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녀석의 요청대로, 수퍼내추럴 크리스마스 기념 포스팅입니다. ^^ 이번 곡은 수퍼내추럴 3시즌 8화 “무지막지 괴상한 크리스마스(Very Supernatural Christmas)”의 가장 마지막 장면에 삽입된 “작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입니다. 수퍼내추럴 본편에는 로즈메리 클루니(Rosemary Clooney)의 여성 버전이 삽입되었습니다만, 유튜브의 팬비디오 용자는 가장 유명한 프랭크 시내트라 버전을 이용했군요. 참고로 이 노래를 최초로 부른 사람은 주디 갈란드로, 1944년 MGM의 뮤지컬 영화 “세인트루이스에서 만나요”에 삽입된 곡이라고 합니다.
[#M_가사를 보시려면…|닫아주세요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 by Frank Sinatra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
Let your heart be light
From now on,
our troubles will be out of sight
작지만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홀가분한 마음으로 즐기세요.
이제부터
우리의 모든 근심걱정도 사라질 테니까요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
Make the Yule-tide gay,
From now on,
our troubles will be miles away.
소박하지만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행복한 명절 되세요.
이제부터
우리의 모든 근심걱정도 멀리 사라질 테니까요.
Here we are as in olden days,
Happy golden days of yore.
Faithful friends who are dear to us
Gather near to us once more.
그 옛날 옛 시절처럼 우리 함께 모여
행복했던 황금빛 그 때 그 시절처럼
소중하고 믿음직한 우리 친구들 모두
다시 한번 여기 이렇게 모였어요.
Through the years
We all will be together,
If the Fates allow
Hang a shining star upon the highest bough.
And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 now.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우리는 언제나 함께할 거예요.
운명이 허락하기만 한다면
크리스마스 트리 꼭대기에 빛나는 별을 걸어요
그리고 이제 작지만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즐기도록 해요.
_M#]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는 개인적으로 탑 3 에피소드 중 하나로 꼽는 녀석입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구성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뒤틀린 유머로 가득한 본편의 크리스마스 스토리가 끝장으로 제 취향이거든요. [여러가지 면에서 4시즌 5화 “몬스터 무비”는 이 에피소드와 쌍둥이 격입니다.] 크리에이터인 크립키도 말했듯이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크리스마스에 스페셜 버전으로 방영하는 주제에 붉은 피로 번들거리는 옷을 입은 이교도 산타클로스와 지하실의 갈고리와 인간 제물이라니, 이런 유머감각은 언제라도 환영입니다. 아니, 늘 이런 식이라면 더더욱 환영이고요. >.< 솔직히 이거 보면서 용케 방영했다 싶었는데, 크립키도 그 말을 하더군요. 방영 못하게 하면 뒤집어 엎을 생각이었다고. ^^* 하지만 이런 부분이 바로 수퍼내추럴의 본질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화는 정말 골고루 모든 요소를 다 집어넣은 셈입니다. 시의적절한 소재, 유머, 호러, 시청자들이, 특히 누님들이 간절해 마지 않는 눈물 글썽거리게 하는 형제애까지, 나무랄 데가 없어요.
물론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목걸이에 얽힌 이야기는 좀 많이 허술합니다. 떡밥 던져놓고 어떻게 수습할까 2년을 고민하더니 고작 이거냐!!!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요. 게다가 샘, 이 녀석아, 그거 바비 아저씨가 아빠 드리라고 준 선물이잖아!!! 네 맘대로 형 줘도 되는 거냐!!! 제기랄, 심지어 여기서도 망상하기 시작하면 별별 스토리 다 짜낼 수 있구만, 쿨럭.
하지만 목걸이 부분을 제외하면 크리스마스와 얽힌 이야기는 괜찮았어요. 샘이 사실을 깨닫는 시기가 생각보다 빨라서 외외다 싶긴 했지만 말입니다. 저 때의 샘은 아무리 봐도 8살이라기보다는 10살은 되어 보이거든요. 15년 전의 장면이 탐탁치 않은 또 한 가지 이유는 어린 딘을 맡은 리지의 어색함 때문입니다. 그러나 팬의 콩깍지 쓰인 눈으로 보자면 그 어색함은 “사춘기 소년 특유의 어색함”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설정상 1991년 크리스마스는 딘이 13살 생일을 앞두고 있는 때고 이 나이의 소년들은 팔다리를 움직이는 것도 뻣뻣해보일 정도로 어색함이 잔뜩 배어있잖습니까.[음, 이거 뭐라 표현하기가 힘든데 저로서는 ‘어색함’말고 다른 단어가 생각이 안나는군요. 어쨌든 제 평소 어휘는 이렇습니다만.] 그런 점에서는 오히려 리지의 이런 선택을 탁월한 것으로 볼 수도 있지요.
그러나 뭐가 어찌됐든 이 장면은 칭찬할만 합니다.
샘이 내민 선물을 바라보는 저 표정을 보십쇼. 망설이고 있긴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탐이 나 죽겠다는 욕망을 숨기지 않습니다. 저 나이대의 소년이라면, 그리고 특히 딘 같은 녀석이라면 그러고도 남죠.
이번 화의 엔딩은 팬들에게 있어 두말하면 입아플 명장면이지만 움직이는 영상이 아니라 최고의 한 컷을 꼽으라면 전 이 장면을 대겠습니다.
사진이 영상보다 더욱 감동을 줄 수 있는 건 바로 이런 부분에서죠. 이 둘은 이제 나란히 앉아있는 뒷모습만으로도 아우라를 풍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서운 인간들. ㅠ.ㅠ 이 장면은 형제가 엔딩과 달리 가장 “솔직해지는” 곳입니다. 그 와중에서 최고로 멋들어진 건 역시 딘이 모두가 알고 있는 그 문장을 내뱉은 뒤로는 형제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는 점이고요.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라 서로 방황하는 시선들이 정말 제대로죠.
아우라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에서도 게이 관련 농담은 빠지지 않습니다. 매도스위트 화환에 관해 알아보러 크리스마스용품 상점에 갔을 때, 샘이 화환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나자[물론 딘이 의도적으로 떠넘긴 거긴 하지만요] 가게 주인은 이렇게 말하죠. “Well, aren’t you the pussy one?” 으하하하, 역시 모든 사람들의 눈에..ㅠ.ㅠ 아아, 전 이럴 때 샘의 삐친 표정이 정말 좋습니다. 역시 이 형제는 갈구는 형과 삐친 얼굴로 따라다니는 동생이죠! 으하하하핫.
전 개인적으로 이교도 부부 할머니 할아버지도 참 좋아합니다. 특히 유머감각이 풍부한 분들이죠. “F@ck” 대신에 “Fudge”를 쓰라니, 정말 크리스마스를 사랑하는 부부가 아닙니까. ^^* 게다가 이 할아버지를 볼 때마다 심슨 가족의 플랜더스가 생각나서 죽겠는 겁니다. 말하는 게 정말 똑같아요. 심지어 팝시클 스틱 감탄사 내뱉을 때는 너무 웃겨서 뒤로 넘어갈 뻔 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크리스마스에, 손수 짠 스웨터를 입은 친절해 뵈는 노부부를, 크리스마스 트리 가지를 뽑아 찔러 죽이다니, 정말 훌륭한 설정이에요, 크흑. ㅠ.ㅠ
마지막으로, 전 딘이 이빨 뽑히기 직전에 현관벨이 울리자 입에 펜치를 넣을 채 우물거리며 “아나아바도되어? 가바야하거가으데”라고 말하는 장면을 최고로 웃긴 장면으로 꼽습니다. 젠순아, 것도 애드립이래매??? ㅠ.ㅠ
위 영상에서도 대부분 사용되었습니다만, 심금을 울리는 3시즌 8화의 마무리 장면은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언제, 아무리 돌려봐도 정말 질리지 않는 부분입니다. 볼 때마다 가슴을 움켜쥐고 발악해요. 게다가 애들 얼굴은 왜 이리 예쁜 겁니까. 특히 딘!!!! 우와, 이번 화에서는 정말 미친듯이 딘 얼굴을 클로즈업 해주는데 사람을 그냥 죽입니다. ㅠ.ㅠ 젠슨의 눈빛 연기는 3시즌에서 감독들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무지막지 자주 써 먹는데 이번 화는 그 중에서도 퀄리티가 절정이에요. 눈썹을 치켜 올리고 눈꺼풀을 반쯤 내리깐채 입을 반쯤 벌려 입맛을 다시는 저 표정도 3시즌 1화 이후 최고고요. 전 항상 신기한 게 젠슨은 저런 용모에 저런 표정을 짓는데도 용케 저런 트럭 운전사들 같은 밑바닥 분위기를 풍길 수 있단 말입니다.
그건 그렇고 이번 화에서는 젠슨의 목소리가 유난히 낮고 두껍습니다. 워낙 감정적인 에피소드다 보니 일부러 그런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예요.
덧. 엔딩의 에그녹 장면을 볼 때마다 생각하는데, 새미는 에그녹에 술을 조금씩 조금씩 넣다가 결국에는 무지막지 독하게 만든 게 틀림없습니다. 술을 그렇게 잘마시는 딘이 얼굴 찌푸리는 거 보세요.
덧2. 이 에피소드를 잠깐씩 돌려보고 있으려니 진정 플짤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군요. 둘이 엉거주춤한 포즈로 머쓱하게 크리스마스 캐롤 부르는 장면 플짤 만들고 싶어요, 엉엉엉.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