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이야기가 늘어지지만 않았더라도 좋았을 텐데.
시나리오는 괜찮은 편, 연출은 약간…..음, 조금 산만합니다. ‘여성’이라는 점이든, 일제 치하의 조선인이라는 점이든, 중반까지는 개인의 갈등이 거의 그려지지 않기에 꿈을 이루고자 하는 “욕망”의 절실함이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랄까요.
일제시대라는 게 거의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전체적으로 현대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뭐랄까, 지금과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 만들었구나, 라는 게 티가 난다?
주인공인 박경원과 한지혁보다는 오히려 정희와 기베 쪽이 더 현실감이 강했습니다. 한지혁은 정말 어정쩡한 인간이군요. 그야말로 아무 생각없이 살아갔던, 그 시대 수 많은 한량들의 대표 같아요. 그런 점에서 사랑만은 소중히 여겼다고 볼 수는 있는데……–;;;
장진영은 우는 연기만큼은 일품입니다. 저러고도 체력이 남아나나..하는 생각이 날 정도로 온 몸으로, 그것도 정말 자주 울어요. 유민은 일본어는 잘하는데 연기가 영 딱딱해서…–;;; 이렇게 자세히 얼굴을 본 건 처음인데, 강단만 확실히 들어가면 상당히 제 취향의 얼굴이더군요.
공중을 나는 장면은 훌륭했습니다. 나도 정말 한없이 올라가고 싶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는 역시 끝없이 비상하는 쪽이 더 좋습니다. 비바람 속의 마지막 비행은 연출이 마음에 들었구요.
아, 또 문제가 있다면 저를 포함한 관객들이 울어야 할 곳에서는 제대로 울어주는데, 웃어야 할 부분에서는 제대로 못 웃고 있었다는 점일까요. 저거 분명 웃길려고 만든 것 같긴 한데 타이밍과 의도가 애매해서 맞추기가 참 힘들었어요. 하지만 “자냐?” 는 걸작이던데요.
인터넷에서 친일논쟁 어쩌구 하는 이야기가 기억나서 자료를 찾아보려는데 어느쪽 주장을 믿어야할 지 모르겠군요. 그의 생애를 연구하는 학자가 친일을 말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아니라고 부인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_-;; 자발적으로 그랬다는 이야기도 있고, 아니라는 이야기도 있고. 젠장. 하기야, 사람 속을 누가 알겠습니까.
정말이지 개인의 꿈과 대의라는 건 참 어려워요. 좋은 말로 해서 그렇지, 정확히 말하면 그거야말로 “사리사욕”이잖아요?
덧. ………극장 자막에까지 “네”를 “니”라고 쓰지 말란 말이다. -_-;;; 노래방 갈때도 짜증나는구만.
꺄 보긴봐야하는데요. 제가 어제 딱 그 친일논쟁에 휘말려서 참.. 사리사욕이라는 말에 동감이어요^^;
참, 뒤늦은 새해카드입니다^^ 다시한번 해피뉴이어~!
http://pds1.egloos.com/pds/1/200601/01/35/b0036035_22244157.jpg
재미있었어요.
게다가 그시절 군복 입은 사진들;;;; 에 나오는 일본군들이 작고 못생겨서 더 그래보이는지는 모르지만, 도쿠다 교관님 옷도, 한지혁의 군복도, 몸매를 탁 살려주는게;(이게 남친과 함께 가서 보고 온 사람의 말)
그리고 비행장면은 좋던데요, 그만하면 "비행학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도 아니었고요. ^^ 저는, 친일이 적극적 친일만 아니면 그 시대에서 성공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일도 있었을 거라 생각하는 쪽이라서요. …..비겁한 것은 될 수 있겠지만, 대안이 없는 부분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뭐, 그렇게 생각하니 차라리 마음편히 볼 수 있었어요.
몬드/ 음, 하지만 영화를 본다면 그 친일문제는 대충 수습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박경원의 생애를 그다지 잘 알지 못해서 그렇지만, 이렇게까지 시끌벅적해야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아앗, 이렇게 멋진 카드를!! 감사히 받겠습니다. >.< 몬드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해명태자/ 어, 나쁘지 않았어. [고문 장면이 좀 지겨워질만 하니 끊어주더구만] 비행장면은 울나라 참 많이 발전했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들던걸.
사실 정말로 그 때 살았더라면….이라고 생각하면 자기가 어떻게 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 진짜 재수없이 이것저것 얽혔을 수도 없고, 아니면 이짓저짓 다하고도 묘하게 빠져나갔을 수도 있고. 나도 그리 불편하진 않았어. 인터넷에서 말한대로 ‘성녀’같은 느낌도 나지는 않았고.
역시 그 친일파 논란은 좀 오바였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