요.

여하튼, 오늘은 소원성취하고 돌아왔습니다. >.< 이런 맛에 사람들이 식도락을 즐기는 거군요. 정말 느긋한 저녁식사였어요. 10시가 되어서야 자리에서 일어났거든요. 식사에만 2시간 30분 정도를 소비한 셈. ^^ 게다가 즐거운 대화까지!

오늘은 기분좋게 잠들 수 있겠어요. ^^
함께 가 주어 고마웠네, 토깽양.

고기 먹고 왔어요!”에 대한 13개의 생각

  1. yu_k

    치즈 샐러드 먹고싶어요!!!
    전 포테토칩 먹고 있는데 이게 또 왠 테러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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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zelu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대체 무슨 말을 써야 제 마음이 전해질까요 아아ㅏ…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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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약토끼

    훌쩍.. 얘기 들어주셔서 제가 더 감사했는걸요……..(정말이지 가출하겠다고 자릴 박차고 일어나 방으로 뛰쳐들어가 제일 먼저 재떨이와 동인지 버릴 쇼핑백부터 챙겼다니……..제가 얼마나 절실하고 현실적으로 나갈 생각을 했는지…..orz…)
    다음에 날씨 더 따듯해지면 끈원피스 차려입고 모시겠습니다~ >ㅁ<
    ..근데, 스파게티 너무 짰나봐요; 집에와서 지금 녹차랑 물이랑 엄청 마시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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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Devilot

    샐러드도 그렇지만 스테이크가 정말로 맛있어 보입니다! 침 줄줄
    벼르고 가신 보람이 있으셨겠어요;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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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lukesky

    yu_k/ 헤헷 >.<
    Ryuciele/ ….아침에 회사에서 올릴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쿨럭.
    zelu/ 그 절규 덕분에 이미 전해졌답니다….^^
    약토끼/ 아니, 그대로서는 매우 정상적인 반응이었다고 봐. 게다가 상당히 현실적이기도 하고, 끄응.
    끈 원피스!!! 그 땐 꼭 일라이저 머리에 리본도 달고 나와줘야 해!!!! >.<
    Devilot/ 으, 저 사진을 보고 있는 저도 지금 다시 먹으러 가고 싶을 정도입니다. ㅠ.ㅠ
    하늘이/ 어.
    라스/ 행복했어요….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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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lukesky

    다음엇지/ 벼르고 벼른 고기지요.
    stonerivus/ 넌 고기뷔페에 가야 할거야. -_-;;; 저거가지고 배 차겠냐.
    새벽달/ 으헷, 가게 추천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우유차/ 예산 뽑아보쇼! 먹으러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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