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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

대체 어느 장면이 마음에 안들겠습니까마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에릭이 찰스 손 잡고 올라오자마자 찰스 안 다치게 비행기 바닥에 고정시키는 거 짜릿하지 않나요. 꺄아. >.<  제임스는 여전히 비명을 질러주시고, 꺄아!!!  

제길, 요즘 제임스군 나오는 영화들을 다시 섭렵하고 있는데 차마 “어톤먼트”는 손을 못대겠어요. 영화 자체는 참 좋은데 너무 우울하고 가슴아파서리, 쩝. 망연자실한 제임스 눈빛이 그리운데 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예전에도 나온 말이지만, 저 두 영감님들을 보면 이안 경보다 패트릭씨가 더 호전적인 얼굴이죠. 패트릭 씨는 묘하게 무서운 데가 있어요. [단순히 머리스타일 문제일 리가 없다고요!] 그래서인지 나이먹은 교수님에 더 어울리기도 하고. 매그니토가 사람들을 협박한다면 프로페서 X는 사람을 섬짓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으니까요.  

“퍼스트 클래스” 소소한 잡담

꺄아, 아무래도 어려울 줄 알았는데 어쩌다 약속이 생겨서 세번째 보고 왔어요. 캬캬캬캬캬캬캬.
이러다 결국 프리스트를 못보지 않을까 싶어요.
폼잡는 폴 베타니 씨를 보고 싶었는데.
여하튼 자잘한 이야기들.
영화 안 보신 분은 지나가세요.
1. 찰스랑 에릭의 나이는 대체 어케 되는 거죠.
어른들은 그렇다쳐도 어린시절 배우들도 도저히 동갑으로는 안보여서…그냥 체구 차이인가.
에릭은 한 열두 살로 보이지만 찰스는 기껏해야 열 살 정도로밖에 안 보여요.
흠, 레이븐이 그때 일곱 살이었다고 치면 18년이 흘렀으니까
……찰스, 어이, 너 여동생 좀 심하게 과보호다. -_-;;;;;
너랑 같이 산 세월만 계산해도 콜라마실 나이는 아니지 않냐?
하긴 그러니 걔 벗은 걸 보고 기겁했겠지.
그건 그렇고 서른 전에 옥스포드 교수라니 행크 정도는 아니어도 천재는 천재군요.
2. 최소한 이쪽 진영 캐릭터들은 하나도 안 버리고 골고루 활약하게 해 줘서 너무 좋아요.  
다시 보니 다윈이 확실히 다른 애들에 비해 세상물을 많이 먹어서 어른스럽네요.
산전수전 다 겪었을 엔젤이 가장 먼저 세바스찬에게 넘어갔다는 사실도 흥미롭고.
그건 그렇고 세바스찬, 전쟁도 안 겪은 순진해 빠진 어린애들한테 나치식으로 그런 21금 폭력장면을 선사하면 애들이 어디 무서워서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겠냐.
세바스찬은 애들 꼬시는 법을 찰스에게 좀 배워야겠어요. 어째 초콜릿 권하던 시절에서 발전이 없나요.
아직 ‘뮤턴트’와 일반인 사이의 선도 제대로 못긋고 일반 사회에 익숙해져 있는 애들에게 “방해하면 다 죽여버리겠어!!’를 보여주면 당연히 ‘이러다 나도 죽으면 어케하지?’가 제일 먼저 나오지, 이 친구야.    
방에 들어서서 제일 먼저 한 말이 ‘텔레파시 쓰는 놈은 어딨어’길래 두려워서 그런가, 라고 생각했더니만 다음 대사가 ‘아쉽네’인 걸 보니 찰스가 에릭만큼이나 탐나는 스카웃 대상이었나봅니다. 하긴 텔레파시 능력자는 흔하지도 않은데다 그 정도 능력이면….나라도 탐나겠다.
3. 밴시는 보면 볼수록 귀여워요. 아흑, 해리 포터의 론 같지 않나요.
다시 보니 정말 알렉스랑 스캇이랑 궁금하네. 그 선글라스 소년이 스캇이라고 치면 나이 차가 좀 나는 형인데. 어린 동생이 있으면 감옥은 피해야지!
4. 에릭이 사람 손 칼로 찍어놓고 머리카락 쓸어올리며 한모금 쭈욱 들이키는 장면은
볼때마다 사람 한숨이 절로 나오게 하지 말입니다. 엄마야, 왜 이렇게 멋져요? >.<
5. 그런데 어쩌면 그 놈의 헬멧이 사람을 조종하는 물건인지도 모르겠어요!
에릭이 헬멧을 쓰더니만 갑자기 말투가 ‘사이비 교주’처럼 변하더라고요. 으익. 옛날에 평범하게 레이븐에게 충고하는 투가 아니라 억양이 좀 심하게 변해!!!
실은 그 헬멧이야말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러시아의 음모일지도 몰라요!!
강한 힘을 가진 사람한테 “날 써봐….세상을 가지게 해 줄게”라면서 막 유혹하는 거예요!!
캬캬캬캬캬캬캬캬캬캬.
그런데 그거 아무리 봐도 금속같더구만. -_-;;;
6. 인물 그 자체로 흥미로운 건 찰스 쪽이지만
[영화에서 에릭 쪽이 상대적으로 공감하거나 이해하기가 쉽다는 점에서]
에릭과 찰스의 관계에서 관심이 가는 건 에릭 쪽입니다.
찰스가 에릭을 보는 시선은 고정되어 있는데 찰스에 대한 에릭의 심경은 좀 복잡한지라.
사실 찰스는 여러 모로 에릭의 스승이에요.
동등한 친구이기도 하지만 일단 ‘교육자’의 위치에 서 있고 정신적으로도 한 단계 위에 있거든요.
그런데 가끔은 이 세상물정 모르는 도련님의 빌어먹을 이상주의가 너무 한심해 보일 때가 있단 말이죠.
에릭의 입장에서 보면 찰스가 그렇게 빛과 희망을 주는 캐릭터가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가까운 사이가 되지도 못했을 테지만[둘다 같이 추락한다고 생각해 보십쇼.]
바로 그점 때문에 짜증이 나기도 하죠.
정말이지 매우 현실적인 관계 아닌가요.
조금 안 맞는 비유일지도 모르지만
첨엔 무지 잘 지내다가 나중에 프로이트한테 ‘당신은 너무 성적인 거에만 집착해!”라면서 뛰쳐나간 융이랄까.  
여하튼 그 전까지는 찰스가 전체적인 작전 지시를 내리는 입장이었는데
갑자기 상황이 역전되어 찰스에게 지시를 내리는 에릭을 보니
조금 기분이 묘하더구만요.
7. 안테나 앞에서 둘이 눈물 흘리는 장면을 볼 때마다
에릭도 에릭이지만 찰스가 에릭의 어머니와의 아름다운 추억[자신에게는 없는]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해집니다.
남의 추억을 자기 것으로 느끼고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고 인사하죠.
정녕 서로가 서로에게 없는 것을 가지고 있는 관계예요.
보통의 다른 영화들은 ‘아버지’를 매개로 하는데 반해[프로페서 X는 엑스맨들의 아버지입니다], 이 영화는 찰스고 에릭이고 둘 다 첫 장면이 ‘어머니’로 시작합니다.
에릭은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는데서 시작되고[사실상 매그니토의 탄생]
사진을 찍을 때조차 한발짝 떨어져서 남처럼 미소짓는 어머니를 가진[즉 원래 어머니에게 버려진 것이나 마찬가지인] 찰스는 레이븐[여동생의 형태를 띄지만 실은 어머니의 대체]을 만나죠.
에릭과 세바스찬 쇼의 관계는 뒤틀린 부자관계를 연상시키는데[학대-피학대는 물론 ‘어머니를 죽였어’라는 대사 때문에 오디푸스 컴플렉스까지] 결국엔 에릭도 ‘아버지’를 죽이고 [세바스찬의 말을 빌자면] ‘왕의 길’을 걷게 됩니다.
거기다 오랫동안 찰스의 옆에 있던 레이븐이 둘의 운명이 바뀌는 결정적인 순간에 에릭을 선택했다는 점까지 추가하면…
오오, 역시 뭔가의 해석이란 어떻게 갖다 붙이느냐에 따라 막 다 되는군요!!!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지. 난 그냥 긍정적 이상을 상징하는 어머니와 부정적으로 그려지는 아버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뿐인데. -_-;;    
8. 에릭이 찰스에게 가장 처음으로 진짜 동질감을 느끼기 시작한 건 ‘세레브로’ 장면이 아닐까 싶어요. “너도 드디어 실험실 쥐가 신세구만” 할 때 그 분노가 숨어있는 빈정거리는 말투가!! >.<
물론 그 후 말 그대로 부부가 손잡고 애들 찾으러 다니면서…..쿨럭.
 
9. 동전이 눈앞으로 다가올 때 침 삼키는 찰스 표정이 정말 눈물나게 좋습니다. 아흑.
에릭 때문에 링크도 못 끊고오!!! 에릭 이 자식!!!! 제발 몰랐다고 해줘!! 아니 그보단 복수심에 눈멀어서 찰스 생각 자체를 안했겠지.
아, 그러니까 나중에 찰스가 비행기에서 나올 때 조금 힘들어하면서 휘청거리는 장면만 넣어줬어도. 엉엉.
흑, 찰스 이야기를 막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고 싶은데 너무 많아서 시작이 힘들어요. ㅠ.ㅠ
애 능력은 왜 이리 출중하고 성격은 오만함과 순진함을 넘나들면서도[찰스가 순진하기만 하고 오만하지 않았더라면 에릭이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걸요. 에릭 자신도 자기가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 할수 있다는 오만함을 가지고 있으니까] 성자급이고[아니 일단 텔레파시 능력자인데 어떻게 인간의 본성을 믿을 수가 있는겨! 역시 인간이 아닌 게야!] 가정환경은 어떠하고 등등. 완전 무궁무진해요!!
덧. 끄응, 군데군데 미흡한 부분이 있긴 했지만 마지막 찰스와 모이라의 대화에서 오역만 안 나왔더라면 좋았을텐데.  찰스를 곧 죽어도 정부편에 서는 비굴한 애로 만들었어! ㅠ.ㅠ

“퍼스트 클래스” 2차 관람 하고 돌아왔습니다.

에, 먼저 변명. 다들 아시다시피 전 한 솔로도 아니고 다스 베이더도 아니고 아나킨도 아니고 오직 일편단심으로 루크 팬의 길을 걸어온 인간 아닙니까. 그것도 에피 6의 루크 광팬. 본시 이런 쪽 성향인지라 어쩔 수가 없습니다. ㅠ.ㅠ

네, 그러니까 X교수님 말입니다….

텔레파시 능력은 본질적으로 자기파괴적입니다. 대부분의 다른 능력들은 보통 물리적인 영향력과 관련이 있고 때문에 주로 외부로 발산되는 반면 텔레파시는 반대로 능력자 자신의 내부로 향하는 날카로운 창과 같지요. 염동력 능력자들이 “내 능력으로 다른 사람들을 죽일지도 몰라”라는 두려움에 떤다면 텔레파시 능력자들은 “난 이러다 죽거나 미칠 거야.”라는 공포에 먼저 시달린다는 얘깁니다. 다른 돌연변이들이 “세상과 나” 사이에서 정체성을 발견해야 한다면 텔레파시 능력자들은 아예 “타인과 나”의 경계부터 쌓는 걸음마 단계부터 배워야 합니다. 이런 자기파괴적인 능력을 통제하는 것은 곧 생존[제정신으로 살아남는 것]과 직결되고요.

따라서 이들은 선천적으로 통제와 조절에 능하고 조화를 우선시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게 자신이 살아남는 방법이거든요. 에릭이 분노만이 원하는 것을 얻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알고 살아온 것처럼 찰스는 조화만이 생존가능한 유일한 법칙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M_일단 이번 영화에서|less..|
찰스는 엄청나게 운이 좋은 겁니다. 가정환경 자체가 심지어 가장 가까워야 할 어머니조차 타인처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라났거든요. 이건 강력한 텔레파시 사용자에게는 오히려 안정적인 환경을 마련해줬을 겁니다. 그러한 냉정한 성격을 어느 정도 유전적으로 물려받고 있음도 짐작할 수 있고요. 게다가 정서적 부분의 결핍은 동족인 레이븐이 어린시절부터 채워주고 있죠.

그래서 그는 텔레파시 능력자로서 가장 필요한 절제와 통제를 인생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발전시킬 수 있었지요. 1) 부유한 사회지도층이라는 소속 계급 2) 지식인 3) 텔레파시 능력자
 뻔한 그림이 나옵니다.

생각해보면 현실 세계에서 이 친구를 막을 수 있는 건 “본인의 양심” 빼면 아무 것도 없어요. 심지어 워딩턴 집안만 해도 돈으로 세상을 주물럭거릴 수 있는 판에 거기에 정신을 주무를 수 있는 능력까지 갖고 있으니. 얜 세바스찬처럼 뒷공작 펼 필요도 없이 양 나라 수장 머리만 갖고 놀면 끝입니다. 매그니토나 세바스찬 쇼 같은 엄청난 능력자들도 일단 “헬멧”이 있어야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을 정도니 말 다했죠.[그건 그렇고 영화 마지막에 매그니토 헬멧 디자인 감동받았지 말입니다. 엉엉. 아, 흥분하지 말자.] 안 그러면 구도가 안 그려지거든요. 나름 주인공인데 아예 처음부터 능력을 봉쇄당하고 시작하는 겁니다.

사이클롭스의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이 친구는 아예 ‘통제능력’자체가 선천적으로 결핍되어 있는데, 그래서 반대급부로 규칙과 절제를 가장 신봉하는 캐릭터가 되었죠. 이 자식 알고 보면 산도 뚫고 심지어 아다만티움을 파괴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능력자인데다 마음만 먹으면 핵폭발 수준의 파괴력을 발휘할 수도 있는데[다윈이 죽을 때 이게 제일 먼저 생각나더라고요. 몸에서 작은 핵폭발이 일어난 셈. 그건 그렇고 그때 본의아니게 동료 죽여버린 알렉스의 심정을 좀더 다뤄줬더라면 좋았을 텐데] 능력이 너무 출중한 나머지 이야기를 이어가려면 얘도 일단 봉쇄해놓고 시작하지 않으면 안된단 말이죠. 그래서 교수님의 수제자는 교수님과 똑같은 핸디캡을 물려받게 됩니다.

때문에 사실상 이 두 사람은 그리 재미가 없어요. 아니 손발 묶어놓고 시작하는데 어쩌라고. -_-;; 그래서 울버린은 실질적인 주인공인 사이클롭스를 제치고 한 솔로처럼 업계 1위(쿨럭)로 뛰어 오르고 매그니토가 그리도 흥미로운 게지요.

서로 대조적이면서도 보완적인 매그니토와 프로페서 X의 능력을 생각하면, 텔레파시와 염동력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진 그레이는 두 사람의 아이나 마찬가지예요.[그러니까 엑스맨3에서 애 입양하러 간거 맞습니다. 캬캬캬캬.] 그래서 진은 사실상 여신이 되고요[블랙인지 화이트인지는 차치하고 말이죠].

그건 그렇고 X교수가 매그니토를 완성시켰다면 매그니토는 찰스를 불구로 만듦으로써[매그니토가 여자 캐릭들을 다 빼앗아가고 찰스 옆엔 남자 동료들만 남은 건 혹시 이 때문인가…푸핫.] 프로페서 X를 완성시킵니다. 흔한 이야기로 육체가 움직일 수 없으니 정신능력이 더욱 강화되기 마련이고, 그로 인해 화이트퀸보다 살짝 우세에 있던 능력을 타의 추종이 불허할 정도의 강력한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었던 거죠. 즉 찰스는 이미 너무나도 ‘안정’된 상태였기 때문에 거기서 무언가를 결핍시키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변화하거나 움직일 수 없는 캐릭터인 겁니다.

어, 뭔가 무지 진지한 듯 이야기했는데, 그러니까 결론은, 우리 찰스 잘난체 하는 도련님이라고 무시하지 말아요! 이래뵈도 명실상부 이 영화의 히로인인데!![이 말에 이의 거는 사람 나랑 싸웁시다!] 알고 보면 매력도 만땅이라고요! ㅠ.ㅠ 쳇.
에릭이 폭주하면 찰스가 막을 수라도 있죠, 얘가 폭주하면 아무도 못 말려요! 그래서 얘는 그런 거 안 시키는 거라고요, 흑흑흑. [분위기도 좋은데 우리 찰스랑 에릭이랑 합체해서 – 부부는 일심동체 – 온슬로트 만듭시다. 캬캬캬캬캬캬.]

_M#]
 
덧. 꺄아, 주말에 또 보러 가야지. >.<
젠장 캐러비언 4도 안 봤는데, 흑흑. ㅠ.ㅠ

오케이, 이제 “엑스맨 101” 이야기 합시다.

1. 재미 면에서는 1편보다도 낫습니다. 게다가 아무래도 세월이 있으니 세련된 맛이 훨 살아요. 

짜임새가 좋습니다. 이건 각본을 칭찬해야 할 것 같군요. 실제 역사적 배경과도 잘 엮어 놨어요.
전작을 차치하고 그냥 액션영화로 보러 가는 분들도 재미있으실 겁니다. 대머리 농담에서 같이 웃지는 못하겠지만. ^^*
2. 엑스맨의 경우 흑인과, 특히 브라이언 싱어가 투입됐을 때부터 동성애자에 관한 텍스트로 이해되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런 성격이 한층 강화되었습니다.
[#M_여기서부터는 미리니름 만땅|less..|”돌연변이가 자랑스럽다”는 말은 “검은 것이 아름답다”는 구호를 연상시키고
행크가 돌연변이임이 드러난 건 본의아닌 아우팅과 똑같죠.
물론 시대적인 배경(나치를 포함해서)은 아예 노골적이고요.

3. 실제로 이 영화에서 제 2의 주인공은 (이 영화에서는 찰스와 에릭을 하나의 주인공으로 묶는 게 편하니까요) 레이븐입니다. 관객들은 레이븐을 따라가면서 일반적인 뮤턴트들(그리고 사춘기 소녀)의 심리를 이해하고 동조하게 됩니다. 레이븐이 찰스에서 행크를 거쳐 에릭으로 나아가는 과정 자체가 관객들을 설득하는 영화의 전반적인 내용인 거죠.
 
전작과 비교하자면 에릭이 울버린 역을, 레이븐이 로그 역을 맡고 있는 거랄까요. 공교롭게도 그 방향성은 반대지만.

그리고 레이븐의 반캐릭터로서의 행크도 흥미롭습니다. [니콜라스 홀트의 얼굴을 보면서 이 영화에서는 제임스 마스덴 류의 마스크가 빠지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했다죠.] 포커스에서 조금 물러나 있어서 그렇지 살을 제대로만 다루면 레이븐보다 행크에게 더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

4. 그 정도로 캐릭터 분배가 꽤 잘 되어 있습니다. 상대편의 돌연변이들까지도 각자 가진 능력만큼은 확실히 각인시키고 있고요.  

그건 그렇고, 아예 영화를 다른 세계로 놓는다면 알렉스가 스캇 아버지라는 설정이 되나. -_-;;; [내가 형을 낳았….!!! 뭐, 워낙 평행세계가 자주 등장하다 보니 별로 위화감도 안 느껴지네요. -_-;;] 원래 코르세어 이름이 뭐였죠?

5. 찰스와 에릭의 관계는 항상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드는데, 아무래도 영화에서는 찰스가 조금 가볍게 다뤄진 감이 있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찰스와 에릭의 운명을 정반대로 바꿔놓는 이야기죠.

처음 영화가 시작했을 때, 에릭에게는 아무 것도 없었어요. 분노하고 방황하는 영혼이었죠. 그렇지만 영화가 끝났을 때 그는 힘과 능력을 얻고, 지위를 얻고, 자신감을 얻고, 동료들을 얻습니다.
반면에 찰스는 돌연변이임에도 이미 모든 것을 갖고 있는 상태로 시작하지만 희망을 가지고 뛰어든 이번 일에서 그 모든 것을 잃습니다. 가족, 친구, 안정적인 지위, 거기에 신체적 자유까지. 더구나 그는 이제부터 예전의 에릭처럼 세상에서 숨어 살아야 합니다[군식구까지 달고 말이죠.]

따라서 이 영화는 에릭의 비극이기도 하지만 찰스의 비극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매튜 본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애틋한 감정’을 섬세하게 그리는 능력은 약간 부족한 것 같아요. 사실 마지막 바닷가 장면을 훨씬 비참하게 그려낼 수 있었거든요. 에릭이 엮여 있는 ‘분노’ 섞인 강렬한 장면들은 좋은데 순수하게 정신계열인 찰스 쪽의 감성적인 부분은…. 으음, 조금 아쉬워라. 여자 꼬시는 찰스는 그렇게 생생하게 그려놓고 말입니다.  ^^*

에릭의 말이 맞아요. 찰스의 긍정적인 사고는 어느 정도 텔레파시 능력자의 오만함에서 오는 게 맞죠. 일생동안 다른 사람들을 조종하면서 살아왔으니까요. 그건 다른 이들을 계몽시켜야 한다는 지식인의 오만과도 결부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매그니토를 완성시킨 것도 찰스고, 생각해보면 찰스는 에릭보다도 훨씬 무서운 폭탄이죠.  

6. 바닷가에서
“자기가 파드메 목졸라 놓고 애먼 오비완 탓한다.”와 똑같은 구도 보면서 즐거워한 건 저 뿐입니까, 크하하하핫. 그래도 에릭은 아나킨처럼 찌질하진 않으니 좋더군요. ㅠ.ㅠ 게다가 일단 연기 수준이 달라, 아흑. ㅠ.ㅠ

사실 찰스의 대사가 좀 세기도 했는데 그 전에 실제로 에릭은 찰스를 동전으로 죽인 거나 마찬가지니까요. [이 영화에서도 맥커보이 괴롭히기 공식은 유효합니다. 푸하핫] 아, 저 솔직히 쇼의 최후가 정말 끝내주게 좋았는데 그 뒤에 찰스의 후유증을 제대로 안 보여줘서 슬펐어요. ㅠ.ㅠ

7. 케빈 베이컨 님. ㅠ.ㅠ
이 영화의 뛰어난 점 중 하나가 악당이 제대로예요. 엉엉. 미안한 말이지만 헬멧 썼을 때에도 마이클보다 멋져. ㅠ.ㅠ 아주 잘난척에 약간의 천박함이 섞여 있는데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아요, 오오, 케빈 베이컨 님. ㅠ.ㅠ
흠, 그런데 세바스찬은 다른 돌연변이들처럼 선천성이 아니라 후천성인 겁니까? -_-;;; 이건 좀 고민해봐야겠군요.

8. 마이클 씨 멋지더군요. 어쩐지 ‘제인 에어’를 보고 싶더라니. ㅠ.ㅠ 연기도 연기인데다 목소리는 게다가 왜 그리 좋은 건가요. 아악. 제임스는 여전히 키가 작지만 발음이, 오오, 발음이. ㅠ.ㅠ 이 친구야, 그대 눈 색깔이나 돌연변이 몇 번인지 말해보라우. ㅠ.ㅠ 자신감 넘치고 깐죽대는 제임스도 좋고, 눈물 글썽글썽한 제임스도 좋아요, 오오.

9. 밑에서도 말했지만 울버린의 “어제의 명대사” 이후 둘이서 가차없이 등돌려 호텔로 직행하는 팬픽 나온다는 데 천원 겁니다.
거기다 계단에 둘이 앉아 있을 때 제임스 다리 포즈 어쩔 거야. 제임스, 이 마물! ㅠ.ㅠ

10. 후속편 만들어줘요, 후속편. 엄마야, 너무 좋잖아요. ㅠ,ㅠ
일해야 하는데 또 보러가고 싶어요, 엉엉엉.

_M#]


아, 뭔가 이거 말고도 하고 싶은 말이 잔뜩 있었는데. 쓰다보니 막 까먹게 되네요.
보고 온 분들 우리 같이 불타 올라요. ㅠ.ㅠ 이게 정말 얼마 만인가.
사실 엑스맨은 제가 처음으로 적극적으로 인터넷 뒤져 팬질하게 한 놈이라 애정이 각별하거든요, 흑흑흑.

덧. 원래 엑스맨 팀이 모순을 기반으로 하지만.
생각해보니 자비에는 인간의 기준으로 장애인이고 사이클롭스는 뮤턴트의 기준으로 장애인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