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두 명의 이종사촌 누이와 동거를 하고 있습니다.
세 명 모두 고향은 광주이고, 대학을 서울에서 다닌 저를 포함해 다른 집안의 두 자매가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친인척 간이니 서로 뭉치게 된 거죠.
두 사람은 친자매이며, 한명은 제게 언니, 다른 한명은 제게 동생이 됩니다.
세 명 다 일하는 분야가 다르고, 출근 시간도 다르고 성격이 워낙 무심한지라
[한 명이 술마시다 밤새고 안 들어와도 다음날 밤까지 한 사람이 안들어왔다는 사실을 둘다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상상외로 거의 트러블 없는 삶을 살아왔습니다만…..
딱 한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결혼’입니다.
세 명 다 딱 집에서 태클이 들어오는 나이거든요.
저와 사촌 동생은 애교도 없고 남자들한테 그다지 관심이 없어 그렇다 치더라도
그 집안의 큰 딸인 사촌누이는 아무리 선을 보고 다녀도 워낙 성과가 없어서
또 누군가와 선을 봤다고 해도 ‘그런갑다’ 하고 지냈는데
얼마 전에 갑자기 남자 사진을 들고오더니
며칠 뒤 “나 결혼할지도 몰라” 라는 말을 내뱉고
갑자기 이모님 부부가 서울에 올라와 상견례를 하고
바로 결혼식 날짜를 받아왔습니다.
날짜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9월 초, 겨우 한달 남짓 남았더라구요.
이모는 사흘 뒤, 두 사람이 살 집까지 계약하고 내려가셨습니다.
…..엄청난 속도. 정말 놀라웠습니다.
정말 결혼이라는 건, 마음만 먹으면 며칠만에 후다닥 끝낼 수도 있을 거 같더군요.
[하기야, 만난지 석달만에 결혼한 우리 오라비도 있지요.]
여하튼, 4년 남짓 함께 살아온 동거인이 갑자기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으니 조금 묘합니다.
시원섭섭하달까. 솔직히 아직 실감이 나지 않기도 하고요.
사실 아직은 조금 느긋해있던 제게 친척들의 압박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는 데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부분이 가장 큰 것 같지만. ^^*
두 사람이 서로를 무척 좋아하는 듯 하니 정말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언제나 궁금한 점인데, 그 짧은 기간 동안 어떻게 결혼까지 결심할 수 있는지 저로서는 정말 신기합니다.]
으윽, 건 그렇고…..이 커플은 일요일에 광주에서 결혼식을 올리는데
바로 그 전날 토요일에 또 다른 이종사촌 누이가 서울에서 결혼하기로 예전부터 날짜가 잡혀 있었으니…
저를 비롯해 외가쪽 친척들 죽어나게 생겼군요. -_-;;;;
빠..른 결혼이군요;
전에 어디서 봤던 글인데요. 여자분이 독신주의자라서 죽어도 결혼 안하겠다고 버텼다고 합니다. 어느날 부모님의 성화에 못이겨 못이기는 척 하고 선보러 나갔는데… 남자분과 첫눈에 필이 기냥~~ 왔더랍니다. 남자분 바래다 주면서 그날로 프로포즈 하고 보름후에 결혼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주 잘살고 있다고 합니다. ;;; 제 친구 삼촌 역시 소개로 만나서 6개월 만에 결혼해서 애낳고 잘살고 계신다고하는거 보면 결혼하는데 날짜같은건 상관없는것 같습니다.
결혼… 힘들죠 저희 오빠 결혼할때 하루종일 구두신고 돌아다녀서 발아파 죽는줄 알았습니다. ㅜ ㅜ
오오…축하드린다 전해주오..^^*
(상습민폐단멤버;;)
사실… 그렇게 눈 맞자마자 결혼하는 게 행복한 겁니다. 생각할 시간없이… 어떤 연인이라도 시간이 지난 후엔 애정이 식기마련이라서 말이죠. 사촌님께서 행복한 결혼되시길 바랍니다. ^^
어디 나한테 한눈에 반할 아가씨는 없나[바랄걸 바래야 -ㅅ- 펑!]
선정적인 제목에 이끌렸습니다(…). 9월 초면 정말 금방이네요. 결혼하실 사촌언니 분께서 잘 사셨으면 좋겠어요.^^
사랑은 폭풍같은 겁니다. 느햐햐~.
여튼 동거인분 행복한 결혼 되시길!
체샤고양이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진짜 오래된 연인은 결혼하기 힘들죠. 제친구는 미국 놀러가서 1주일 본 사람하고 결혼하더군요. 제일 뜬금없는 결혼이었다는…
별 탈 없이 식 잘 치르시길 기원합니다.
세리스/ 빠르죠…….
THX1138/ 그러니까 만나서 남자분이 집에 데려다주면서 프로포즈를? 무서운 커플이군요. 뭐, 연애 7년인가 한 누이도, 3개월만에 결혼한 저희 오라비도 알콩달콩 잘 살고 있는 것 같으니, 정말 날짜같은건 상관없나봐요.
세류/ 아핫, 그래도 계속 이 집에서 살수는 있을 거 같아요.
체샤고양이/ 으음, 제가 개인적으로 시간이 갈 수록 애정이 깊어지는 타입이라 그럴지도 몰라요.
돌.균./ 분명히 나타날 거야. 걱정하지 말라고.
오리/ 써놓고 보니 묘하게 선정적이더라구요. ^^*
엘위/ 인사시켜주면서 앞에서 둘이 염장을 팍팍! 질러대더군요. -_-;;
연화/ …………대단해요, 정말.
잠본이/ 이렇게 많은 분들의 기원을 받았으니 잘 결혼할 겁니다. 으핫
결혼은 날잡으면 재빨리 해치우는 게 좋아 보이더군요.
길게 잡으면 결혼 준비하는 게 워낙 벅차서 말이죠.
바로 위에 언니가 결혼하시면, 압박이 슬슬 몰려오겠네요.
아마, 결혼식날 "다음은 네가 가야지~"하는 말씀들 많이 들이시겠군요. ^^*
귀가 근질거린다 했더니…내 결혼 이야긴 거기서 왜 나오는 것이야? 푸하하~…부러우면 부럽다고 하지 그러느냐 -ㅅ-;; 그럼 광주엔 내려온다는게냐? 내려오는 김에 조카님 알현은 하고 가야지? ㅡㅅㅡ+ 그리고 결국 나도 이글루를 만들었지롱.
나마리에/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힘들어지는 거군요. 아아, 정말이지 그 압력만은 어떻게든 피해가고 싶어요.
하늘이/ 그 놈의 휴가와 결혼식과 추석 날짜를 맞춰보려고 발버둥 치는 중이야. 조카 얼굴 봐야지. 아, 그 때 선물이라도 들고 내려갈까? 그리고 만들었다고 말만 하면 뭘해. 로그인하고 글을 쓰는 매너를 발휘하라고. -_-;;
일이 되려면 일사천리로 되더라구요. 부디 친척분들의 어택을 무사히 피해가실 수 있기를! 언니분의 결혼도 축하드립니다. 🙂
선은 원래 결혼하려고 보는 거니 성사만 되면 급속도로 흘러가더군요 ^^
사촌언니분 결혼을 축하드립니다. 부디 내려가서 태클 잘 피하시길…;;
앗 그 수의사;(였던가?;;;)언니 말인가? 축하드린다 전해주게.
그리고 우린 아직 어-_-려
misha/ 피해갈 수 있을까요…두렵군요. ㅠ.ㅠ
지그문트/ 으아, 정말 번갯불이었어요. >.< 옙, 얼버무리는 미소로 무장하고 갈 생각입니다.
풀팅/ ……애엄마한테 그런 소리를 들으니 한층 위안이 되는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