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이야기

이름 이야기

계란소년 님 블로그에서 트랙백합니다.

제 본명을 아는 분들도 계시겠습니다만, 저는 온라인에서 본명을 밝히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상당히 특이한 편이라, 마음만 먹으면 너무나도 쉽게 이름만으로도 제 모든 걸 알아낼 수도 있을 것 같아 약간 겁이 나거든요. [자의식과잉일지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버님이 상당히 정성을 들여 지어주신 이름이고, ‘특이하다’는 것도 긍정적인 의미 – 뜻도 좋고 생긴 것도 예쁘장한 – 라는 거죠.

개인적으로는 현재 제 성격의 많은 부분이 이름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는 제 이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이름을 말해주면 어른들은 예쁘다고 칭찬해주지만, 또래 아이들은 이상한 표정을 지으니까요. 게다가 선생들은 몇 번씩 되뇌이며 불러대는 거 좋아하죠, 발음은 힘들어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한테 적어도 두세번은 읊어줘야 하죠, [전화는 최악 -_-;;] 한번만 들으면 잘 잊혀지지 않는데다 나름대로 예쁜 글자 조합이라 본인의 생김새하고는 잘 매치가 되지 않고[쿨럭]…

한 마디로, 어디 가서 나쁜 짓은 못한다는 이야깁니다. -_-;;; 누구라도 저를 알고 있는 사람은 제 이름을 들으면 당연히 저를 떠올릴 테니[대학교 출석 부를 때 들은 사람만 해도 몇 명입니까.] 모든 일에서 조심스러워지고요. 실수를 두려워하게 되죠. [저도 이런 성격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니라구요, 쳇.] 자기 아이의 도덕성이 무서우신 분들은 애 이름을 특이하게 지어주세요. -_-;;; 물론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효과 만빵입니다. [혹시 저만 그런 겁니까!]

하지만 그런 경험을 해서 그런지 만일 제게 애들이 생긴다면 역시 평범한 이름보다는 특이한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요. 역시 특이한 이름 축에 속하는 우리 누이와 오라비도 애들 이름을 보면 나름대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덧. 그러나 성명학적으로는 그다지 좋지 않던데요. ㅠ,ㅠ

이름 이야기”에 대한 17개의 생각

  1. 세이

    저도 제 이름 무서워요ㄱ- 이름은 흔한편이 되어가고 있지만 성이 특이해서ㅜ_ㅜ
    이름노출은 두려워요;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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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Ryuciele

    제 이름은 너무 흔한데다가; 가족을 생매장한 범죄자 이름과 같아서 트라우마가 있었지요…
    저는 어디 가서 나쁜 짓 해도, 너무 흔한 이름이라 잘 안걸릴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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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프

    그, 그랬군요. 하지만 전 누나 이름이 좋던걸요? 뭐랄까, 누나의 분위기라든지 느낌이랑 잘 어울리고요. ^^ 특이하다고 좋을 거 하나 없지만, 누나는 예쁘니까 괜찮아요. 우훗-
    * 저는 제가 제 이름을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힘들어서-자기 이름 발음하기도 힘들다니…-싫습니다. 예쁘지도 않고. 흑흑흑. ㅠ_ㅠ 옳고 고르다라는 한자랑 전혀 무관한 인간이라 괴리감도 물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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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핑백: 하마드리스 가 이글루 별장

  5. 나마리에

    흠.
    제 이름이 한반에 많으면 네명까지 있었던 ‘지영’이라…
    지영 이라는 이름을 제 이름으로 의식을 못하는 편..
    회사에서 다들 지영씨라고 부르지만, 역시 내 이름 같은 기분은 안 들어요. 흠.
    그래서 저는 반대로 온라인 상에서 지영이라는 닉도 많이 쓰는 편인데,
    그 익명성을 즐긴다고나 할까요….
    흠…. 생각해보니 이름 탓에 이렇게 별로 감추는 것 같지 않아도 드러내는 것 없이 사는 걸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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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지그문트

    저도 본명 밝히기 싫어하는 편이지요. 아마 싸이를 했다면 제 이름을 한 번이라도 들은 사람은 금방 제 모든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특이한 발음도 있는데다 삼순이보다 조금 더 컨츄리틱하거든요. 한 술 더 떠 큰아버지가 별 생각 없이 대강 지으셨죠.;
    그래도 남에게 지어줄 때는 역시 흔한 이름보다는 남과 구별되는 이름이 좋네요. 하지만 뜻을 담아, 예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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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우유차

    그치만, 예쁜 이름인걸요. ^^ (아가씨 이름 떠올릴 때마다 ‘우사다, 우사다!’ 하면서 도망가는 데지코 기분이 되는 건 어째서인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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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lukesky

    세이/ 특히 요즘처럼 더욱 좁아진 세상에선 진짜 무섭죠.
    Ryuciele/ 그, 그런 트라우마를…..ㅠ.ㅠ 하지만 류시엘님이 나쁜 짓을 하시면 뉴스를 보고 또 같은 이름의 다른 아이들이 트라우마를 갖게 될지도 모른다구욧!
    이프/ ….네놈이 3년이 넘도록 내 본명을 ‘닉네임’이라고 착각했던 녀석이었냐, 아님 그게 가브군이었남? 나 그 때 무지 충격먹었었다구. ㅠ.ㅠ
    나마리에/ 아, 저도 어렸을 때 누가 제 이름 부르면 아주 낯선 느낌을 받았어요. 마치 제 이름은 공중에 붕 떠있고, 저와는 분리되어 있는 느낌이랄까. -_-;;; 그나마 제 이름과 괴리감을 느끼지 않은 건 중학교 이후부터였지요.
    지그문트/ 지그문트님도 특이한 이름이시군요![그런데 이 관련글들을 둘러보면 이글루에는 특이한 이름을 가지신 분들도 다른 곳보다 많은 듯 해요.] 맞아요, 맞아. 애 이름을 지을 때는 좀 ‘정성들여’ 지어주시면 좋겠어요. 원, 무슨 장난도 아니고…
    우유차/ 난 어렸을 때 우리 누이 이름이 훨씬 예쁘다고 생각했어. 내 이름은 발음이 힘들잖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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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이프

    저는 아니어요 ^^;; 처음 만났을 때의 포스 탓에 잘 기억하고 있었지요.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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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식인참새

    저도 이름이 굉장히 흔해서 자기 이름이 이름 같이 느껴지지 않는 경우예요.
    원래는 제 이름이 남자 이름이었는데(동생은 아들 낳으라고 할아버지가 그렇게 지어주셨음;) 그걸 가엽게 여긴 부모님이 흔한 이름으로 바꿔 주셨어요. 부모님 이름은 두 분 다 무척 특이하시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맺히신 게 좀 많으신 듯 합니다^^; 아빠 이름이 딱 놀려먹기 좋거든요; (그렇다고 뜻이 좋은 것도 아니고;)
    그래서 장난스럽게 이름 지어줄려는 사람들 보면 막 뜯어 말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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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푸르팅팅

    발에 채이는 이름을 가진 나로선 자네 이름이 부럽소만. 그리고 당신한테 잘 어울린다오.

    그리고, 나쁜짓 하지 말라고 그렇게 지어주셨을거야. 이제 착하게 살거지?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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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misha

    저…저는 누님 이름을 좋아합니다. 뭣보다, 예쁘잖아요(수줍).
    옛날엔 제 이름이 정말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좋다/나쁘다가 아니라 말 그대로 특이) 요즘 간간이 저랑 같은 이름이 보이더라고요. 한번씩 놀라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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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lukesky

    電腦人間 / 엥, 그런 겁니까? 어디가요…..????
    이프/ 그럼 가브군이었군, 으흑.
    식인참새/ 그러고보니 딸들은 정말 ‘다음엔 아들/딸은 그만’이라는 의도로 지은 사람들이 많군요. 진짜 너무해요. 사람의 정체성을 그런 식으로 만들어버리다니.
    푸르팅팅/ 대체 뭔 소리를 하는 건지 -_-;;;
    misha/ 아니 확실히 미샤님 이름도 특이하죠. 저는 엔드에서 같은 이름이 등장한 걸 보고 놀랐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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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닭의비행

    전 흔한 이름이라서 좋던데요. 싸이에서 검색하면 대략 250명 가량. 누가 알아보는 게 싫어요 >_<
    근데 언니 이름 생각이 안나서 결국 핸드폰 검색을… 털썩 ㅠ_ㅠ PC통신 시절엔 이렇지까진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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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핑백: 겨울은 언제나 봄을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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