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처음에는 약간 지루했지만, 그나마 마지막 한 방이 마음에 들어서 전체적인 평가를 상승시킴.
2. 연출은 약간 밋밋한 편. 배우들의 연기는 괜찮은 편.
3. 조금만 더 다듬었더라면 세련된 영화가 될 수 있었을 것을, 상당히 아쉽다.
4. 어째서 “여자”가 살인을 할 때에는 “아이”가 얽혀 있어야 하는가?
아, 물론, 여자는 살인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성격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체력적인 면에서도 그렇다. 소위 보여주기 위한 잔인한 살인을 하기 위해서는 그 두가지 요소를 압도할만한 수단이나 “광기” 같은 게 필요하다.
좋다. 그런데, 왜 하필 “아이”여야만 하는가? 모성애가 아니면, 여자는 나쁜 짓을 저질러서는 안된다는 건가?
끄응, 주인공은 역시 착해야한다는 건가?
5. 차라리 그녀가 아무런 이유 없이 “세상을 응징”하려 들었더라면 더욱 흥미있는 영화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아, 그러고보니 그것과 비슷한 단편소설이 있었는데….? 어느 도시에서 벌어지는 연속 살인. 피해자의 가슴 위에 놓여있는 쪽지(맞나? 아니면 신문사로 오는 편지였나?) 다른 사람에게 무례하게 굴어서, 세상에 필요없는 인간이라 죽여버렸다는 범인의 메시지. 그리고 줄어드는 범죄율. -_-;;; 진짜 섬찟한 녀석이라 무지 좋아했는데, 끄응]
아니면, 피해자들이 정말로 사소한 운명에 휘말린 ‘무고한’ 시민들이었다면 어떨까?
죽어간 사람들이, 원래부터 성격이 나쁘거나 부도덕한 이들이 아니라 정말로 한순간의 실수를 저질렀을 뿐이고, 그리고 그 사소한 일들이 겹치고 겹쳐 다른 사람에게 악재로 변한 것 뿐이라면, 주인공은 이제 진짜 “갈등”을 해야한다. 그러면 좀 더 공감을 끌어낼 수 있겠지.
혹은, 동정심을 일으키는 “착한” 주인공이 아니라 “나쁜” 주인공이라 이기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갈등을 하지 않는다면 그 의문은 완전히 관객들에게 넘어가게 되고 그렇다면 조금은 더 복잡한 영화가 될 수 있었을 거다.
6. 으음, 아니면 복잡한 영화는 사람들이 원치 않는다는 걸까.
자기도 언젠가는 작은 일로 인해 피해자가 될 지도 모른다는 사실, 양심에 가책을 일으키는 일 따위를 영화에서 보고 싶지 않다는 심리를 간파한 것일까. “적어도 나는 저런 사람이 아니니 괜찮아”라고 조금이나마 안도하며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을 마련해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건가? 이봐, 그냥 갈 때까지 가 보자고.
선전문구를 뭐라고 붙여놓았든 간에 이런 류의 영화는 예쁜 여자가 칼들고 설치는 걸 보러가는 게 아니다.
스플래터라고 하기에는 피가 부족하고,
서스펜스라고 하기에는 두근거림이 부족하고
비주얼 중심이라고 부르기에는 화면이 부족하고
드라마라고 하기에는 인간적인 “갈등”이 부족하다.
아쉽다. “심심”해서 아쉬운 영화다.
7. 방은진 감독과 프로듀서가 무대 인사를 나왔다. 감독님 목소리 좋더라.
8. 중간에 잠시 영사기 [전압?] 문제로 영화가 멈추는 사태가 발생. -_-;;;; 시사회란…..쿨럭.
4. 아마도 여자가 뭔가 한을 품고 살인까지 저지르려면 모성을 이용하는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해서가 아닐까요. 여자가 돈이나 명예 때문에 살기를 품는 것도 좋긴 하지만, 그 살기가 모성 때문이라면 관객에게 어필하는 것도 더 편할 거고요.
달과자/ 문제는 이제는 그 놈의 모성애에서 좀 발전할 단계가 되지 않았나 하는거죠. 쓰다가 빼먹었는데, 전 저런 류의 영화라면 동기가 "개인적인" 게 아니라 "사회적"이길 바랐던 것 같습니다. 돈이나 명예나, 아이나, 그런게 아니라 이 사회의 도덕성이라든가, 부조리라든가 그런 녀석으로요. 영화를 만든다고 얘길 들었을 때 받은 느낌은 그런 류였거든요. 기대와는 상당히 많이 어긋나 버렸습니다다. –;;
영화 프로그램에서 소개해줄 때 꽤 관심있게 봤는데, 이것도 ‘아이’와 관련된 연속살인입니까. 원래 연속살인범 중엔 여성의 비율이 극도로 낮다고 하는데, 그것이 가능케 하는 원인이 모성애 밖에 없는 걸까요?
그래서 저는 오늘 히치하이커 보러 갑니다~ ^^;(맥락 없음)
오로라 공주라고 해서 별나라 손오공에 나왔던 그 오로라 생각했던 영화로군요. ^^; 5번에 언급하신 단편소설 내용이 무척 와닿는데요. 말씀하신 시나리오도… 요즘은 그런 영화가 좀 보고 싶어요.
0. 일단, 돌아오신 것을 환영해요 ㅇ_ㅇ/
4. 남자주인공이 고민할땐 꼭 담배를 물어야하는 이바닥의 문제점이기도 하지요.
무언가 다른 시도를 하면 안될 거같나봐요 다들.
5. 어디선가 읽은 얘기인데 대중예술은 항상 흑백이 분명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대중성, 그리고 그 통속성을 살리기 위해선 대중들이 한단계 너머 생각을 해야만 하는 복잡한 구조는 가능하면 삭제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돈을 받고 팔아야 하는 영화의 한계겠지요.
8. 시사회에서 보신 겁니까;ㅁ; 부럽네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거지요. 저는 ‘아이’가 연속살인 저지르는 작품이 좀 나와줬으면 좋겠군요.
저도 금자씨에서 이해하기 힘들었던 게 그거였어요. 왜 전작에 비해 복수의 대상이 동정을 전혀 할 수 없는 악인이기만 한 건지. 애들을 납치 살해 한 것이 요트를 사고 싶어서라니.
여자가 복수할 정도면 저 정도는 돼야한다고 생각하나보죠.
남자가 만들어서 그런 거 아닐까요? 아니 오로라 감독은 여자 감독인 거 같은데..;;;
음, 잘 모르는 내용이라 뭐라 말할 순 없지만, 흑백이 분명한 것은 안전 장치가 맞을 것 같아요. 영화관까지 가서 갈등하며 고민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 대중 심리같은 것이 아닐까…싶은데…. 꼭 악인에게만 복수한다거나 그렇다고 무차별적으로 무고한 사람이 당하는 것도 맘에 들지 않는 편인데… 사람에게 있는 다양한 면이 드러나는 그런 영화를 봤으면 좋겠어요…T.T 세상에 완전한 악인과 완전한 선인은 없잖아요. 복수하는 쪽도 당하는 쪽도 갈등 실컷 하고 공감할 여지도 있는 그런 영화말이죠…
에베드/ 히치하이커, 잘 보고 돌아오세요. ^^*
곤도르의딸/ 그 오로라공주 맞습니다. 스티커를 어디서 구했는지, 참…..
ㅁAㅁ/ 아, 아니, 사실은 그냥 감상문을 쓰고 싶어서…ㅠ.ㅠ
흑백이 분명해야하는 건 이해하겠지만, 저건 너무 심해요. -_-;;;
rumic71/ 오, 그건 강한데요!
나마리에/ 저도 금자씨에서 그 부분이 싫었어요. 끄응.
jini/ 그런 영화 보기가 쉬워야지 말이죠. ㅠ.ㅠ
미리니름!! 🙂
피를 마시는 새 아직 못봤어요. 어흑~
뭐 이건 영화 처음부터 다 알려주고 시작하는 거니까 별로 미리니름 같지는 않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