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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각기동대 SAC 16화

공각기동대 TV판을 구하게 될 때마다, 그리고 그 것을 볼 때마다 항상 좋아하는 캐릭들을 보며, 무섭도록 치밀하게 돌아가는 스토리를 보며, 한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도 못할 정도로 설레하면서도 마음 속 한 구석에서 씁쓸함을 느낀다.

2기에서 다루는 난민 문제를 들여다보면, 조금만 귀를 기울여봐도 금방 그 난민이 어디서 온 인간들인지 알수 있다. 반도에 들어선 통일 정부와 계속되는 내전. 이 곳이 어느 국가를 가리키고 있는 지 모르는 이들은 아무도 없으리라. 그들을 지원하러 간 것은 자위대이고 난민들은 끊임없이 일본으로 들어와 정치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_-;;; 그들은 폭탄 테러도 일으키고, 암살 시도도 했으며 16화에서는 과거에 진실을 알지도 못한 채 반일 시위를 벌이는 모습이 잠시 나온다.
 


노골적으로 보여지는 반미 의식. 2기에 나타난 총리는 아직도 2차 대전 이후의 법률에 묶여 있고 미국의 손아귀에서 꼼짝도 못하는 일본이 미국과 대등한 자리에 앉기를 바란다. 왜 그러지 않겠는가? 일본은 아시아의 미국이며, 최고의 전뇌 기술을 지니고 있고 다른 국가들의 정치, 전쟁에 개입하고 있는걸. 그렇다면 미제국(아래 캡쳐를 보시길, imperial Americana 정말 노골적이 아닌가]에게 쩔쩔맬 필요가 없이, 당당하게 나서도 싶다! 그들과 어깨를 겨루고 싶다! 일본인의 눈으로 본다면 너무나도 당연한 시각, 나라도 이해할 수 있는 사고 방식이다.



미국의 매니아 층에서는 – 아니 심지어 평론가 층도 – 공각 기동대[TV 판이든 극장판이든]를 숭배한다. 세일러 문은 서양 아이들의 책가방을 세일러 봅으로 물들였고 빅오는 1기 이후, 미국 팬들의 성화로 카툰 네트워크에서 2기를 만들 자금을 지원했다고 한다. [아, 이 애니 정말 멋지지..ㅠ.ㅠ]
미국 애들은[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저러한 애니를 보고, 저렇나 일본인의 사고 방식을 배우고 거기에 동정심을 느끼고 이해심을 기른다. 일본 애들은 헐리우드 영화를 보고 서양 아이들의 사고방식을 배우고 생활방식을 배우고 자기들의 것으로 만든다.

우리는 헐리우드 영화를 보고 일본 애니를 보고 [비록 소수이긴 하지만 불행히도 강력한 모임을 이루고 있는] 그들에게 물들어간다. 우리 영화가 헐리우드 영화를 젖히고 우리 나름대로의 길을 만들어 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그 효과가 나타난 것은 겨우 10년 남짓부터. 우리 애니가 자신만의 방향성을 가지려고 한 후, 벌써 세월이 꽤 오래 흘렀다. 우리는 거기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과연? 환경문제 따위, 디즈니나 지브리의 스타일을 따라가려는 시도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앞으로도 계속 생겨날까? “국산 영화를 미쳤다고 돈 주고 극장으로 보러가냐?”라는 말을 듣지 않게 된것은 정말로 몇년 전이다. 과연 언젠가 우리도 “어린애들이나 보는 애니를 돈 내고 극장으로 보러간단 말야?” 나, “울 나라 애니는 정말 스토리도 작화도 연출도 엉망야!”라는 말을 하지 않게 될까?

덧. 우아아아아아, 토구사아~~~~!! 아무리 작화가 망가져도…….. 너무 멋져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