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까지 마요. ㅠ.ㅠ
그러니까 찰스가 대책없는 이상주의인 건 그 친구가 ‘텔레파스’이기 때문이라고요.
솔직히 말해서 인간의 “감춰진” 추악한 면에 대해서라면 찰스가 한 수 위지요.
상대방이 아무리 겉으론 싱글싱글 웃고 있어도 속으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충 알고 있단 말입니다. 거기다 이 녀석 상류층 애라고요. 그 바닥에서 벌어지는 정치/마인드 게임이야 원체 익숙할 텐데요.
그런데 이 루트에서는 에릭처럼 몸으로 겪고 감정상으로 삐뚤어진 ‘격렬한’ 애가 나올 수가 없어요.
소위 제일 짜증나고 사람 열받게 하는 ‘냉소주의자’가 탄생하게 되어 있습니다.
“내면을 들여다보면 개나 소나 다 그게 그거”인 거죠.
[이런 놈은 귀찮아서 원래 잘 안 움직이지만 한번 폭주하면 “우리편 남의편 그게 뭐임? 다 필요없으니 걍 싸그리 죽어버려!!”라는 싸이코패스가 됩니다. 괜히 다크 버전 프로페서X가 무서운 게 아니어요.]
그런데 놀랍게도 이 친구는 냉소주의자 루트를 안 타고
[지난번에도 말했듯이 계몽주의/인본주의 노선을 타면서]
“인간이나 뮤턴트나 어차피 다 똑같은 것들인데, 뭘. 알고 보면 다 나름대로 좋은 점도 있고 괴로운 점도 있는거지.”
라는 긍정적 방향으로 가게 된 겁니다.
유전학이라는 학문도 그래요.
자신의 다름을 연구하기 위해 인간의 유전자를 공부하고 해답을 찾으려고 애쓰지만
다른 것은 오직 돌연변이 유전자 엑스 뿐, 심리 또는 정신적인 면에서는 (뮤턴트고 인간이고) 수많은 개체들이 모두 다르면서도 큰 틀에서 보자면 다 똑같거든요. 유전학자의 눈으로 보자면 바에서 만난 양쪽 눈 색깔이 다른 아가씨나 레이븐이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기본은 같은 거나 마찬가지인 겁니다. 그의 목표는 그 간극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줄여나가는 거고요. 정확히 말해 그는 자신의 특성이 그렇듯이, ‘세상’을 바꾸기보다 ‘사람들의 정신/사고방식’을 바꾸길 원합니다.
게다가 찰스는 극단주의자도 아닌걸요. 늘 중도와 균형을 찾아내려는 사람이란 말입니다.
아무리 사악한 인간도 마음 한구석에는 어딘가 좋은 면이 있고
[제가 찰스가 에릭한테 하는 “good in you”라는 대사에서 뒤집어졌다고 말했던가요? 엄마야, 저것을 루크가 베이더를 꼬실 때 하던 대사가 아닌가!! 푸핫핫! 하지만 그래봤자 아버지는 아들을 배신 때리고 황제한테 데려갔을 뿐이고. ㅠ.ㅠ]
그것을 단지 이론적으로 상상할 수 밖에 없는 평범한 인간들과 달리
텔레파시 능력자인 찰스는 [에릭에게 그랬던 것처럼] 그 부분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게 큽니다.
거기 분명히 있고, 뻔히 자기 눈에 보이는데 그걸 무시하고 나아갈 수가 없는 겁니다.
차라리 모르는 게 낫지, 이미 아는 걸 어쩌라고요.
이건 에릭이 자신이 겪은 일들을 무시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아놔, 찰스 이야기를 쓰다 보니 에릭이 불쌍하다는 게 더 절절하게 느껴지네. 가엾은 에릭. ㅠ.ㅠ]
찰스가 가장 욕을 먹는 부분은 레이븐에 대한 태도인데
우스운 건 그게 돌연변이고 뭐고를 떠나 정상적인 ‘남자들’의 반응이라는 겁니다.
[레이븐이 벗고 나타났을 때야 당연히 ‘여동생’이라고 부르는 애가 홀딱 벗고 나타났으니 깨는 거고. 게다가 예절을 중시하는 녀석이니]
레이븐에게 성적인 관심이 없다고 화제를 돌리면서도 실제로는 매우 성적으로 정직하게 반응하고 있는 거죠. 행크의 발을 보고는 멋지다고 하는 주제에 말이죠. 완전 비교되지 않습니까? 이 자식 남자는 어떻게 생기든 상관 없는 겁니다. 으익.
솔직히 그건 누가 봐도[특히 여자 입장에서는] 욕 먹어도 쌉니다. 캬캬캬캬캬캬. 뭐, 첫장면이 여자 꼬시는 장면으로 시작되다보니 매우 어울리는 성격이기도 하고. ^^*
[인류애는 극복해도 여성관은 극복할 수 없다는 매우 현실적인 예 되시겠습니다. 여성들이여 궐기하라! 마틴 루터 킹이 여자관계 문란했다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괜히 안 하려는 게 아닙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그래서 이안 경은 레베카 양이 옆에 홀딱 벗고 서 있어도 아무 반응도….쿨럭. ]
음, 그건 그렇고 빨리 여기서 벗어나지 않으면 안되겠어요.
큰일이네. ㅠ.ㅠ
누가 옛날처럼 동맹 홈이라도 만들어주지 않으려나요. 흑흑. 그럼 거기서 달릴텐데. 아흑.
요즘엔 확실히 따로따로 놀다보니 동맹배너도 안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