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음, 이번 화는 좀 애매하군요. 제목이 피너츠에서 따 온 거라 “좋아, 라이너스는 누구고 찰리 브라운은 누구냐1!!”라고 즐겁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뚜껑을 열어두고 보니 호박 대왕부터 헷갈리는…-_-;;;
일단 차근차근 이야기해봅시다. [언제나 그렇듯 미리니름]
1. 새로운 천사 우리엘이 등장했습니다.
인간을 “하등생물”로 본다는 점에서 매우 마음에 듭니다. 특권의식에 젖어있는 천사라니, 아주 좋아요. 덕분에 악마와 제대로 대칭을 이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카스티엘이 등장했을 때 저는 카스티엘이 이 역을 맡아주길 바랐습니다만, 대립하는 다른 천사가 있으니 카스티엘 군은 딘쪽으로 돌아도 괜찮겠군요. 그렇지만 아무리 딘에게 동정을 느낀다고 해도 천사로서의 정체성은 잃지 말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흑.
2. 샘이 천사들의 본질을 어느 정도 깨달았습니다. 이제 샘은 딘을 제외하고는 사면초가 상태로 고립되었습니다. 악마의 피가 흐르고 있지만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고 있으며, 자신이 옳다고 믿고 있고 그러니 도움을 받을 것이라 기대했던 천사측도 자신을 귀찮은 적으로 보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지요. 앞으로 카스티엘이라는 변수가 남아있긴 한데 어쨌든 현실을 더욱 직시하게 되었고, 희망의 대상이었던 천사가 오히려 절망을 주고 그의 반항심을 증폭시켜 어두운 쪽으로 등을 떠밀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입심 좋은 악마가 나와서 말빨로 샘을 꼬이면 아주 적절할텐데요. 예를 들자면 우리 황제님 같은….쿨럭]
3. 카스티엘과 딘 사이에 우정 비슷한 게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꺄아아아앙 >.<
흠흠, 사실 이런 말을 하려던건 아니고, 카스티엘은 딘이 신의 시험에 들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번 화는 샘이 주인공일 거라는 기대를 무참히 짓밟고 오히려 딘이 커다란 그림에서 생각보다 중요한 장기말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심지어 딘은 천사들에게 자신의 존재 자체를 담보삼아 협박하기조차 했지요.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하는데, 제작진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딘이 인기를 모은 것은 그가 ‘희생’하는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팬들이 딘에게 동조한 것은 그가 밝은 모습 뒤에 말 못할 상처를 안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씩씩하고 강인한 척 자신의 상처를 두번 긋고 세번 긋고 피를 철철 흘리며 휘청거릴망정 동생이자 주인공인 샘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보듬고 뒤를 보살펴주기 때문입니다. 2시즌에서 자기들 입으로 스스로 말했듯이, 딘은 “자기희생”으로 먹고 사는 캐릭터예요.
그런데 이 시점에서 딘에게 그보다 더 큰 역할, ‘독립적인’ 역할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비중이 높아져도 딘은 종속적인 캐릭터예요. 샘은 극 중에 혼자 서도 딘은 혼자 설 수 없습니다. 게다가 딘이 최후의 순간에 선택을 해야한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잖습니까. “전쟁의 상황이 왔을 때”라는 카스티엘의 대사는 딘이 샘의 맞은편, 군대의 선봉장에 서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는데, 딘은 당연히 그 시험에 실패해야 합니다. 제발 실패하게 해 줘요, 젠장. 딘한테 리더의 자질을 주면 안 된다고요.
‘갈등’의 씨앗을 뿌려놓고 안달하게 만들기에 샘보다 딘이 훨씬 편한 캐릭터라는 건 이해하지만, 제작진은 너무 쉬운 길을 택하고 있습니다. 수퍼내추럴이 정말로 전쟁에 돌입하게 될 경우 평범한 인간에 지나지 않는 딘을 겉돌지 않게 하기 위해 샘과 동등한 능력치[??]를 주려고 노력하는 것도 알겠어요. 그렇지만 본질을 흐트러뜨리지만은 말아주세요. 엉엉엉. 천사가 개입한 상황에서 좀 늦긴 했지만 그래도 딘은 ‘자기 일’이 아니라 ‘동생 일’ 때문에 불쌍해야 하는 애라고요. 카메라가 그 친구에게서 약간 빗겨나 있기 때문에 더욱 가슴 아픈 애란 말입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역시 천사들이 딘을 이용해먹을 대로 이용해 먹은 다음에 뻥!하고 차버리는 겁니다만. [네, 이것이 바로 제 애정의 본질. ㅠ.ㅠ]
다시 말하지만 샘이 멀더 요원이고, 딘이 스컬리 요원입니다. [루크와 한 솔로는 물 건너 간 지 오래죠.] 아무리 멀더에게 “당신이 인생 말아먹은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알아, 이 바보 같은 삽질마왕아!!!!”라고 투덜거려도 외계인을 쫓아다니며 극을 이끄는 건 멀더의 몫입니다. 스컬리는 멀더한테 인생 잘못 말려서 건강 잃어, 가족 잃어, 경력 잃어, 깨질 대로 깨지면서도 애정 하나로 버텨나가는 거고요.
[#M_길어져서 접습니다|닫아주세요|4. 할로윈 특집인데 딘이 안 먹고 넘어갈 리가 없지요. 사탕과 초콜릿을 엄청나게 먹어치우고 거북해 하는 딘 윈체스터 군 되겠습니다. 으하하핫.
5. 천사를 만나자마자 강아지 눈을 하고 악수를 청하는 새미를 빤히 쳐다보다 결국 손을 내밀어주는 친절한 카스티엘 씨 ^^* 크흑, 순진해서 모질지 못하셔요. ㅠ.ㅠ
오늘은 사흘 밤낮을 꼬박 일했건만 도저히 혼자서 일을 다 처리하지 못해 좀 도와달라고 전문가를 끌고 왔습니다. 아아, 카스티엘 씨 너무 좋지 말입니다. ㅠ.ㅠ 저 머리랑 수염이랑 피곤에 찌든 눈빛이랑 넥타이랑 바바리의 조화가….엉엉엉
6. 세상 살기…참 힘들다. 그치?
7. 이 아저씨도 분명히 많이 본 얼굴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