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이야기

1. 오늘 저녁밥은 이놈

[안주처럼 보이는 건 착각입니다, 착각]

개인적으로[그러고보니 방금 올드캣님 블로그에서 ‘개인적으로’라는 표현에 대해 읽고 왔는데…ㅠ.ㅠ] 한국인의 김치+돼지고기+두부의 조합은 가히 천재적인 발견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크윽. [그러나 불행히도, 저희집 냉장고에는 고기가 없었습니다..-_-;;]

거참 묘하게도, 한동안 먹고 사는 게 귀찮아서 한 몇달간 집에 와서도 그냥 굶거나 라면으로 때우게 되면서도 가끔씩 뭔가 이상한 기운에 휩싸이면 또 한달정도 미친듯이 밥을 해먹는단 말이죠. 것도 단순히 밥과 김치만 먹는 게 아니라 이것저것 반찬도 만들어보면서. [오늘은 귀찮아서 밥은 안 했지만]

“OL 진화론”을 보면서 이런 기간이 오는 게 저 하나뿐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더랬지요.

2. ……………………다섯쌍씩 있던 숟가락과 젓가락이!!!! 오늘 보니 숟가락이 세 개밖에 없어!!! ㅠ.ㅠ 엉엉엉, 먹자마자 설거지를 해야하는 이런 불행한 사태가!!!! 헉, 게다가 지난번에 새로 사둔 나무 뒤집개도 없어!!!!! ㅠ.ㅠ 드디어 내 주위에만 맴돌던 블랙홀이 부엌까지 옮겨간 건가!!!! 후라이팬 하나도 거의 맛이 갔는데, 끄응.

대체 이 집에서 사라진 그 수많은 숟가락과 젓가락과 양말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정말로 4차원의 세계에는 우리가 잃어버린 물건들의 무덤이라는 게 있어서 녀석들은 거기서 편안한 노후[사후?] 생활을 즐기고 있는 걸까요? 게다가 왜 짝 잃은 녀석들이 잃어버린 님이 그리워 떠나는 게 아니라 짝이 있는 녀석들의 반쪽만 계속해서 실종되고, 그래서 결국 불쌍한 외톨이들만 수북하니 쌓이게 되는 걸까요????

…….자신의 파트너가 지겨워져서 가출한 건가, 혹시?????? [아님 녀석들은 내가 싫은 건가…]

3. 오랜만에 밀린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어서 틀어본 “서쪽의 착한 마녀” ………..이 작품, 역시, 룬이 히로인이었군요. -_-;;;;
[아악, 나카타 조지 씨이!!! ㅠ.ㅠ 당신이 아무리 나쁜 놈이더라도 그런 목소리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기꺼히 따라갈게요, 따라갈게요, 엉엉엉!!! 그러니 빨리 되살아나줘요!!!! 오프닝에 그렇게 멋지게 나왔으니 설마 그리 가실리가….-_-;;; 전 더 이상 아저씨 킬러가 되고 싶지 않단 말입니다.]

4. 오늘 일 관계로 칭찬 들었어요!! >.< 아니, 어쩌면 출판사 분이 뒤에서 뭔가를 하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부끄러울 정도로 너무 과분한 내용이라] 그래도 기분은 좋군요.

5.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채털리 부인의 연인”입니다. 지금 번역중인 책에서 이 소설의 인용문이 나오길래 그 놈을 찾아내려고 빌려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목적은 저 머나먼 우주 멀리 사라지고 지금은 정신없이 빠져들어 있어요. 역시 책이라는 건 읽기 적절한 시기가 있기 마련인가 봅니다. 어렸을 적 이 책에 손을 댔을 때에는 얼마 동안 읽다가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 지루해서 – 때려치워 버렸거든요.

그런데 이럴수가, 이렇게 생기발랄한 책이었다니! ㅠ.ㅠ 사실 묘하게 제 호감을 깎아내리는 부분이 있습니다만 [당신 역시 남성인건 틀림없군요, 로렌스 씨] 그래도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돕니다. 고전이 괜히 고전이 아니라는 건, 나이들어 깨닫게 되는 것인가 봅니다.

6. 그리고 잠정적으로 보류에 들어간 건 해리포터 5권 원서.
…………..내용의 문제가 아닙니다. 제 가방을 보신 분은 알겠지만, 전 웬만한 책은 그냥 들고다니면서 읽거든요? 이 놈이 하드커버가 아니라 소프트 커버기만 했어도 아마 가능했을 겁니다……..이 녀석을 가방에 넣어서 며칠만 다니면 등이 짜부러드는 게 느껴져요. 하느님 맙소사. ㅠ.ㅠ

7. 조금 활기를 되찾아야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으음, 언제쯤이나 가능해지려나요.

여러가지 이야기”에 대한 16개의 생각

  1. 덩어리뱀

    나카타 죠지씨는 목소리만 멋진게 아니라, 연기도 굉장히 멋지시죠~ 어릴 적에 후뢰시맨에 등장하셨을때 부터 뻑 갔습니다.(<-어릴때 부터 오지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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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현린

    역시 저건 밥이 아니라 반찬(간식거리) 감이군요. 으하하!; (먼 산) 아무튼, 『채털리 부인의 연인』은 저도 사놓은 (←;;;)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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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eponine77

    훌륭한 발상이죠. 진짜… 어떤 TV프로에서 프랑스 주방장에게 김치를 맡겨 봤더니, 치즈와 돼지고기를 이용해서 금방요리를 만들더라고요. 그 사람은 두부까지는 몰랐어도(그 나라에는 없으니까) 돼지고기와 어울릴꺼라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해리포터는….처음에는 가지고 다니기 쉬운 사이즈였으나 가면 갈수록 사전 사이즈에서 연감 사이즈로 진화해가고 있잖아요. 7권은 정말 연감사이즈 나올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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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곤도르의딸

    저도 채털리….가 고전의 반열에 있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더라구요.(물론 션빈 씨가 나온 영화를 보면서 다시 집어든 게 계기였으나…) 그나저나 저 만나게 생긴 사진을 보니 며칠 전 망친 두부튀김이 생각나서 살짝 눈물이 납니다요.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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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misha

    고전은 그래서 고전인가 봅니다. 첨 읽었을 때랑, 두번 읽었을 때, 세번…모두 다 다르더라고요(그리고 갈수록 더 재밌고!!). +_+
    꼼꼼이가 찾아오신 건가요. 전 3주 전에 다녀갔는데 아마 다시 돌아오려면 반년은 있어야 할 것 같아요(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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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lukesky

    덩어리뱀/ 그러고보니 나카타씨가 원래 특촬물로 시작하셨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직접 화면에서 본 적은 없네요. 궁금합니다아…
    현린/ 아니…그게…..밥하기가 귀찮아서…쿨럭. 으으, 저도 사놓고 빌려놓고 못 읽은 책이 쌓여 있어요. 그러면서 또 사고싶은 책들도 산더미라죠.
    Nariel/ >.< 저희집 김치는 최고랍니다!!
    참다랑/ 사놓고만……..언제쯤 다 읽게 될까요.
    eponine77/ 이야, 그 주방장 대단하군요. 솔직히 처음 김치를 먹어보고 "맛있어요"라고 말하는 서양 사람들은 거짓말이거나 입맛이 아주 특이한 사람일거라 생각하고 있어서….-_-;;;; 역시 책은 문고판이에요. ㅠ.ㅠ
    곤도르의딸/ 이거 다 읽고 나면 숀 씨의 채털리…를 다시볼 생각입니다요.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요. 두부튀김!! +.+
    misha/ 맞아요. 몇 번이고, 또 몇 번이고 읽게 되는 녀석들이 있지요. 한데 문제는, 청소하는 ‘꼼꼼이’는 안 오고 ‘만들고 먹는’ 녀석만 왔다는 겁니다.
    rumic71/ 그럴만도 하죠,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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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theadadv

    으음… 누가 읽으면 평소에는 제대로 된 집으로 알겠군(^.T:)

    그나저나 채털리 부인의 사랑이 아니라 연인이었나…

    그나저나 듄이랑 가져다 줘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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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푸르팅팅

    심히 맛있어 보이오(꼴깍…) 왜 나한테는 도대체 "반찬신"이 강림하지 않는걸까.
    참, 그 블랙홀은 우리집에서 나무젓가락, 스타킹, 양말 등을 삼키고 무럭무럭 크고 있나보오. 그런 거 먹지 말고 집에 있는 먼지랑 머리카락, 음식물 쓰레기 같은 거 먹어줬으면 좋겠는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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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lukesky

    theadadv/ 한달내내 라면과 숟가락 세개 밖에 안된다는 글의 어디가 ‘제대로 된 집’처럼 보인단 말야. -_-;;; 음, 나도 ‘사랑’이 더 익숙하긴 한데, 원제가 lover인데다, 사실 ‘사랑하는 사람’을 lover가 아니라 love라고 부르는 영어로 보면 연인쪽이 더 정확하지. 뭐, 책은 언제라도, 시간 날 때.
    푸르팅팅/ 못먹고 살면 언젠가 강림하게 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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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지그문트

    두부김치면 맥주용이군요 (씨익)
    채털리 부인의 사랑이 워낙 삐리리하게 소문이 나 있어서 한 번 읽고 싶어도 남의 이목이 두렵습니다.; (비엘본은 들고 다니면서 읽는 주제에…;)
    그런데 아저씨를 죽이고 싶지 않다니요? 혹시 보시는 작품마다 나카타 상 역이 운명을 달리하시는 징크스라도 있으신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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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lukesky

    지그문트/ 이히히히힛. ^^* 헉, 전 민음사 책을 자랑스럽게 지하철에서 읽고 다니고 있는데요….털썩. 아, 나카타 씨가 자주 운명을 달리 하시는 게 아니라..제가 워낙 ‘죽어 나가는’ 아저씨 캐릭터 취향이라서요. ㅠ.ㅠ 다들 제가 애정을 고백한 순간 "죽거나 행방불명되거나 기억상실증에 걸리거나"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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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우유차

    저것은 안주, 저것은 안주, 저것은 안주, 저것은 안주… 언제 얼굴 보고 여름나기 밥이라도 먹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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