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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고집

일종의 고집, 아니 나쁜 말이긴 하지만 오히려 약간의 우월감이라고 부르는 편이 정확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가끔씩 스타워즈와 관련해 몇 가지 글을 보면 뭐라고 말하고 싶어집니다.

1. 티모시 잰의 스론 3부작을 에피 7,8,9라고 부르는 사람들.
– 티모시 잰의 소설이 우리나라에서 한글로 출판된 유일한 외전이기는 하지만서도, 어째서 이 놈이 7,8,9라고 부를 정도가 된 겁니까. -_-;;;;
티모시 잰은 ‘인물’에 있어서는 확실히 탁월한 결과를 일궈 냈습니다. 타로드도, 스론도, 마라도 상당히 매력적인 인물이지요. 스토리 역시, 오히려 오리지널 영화가 무색할 정도로 여러 개의 라인을 동시에 따라가는 복잡성을 보이고 있습니다[뭐, 원래 SF 환타지 프로 작가니 그렇겠지만]…..만, 루카스 씨가 직접 만든 놈 이외에는 에피소트 OOO라고 부를 수 없다는 게 저의 지론입니다. 즉, 스타워즈 시리즈는 소설이 아니라 시나리오/영화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에피 7,8,9가 존재하는 것은 루카스 씨가 영화를 만든 후에나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잰 씨에 대해 감정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네 놈이 감히 루크를 결혼시켜서 애까지 낳게 만들어???????????????????” 일까요. -_-;;;;;;;;;; 수많은 외전 작가들이 루크에게 여자 파트너를 만들어주었다가 역시 감히 루크를 건드리지 못하고 ‘일시적인 동경’이라든가, ‘정신적 파트너’라든가, ‘영적 존재’로 끝냈는데………말입니다. 마라를 꽤나 좋아하긴 하지만, 그게 루크의 파트너가 될 자격을 주는 건 아닙니다. 아니, 그것보다도, 루크는 쓸쓸하게 홀로 죽어가야 하는 가장 비극적인 인물이란 말입니다. -_-;;; 연애는 무슨? 게다가 벤 스카이워커라니 장난하냐. T.T

2. 에피 4,5,6 촌스러워서 못 보겠다.
– 나야말로 에피 1,2, 촌스러워서 못 보겠다. -_-;;;
사실 기술에 있어서는 에피 1,2가 탁월하긴 합니다. 광선검 결투 장면, 음향효과, 뛰어나지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30년 전 영화보다 스토리가 떨어지는 건 좀 용서가 안 됩니다 [에피 4의 경우 ‘스토리’라고 부를 만한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단순무식하다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진대, 차라리 이 놈이 에피 1보나 나으니 어쩌란 말이오오!!!!]
아무래도 아날로그 세대라 그런지, 저는 에피 1을 보고 기겁을 했더랬습니다. 이건 “애니메이션”이냐? 라고 한숨을 늘어놓을 정도로 말이죠. ‘기술’이 뛰어나다고 해서 ‘현실감’이 배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에피 4,5,6쪽이 에피 1,2,보다 훨씬 ‘진짜’로 보이거든요. 아는 사람들과 자주 하는 이야기지만 에피 1,2는 거의 감독의 장난에 가까운 에피 4,5,6에 대한 팬픽입니다. 뭐 간혹 원작보다 뛰어날 정도의 팬픽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겉만 번지르르하게 닦아놓고 더 훌륭하다고 부를 수는 없지요. [그러니 루카스 씨, 당신이 감독만 안 맡으면 되거던?????? 하기야, 당신이 감독을 하니 이 정도로 욕이나마 할 수 있지 다른 감독이었더라면 그 심정을 알기에 닦달도 못했겠구만.]

영화는 순서대로 봐야한다고 에피 1,2 다음이 4,5,6이라고 빠득빠득 우기는 인간들, 제발 prequel이라는 단어를 영어사전에서 찾아봐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앞 이야기”가 “속편”이 될 수 없다고 대체 누가 그래?????

덧. 저도 정말로 편협한 인간입니다……..쿨럭
덧2. 사실상 아직도 에피 4,5,6보다는 스타워즈 1,2,3편이 더 편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