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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체스

“어린 시절 랜즈먼은 동성애자가 아닌 이상 남자 둘 사이에 존재하는 깊은 골을 채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체스 뿐임을 깨달았다.”
– “유대인 경찰연합” 중에서

가끔 서양인들의 체스에 대한 집착이 반복될 때마다 참 유난을 떤다고 말해주고 싶은 기분이 들지만 타이밍이 타이밍인지라 심각한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보자마자 절로 웃음을 터트리고 만 구절.

미안해요, 교수님. 미안해요, 자석영감님. 저걸 읽자마자 그대들이 마주보며 체스 두는 모습이 떠오르지 뭡니까.

아, 한 가지 더

에릭이 물질/현실/실재를 담당하고

찰스가 정신/보이지 않는 것/이상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같은 텔레파시 능력자지만 에마는[쇼=에릭 진영]
“존재하지 않는것을 존재하는 듯 보이게”하는 능력을 선보인 반면
찰스는 “이미 존재하는 것을 존재하지 않는 듯 감추는” 능력을 보여줬다는 게 흥미롭지 않습니까?
찰스의 능력이 에마보다 한수 위라는 걸 간명하게, 대조적인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의 모순점을 생각하게 만들어요.
일단 일반인의 정상적인 사고방식과는 다르게 생각하고 움직인다는 점.
보통 환각이라고 하면 에마처럼 없는 것처럼 만들어서 보여준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니까요.
찰스는 훨씬 많은 노고를 들여서 그 인식을 반대로 비틀고 있죠.
그리고 상대방의 지각능력을 조종하는데 그게 적극적이 아니라 소극적인 방식이라는 점.
외부의 시각에 대해 배경은 그대로 남기고 사람들(그것도 우리 진영)만 지운다는 것 자체가 의미심장하달까요.
음지에서 활약하는 X맨의 취지와도 부합하고.
그건 그렇고 이 자식  대체 할 수 없는 게 뭐냐.
마음만 먹으면 에마처럼 공격도 가능할 텐데 끝까지 그건 거부하고 있네. ㅠ.ㅠ
덧. 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생각난 영어 팬픽 하나. 짧은데 분위기가 멋집니다. 크흑.  
Ghost – 찰스네 학교가 인간들한테 공격받고 찰스는 행방불명이 되었는데 말이죠….
 

뭐, 여러 번 토의된 바지만

찰스 까지 마요. ㅠ.ㅠ

그러니까 찰스가 대책없는 이상주의인 건 그 친구가 ‘텔레파스’이기 때문이라고요.

솔직히 말해서 인간의 “감춰진” 추악한 면에 대해서라면 찰스가 한 수 위지요.
상대방이 아무리 겉으론 싱글싱글 웃고 있어도 속으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충 알고 있단 말입니다. 거기다 이 녀석 상류층 애라고요. 그 바닥에서 벌어지는 정치/마인드 게임이야 원체 익숙할 텐데요.
그런데 이 루트에서는 에릭처럼 몸으로 겪고 감정상으로 삐뚤어진 ‘격렬한’ 애가 나올 수가 없어요.
소위 제일 짜증나고 사람 열받게 하는 ‘냉소주의자’가 탄생하게 되어 있습니다.
“내면을 들여다보면 개나 소나 다 그게 그거”인 거죠.
[이런 놈은 귀찮아서 원래 잘 안 움직이지만 한번 폭주하면 “우리편 남의편 그게 뭐임?  다 필요없으니 걍 싸그리 죽어버려!!”라는 싸이코패스가 됩니다. 괜히 다크 버전 프로페서X가 무서운 게 아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이 친구는 냉소주의자 루트를 안 타고
[지난번에도 말했듯이 계몽주의/인본주의 노선을 타면서]
“인간이나 뮤턴트나 어차피 다 똑같은 것들인데, 뭘. 알고 보면 다 나름대로 좋은 점도 있고 괴로운 점도 있는거지.”
라는 긍정적 방향으로 가게 된 겁니다.
유전학이라는 학문도 그래요.
자신의 다름을 연구하기 위해 인간의 유전자를 공부하고 해답을 찾으려고 애쓰지만
다른 것은 오직 돌연변이 유전자 엑스 뿐, 심리 또는 정신적인 면에서는 (뮤턴트고 인간이고) 수많은 개체들이 모두 다르면서도 큰 틀에서 보자면 다 똑같거든요. 유전학자의 눈으로 보자면 바에서 만난 양쪽 눈 색깔이 다른 아가씨나 레이븐이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기본은 같은 거나 마찬가지인 겁니다. 그의 목표는 그 간극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줄여나가는 거고요. 정확히 말해 그는 자신의 특성이 그렇듯이, ‘세상’을 바꾸기보다 ‘사람들의 정신/사고방식’을 바꾸길 원합니다.
게다가 찰스는 극단주의자도 아닌걸요. 늘 중도와 균형을 찾아내려는 사람이란 말입니다.
아무리 사악한 인간도 마음 한구석에는 어딘가 좋은 면이 있고
[제가 찰스가 에릭한테 하는 “good in you”라는 대사에서 뒤집어졌다고 말했던가요? 엄마야, 저것을 루크가 베이더를 꼬실 때 하던 대사가 아닌가!! 푸핫핫! 하지만 그래봤자 아버지는 아들을 배신 때리고 황제한테 데려갔을 뿐이고. ㅠ.ㅠ]
그것을 단지 이론적으로 상상할 수 밖에 없는 평범한 인간들과 달리
텔레파시 능력자인 찰스는 [에릭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 부분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게 큽니다.
거기 분명히 있고, 뻔히 자기 눈에 보이는데 그걸 무시하고 나아갈 수가 없는 겁니다.
차라리 모르는 게 낫지, 이미 아는 걸 어쩌라고요.
이건 에릭이 자신이 겪은 일들을 무시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아놔, 찰스 이야기를 쓰다 보니 에릭이 불쌍하다는 게 더 절절하게 느껴지네. 가엾은 에릭. ㅠ.ㅠ]
찰스가 가장 욕을 먹는 부분은 레이븐에 대한 태도인데
우스운 건 그게 돌연변이고 뭐고를 떠나 정상적인 ‘남자들’의 반응이라는 겁니다.
[레이븐이 벗고 나타났을 때야 당연히 ‘여동생’이라고 부르는 애가 홀딱 벗고 나타났으니 깨는 거고. 게다가 예절을 중시하는 녀석이니]
레이븐에게 성적인 관심이 없다고 화제를 돌리면서도 실제로는 매우 성적으로 정직하게 반응하고 있는 거죠. 행크의 발을 보고는 멋지다고 하는 주제에 말이죠. 완전 비교되지 않습니까? 이 자식 남자는 어떻게 생기든 상관 없는 겁니다. 으익.
솔직히 그건 누가 봐도[특히 여자 입장에서는] 욕 먹어도 쌉니다. 캬캬캬캬캬캬. 뭐, 첫장면이 여자 꼬시는 장면으로 시작되다보니 매우 어울리는 성격이기도 하고. ^^*
[인류애는 극복해도 여성관은 극복할 수 없다는 매우 현실적인 예 되시겠습니다. 여성들이여 궐기하라! 마틴 루터 킹이 여자관계 문란했다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괜히 안 하려는 게 아닙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그래서 이안 경은 레베카 양이 옆에 홀딱 벗고 서 있어도 아무 반응도….쿨럭. ]
음, 그건 그렇고 빨리 여기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되겠어요.
큰일이네. ㅠ.ㅠ
누가 옛날처럼 동맹 홈이라도 만들어주지 않으려나요. 흑흑. 그럼 거기서 달릴텐데. 아흑.
요즘엔 확실히 따로따로 놀다보니 동맹배너도 안나오네요.
 

진정 개미지옥이로다

1. 오오, 크레딧에 애들 나이가 나온다는 정보를 입수했어요.

어린 찰스가 12살이고 성인 찰스는 24살이래요!
흠, 이상타. 분명 어린 찰스가 나올 때에도 1944년 뉴욕이라는 메시지가 떴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아, 확인 차 한번 더 보러 가 버릴까. ㅠ.ㅠ
뭐, 어쨌든 확실히 그 나이가 훨씬 잘 맞긴 합니다. 찰스의 이상주의는 딱 20대 중반의 청년에게 어울리거든요. ^^*
2. 인터뷰를 몇 개 보니 마이클이랑 제임스랑 진짜 귀엽게 노네요.
마이클은 중후한 맛이라도 있는데 제임스는 촐랑거리는게 진짜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캬캬캬캬캬. 게다가 제임스는 스킨십도 무지 좋아해!
아, 그러고보니 얘네들 나이가 딱 내 나이대지. 쿨럭.
엄마야아. ㅠ.ㅠ 우린 늙었어.
근데 이거 대체 무슨 노래길래 저리 좋아하나요. 오호, 마이클 노래 잘 부르네요. 역시 목소리가 좋아야.
오, 가사로 노래 찾았음다. 흠. 꽤 역사가 깊은 노래인 듯 하군요.  게다가 가사가 의미심장해!!! http://www.youtube.com/watch?v=HmL3m2zcoOI 와, 내가 이짓까지 하고 있다니!
….진짜 둘이 잘 논다. ㅠ.ㅠ 제임스랑 베네딕트 씨랑 노는 것도 한번 보고 싶네요. 그 친구들도 엄청 재미있게 놀 것 같아요.
3. 그러고보니 영화 속에서 찰스에게 참 우스꽝스러운 – 생기다 만 – 구레나룻이 있었던 것 같은데, 푸핫. 그게 거슬리지 않다니 제임스 대단해!
4. 세상엔 능력자들이 참 많지 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세트로 만들어진 찰스 포스터는 파일 크기가 넘 작아서..ㅠ.ㅠ 흑흑, 누구 찰스 포스터 큰 거 발견하신 분?
사용자 삽입 이미지그래서 X교수님은 미흡하나마 이 그림으로 대체. ^^* 그림으로 그려놓으니 영감님들과 닮은 구석들이 더 많아 보이지 말입니다.
5. 사람들이 다들 최고의 명장면이라 말하는 바로 그 장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출처는 모두 텀블러임닷.
6. 그건 그렇고, 이 영화 엑스맨 1, 2에 비하면 참 ‘건전’하지 않나요? 뭔가 아주 건전하고 반듯한 (밝다고 하면 어폐가 좀 있으려나) 느낌이에요. 아직 인간과 뮤턴트, 뮤턴트들끼리의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되지 않아서 그런가. 이제 둘이 갈라섰으니 앞으로 더 많이 어두워지려나요? 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