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내추럴 3시즌 9화 “말레우스 말레피카룸 (Malleus maleficarum)”에 삽입된 포이즌의 “모든 장미에는 가시가 있지” 입니다. 후렴구 부분이 워낙 귀에 익은 노래죠? [전 이 부분을 들으면 늘 엘비스 프레슬리가 생각나더군요. -_-;;]
이번 화의 제목 “말레우스 말레피카룸”, 일명 “마녀의 망치”는 15세기에 쓰인 책으로, 일반적인 악마론, 마녀의 특성과 구분 방법, 그리고 퇴치 방법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마녀소추지침”이라고도 불리는데, 18세기까지도 이 책에 담긴 내용을 바탕으로 마녀를 색출하고 처형하는 등 마녀사냥을 벌였기 때문이지요. 음, 개인적으로 꼭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마녀를 구분하는 방법 대한 기본 상식 정도야 여기저기서 보고 들어 알고 있지만 얼마나 자세하게 쓰여있는지 궁금하네요. 게다가 특히 삽화를 보는 맛이 쏠쏠할 것 같아요. -_-+++++
3시즌 9화는 받아들이는 사람이 정신이 없을 정도로 정보를 쏟아냅니다. 먼저 형제가 이제껏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강력한 악마가 등장합니다. 태미는 일곱 대죄보다도 강하며, 인간 마녀들이 영혼을 팔고 힘을 빌리는 존재입니다. 날아오는 총알마저 가로막을 수 있으니 어찌보면 노란눈 악마보다도 더 강하다고 할 수 있겠군요.
태미의 입을 통해 서쪽에서 일어난 새로운 지도자, 릴리스의 존재가 드러납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이야기를 들은 것이 샘 혼자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딘은 이미 4화 “신시티”의 악마에게서 새미의 운명이 어떤 식으로 예정되어 있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에 대해 얼핏 들었습니다. 9화에서 태미를 대하는 샘의 반응을 생각해보면 샘은 딘에게서 그 이야기를 들은 게 분명해요. 그러나 샘은 12화 “Jus In Bello”에서 들통날 때까지 태미가 알려준 릴리스에 관한 정보를 딘에게 털어놓지 않지요. [이런 걸 보고 매를 사서 번다고 합니다. -_-;;;]
3시즌 내내 딘은 샘이 자신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데 끊임없이 화를 냅니다. 14화 “장거리 전화”의 첫 장면에서도 [아우, 이때 딘 표정이랑 목소리 삽시간에 변하는 연기 정말 좋지 말입니다.ㅠ.ㅠ] “누가 진짜로 비밀투성이인지 한번 해 볼래?”라고 대꾸하죠. 한편 샘은 형의 추궁에 – 두번 다 – 말문이 막힐망정 변명하지는 않습니다. 재미있는 건 아무리 봐도 그런 샘의 침묵이 “순응”이 아니라 “반항”이라는 거예요. 하긴, 이녀석은 옛날부터 고집 하나는 알아줘야 했지요. [먼산]
다음으로 우리 금발루비 누님[꺄아아아아아아앙 >.< 누님, 돌아와줘요, 흑흑흑. 누님의 말투와 눈빛이 그리버요…ㅠ.ㅠ]의 과거가 드러납니다. 그래도 수준 좀 있는 악마님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과거엔 인간에 마녀에, 태미 악마님께 영혼을 판 나약한 존재였지요. [역시 그 관록은 몇 백년 쯤 묵은 데서 나오는 거였어…]
위의 사실은 이번 화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 중 하나와 이어집니다. 바로 루비도 딘을 지옥에 끌려가지 않게 막을 방법을 모르며, 딘 역시 지옥에 갔다간 언젠가는 악마가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사실이지요. 이 놀라운 정보는 반쯤은 때되면 지금 진 짐 훌훌 털어버리고 편하게 가야지…라고 생각하던 딘에게 – 그리고 그에게 동조했던 팬들에게 – 엄청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킵니다. 그냥 이 세상 뜨면 지옥 가서 좀 아프긴 해도 그럭저럭 살 수 있을 줄 알았더니만 이 뭥미. -_-;;;; 의 상황. 영혼을 판다는 게 어떠한 의미인지 딘이 실감하는 순간이죠. 이런 사실을 알게 된 딘은 이제 마음편하게 앞으로도, 뒤로도 갈 수도 없어요. 바로 앞에서 감동적으로 지나왔던 6, 7, 8화의 마지막 엔딩 장면을 생각하면 더욱 절절하죠. [제가 제작진이 악마라고 말했던가요?]
또한 호텔방에서 형제의 대화는 샘이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샘은 2시즌 막바지부터 이미 순수함을 잃었습니다. 이제 샘은 동생으로서 형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는 일반적인 의미의 성장이 아니라, “선택권이 없는 상태”에서 아예 형이 세상에서 사라질 경우를 대비해 진정한 홀로서기를 준비해야 합니다. 새미의 순수함을 지켜주기를, 그리하여 자신이 폭주할 때 브레이크를 걸어주길 바라는 딘은 이러한 상황에 당황하게 되지요. 이건 그가 ‘새미를 홀로 남기고 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는 또 다른 계기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행동 때문에 동생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말이지요.
엄청난 정보를 구겨넣긴 했지만 흥미로운 관심사와 큰 스토리를 조화시켜 매우 잘 만든 에피소드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게다가 샘과 딘, 루비라는 캐릭터의 관계와 특성들을 아주 잘 조합시켰어요. 딘은 루비를 죽이려하지만 샘은 그것을 가로막고, 루비는 딘의 목숨을 살려주며[딘이 루비한테 깨갱하는 장면 보고 좋아하신 분 또 안 계십니까? ㅠ.ㅠ 뭔가 해 보려다 실패해서 우물거리며 딴청부리는 고양이 같았어요. 아이고오…ㅠ.ㅠ] 샘은 딘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거물급 악마와 맞장 뜹니다. 그리고 그런 새미의 목숨을 다시 구해주는 건 딘이고요. 루비와 딘의 마지막 장면까지, 그 물리고 물리는 관계들이 아주 적나라합니다.
태미 역의 배우가 정말 예뻐요. 그 왕방울만한 눈동자와 풍성한 입술이라니. ㅠ.ㅠ 게다가 카리스마까지!!!!! 개인적으로 사라와 더불어 수퍼내추럴 전 시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미인 중 한 명으로 꼽습니다.
이야기가 엄청 길어졌는데, 이 “Every Rose Has Its Thron”은 마녀 아만다가 자신과 불륜 관계에 있다가 부인에게 돌아간 남자에게 저주를 걸 때 흐르는 음악입니다. 물론 시청자들은 나중에야 이 정보를 알게 되지만 일단 질투심에 불타는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와 부인에게 복수를 하려는 순간 흐르는 음악이 “장미에는 가시가 있다”라는 걸 깨닫고 나면 이 사람들의 유머감각이 아직 녹슬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지요. ^^*
[이 영상 편집한 분도 센스가 장난 아닌 듯. -_-;; 아 그 대목에 저런 화면 넣으면 어떻게 해요. ㅠ.ㅠ 화질이 좀만 좋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크흑.]
[#M_ more.. | less.. |
“Every Rose Has Its Thorn” by Poison
We both lie silently still
In the dead of the night
Although we both lie close together
We feel miles apart inside
깊은 밤 정적 속에
조용히 누워있는 우리
이렇게 가까이 누워 있건만
마음은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아
Was it something I said or something I did
Did my words not come out right
Though I tried not to hurt you
Though I tried
But I guess thats why they say
내가 무슨 말을 잘못 한 걸까
아니면 뭔가를 잘못 한 걸까
그저 말재주가 없었을 뿐
네게 상처를 주려는 건 아니었어
아니었는데
하지만 그래서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나 봐
Every rose has its thorn
Just like every night has its dawn
Just like every cowboy sings his sad, sad song
Every rose has its thorn
가시 없는 장미는 없다지
밤이 지나면 새벽이 오는 것처럼
카우보이들이 구슬프고 구슬픈 너래를 부르는 것처럼
모든 장미에는 가시가 있지
Yeah it does
그럼, 그렇고말고.
I listen to our favorite song
Playing on the radio
Hear the DJ say loves a game of easy come and
Easy go
But I wonder does he know
Has he ever felt like this
And I know that you’d be here right now
If I could have let you know somehow
I guess
라디오에서
우리가 좋아하는 노래가 흘러
DJ가 사랑은 쉽게 왔다 쉽게 가는
게임이라는군
하지만 난 궁금해
그는 이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기나 한 걸까?
네게 내 마음을 전했더라면
너는 지금 여기 내 곁에 있겠지
아마도
Every rose has its thorn
Just like every night has its dawn
Just like every cowboy sings his sad, sad song
Every rose has its thorn
가시 없는 장미는 없다지
밤이 지나면 새벽이 오는 것처럼
카우보이들이 구슬프고 구슬픈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모든 장미에는 가시가 있지
Though its been a while now
I can still feel so much pain
Like a knife that cuts you the wound heals
But the scar, that scar remains
벌써 한참이 흘렀는데
난 아직도 많이 아파
마치 칼에 베인 상처는 아물어도
흉터, 흉터는 남듯이
I know I could have saved a love that night
If I’d known what to say
Instead of makin love
We both made our separate ways
그날 밤 무슨 말을 해야할지 알았더라면
내 사랑을 지킬 수 있었을 텐데
사랑을 나누는 대신
우리는 서로 다른 길로 헤어지고 말았지
But now I hear you found somebody new
And that I never meant that much to you
To hear that tears me up inside
And to see you cuts me like a knife
I guess
네가 새로운 사람을 만났다는 소식을 들었어
나를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었다는 이야기도
그 말에 내 가슴은 갈가리 찢겨 버렸어
널 보기만 해도 칼로 베이는 듯 고통스러워
아마도
Every rose has its thorn
Just like every night has its dawn
Just like every cowboy sings his sad, sad song
Every rose has its thorn
가시 없는 장미는 없다지
밤이 지나면 새벽이 오는 것처럼
카우보이들이 구슬프고 구슬픈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모든 장미에는 가시가 있지
_M#]
덧. 이 노래와 함께 마녀가 주문을 마치고 카메라가 그녀의 희생양을 비추면서 배경 음악 또한 바뀌게 됩니다. 이 때 흘러나오는 곡은 스크리밍 제이 호킨스(Screaming Jay Hawkins)의 “I Put a Spell On You”인데, 두 곡이 연달아 나오는 타이밍이 정말 기가 막히죠. 이 곡은 친구녀석이 블로그에 해석해서 올려 놓았네요. 수퍼내추럴에 삽입된 다른 곡들을 많이 소개해 놓은데다 – 가끔 제가 하려는 게 막 겹치기도 해요. 발 빠른 녀석. ㅠ.ㅠ 나 샴발라도 글 작성 중이었는데, 흑 – 슈퍼내추럴에 나오는 재미있는 표현들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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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내추럴] “The House of the Rising Sun” – The Animals
수퍼내추럴 2시즌 16화 “로드킬(Roadkill)”에 삽입된 애니멀스의 “해뜨는 집” 입니다. 워낙 유명한 노래라 전주를 들으면 “아!”하고 감탄사를 내뱉으실 겁니다. 원래는 미국 민요고 가장 유명한 것은 애니멀스의 곡이지만, 밥 딜런과 핑크 플로이드의 곡도 들어본 적이 있으실 걸요.
이 노래는 극중에서 이번 화의 중심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여주인공 몰리가 자동차 사고를 당할 때, 그리고 샘과 딘과 함께 사고를 당한 문제의 그 장소를 다시 지나갈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옵니다. 몰리를 해치려 하는 정체불명의 사내가 살고 있는 외딴 집, 그리고 그의 홀로 된 인생과 죄가를 치르기 위해 계속해서 그곳으로 돌아가야 하는 몰리의 운명이 쓸쓸하고 서글픈 기타 선율 및 가사와 무척 잘 맞아 떨어지죠.
이번 화의 제목인 “Roadkill”은 고속도로와 같은 도로에서 자동차에 치어 죽은 동물들의 시체를 말합니다. [수퍼내추럴 사이트에서는 이 단어를 “Road Kill”이라고 표기함으로써 이중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요.] 가해자인 인간은 그저 자동차를 몰고 있었을 뿐 동물을 죽일 의도는 없었고 동물들 또한 인간이 숲을 잘라 만든 도로를 건너가고자 하는 본능을 따랐을 뿐이니 냉정하게 판단한다면 이건 “불행한 사건”에 불과하죠. 그저 쌍방이 있었던 장소와 시간이 무심코 맞아 떨어졌고 그것이 잘못된 결과로 이어졌을 뿐이니까요. 하지만 그 당사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경우는 일방적인 가해자와 피해자가 아니라 서로의 처지가 뒤바뀐 피해자와 가해자가 존재하게 됩니다.
사실 이번 이야기는 미국의 흔한 도시전설을 연상케해요. 고속도로에서 멈춰버린 차. 사라진 동행. 숲속에 있는 다 허물어진 외딴 집. 아무런 영문도 없이 도끼를 휘두르며 달려드는 지저분한 사내. 완벽한 공포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죠. 여기서 두드러지는 샘과 딘의 역할은 주인공이 아니라 후반에 등장한 탐정이고요.
아, 그러고보니 이번 화에는 팬들이 좋아하는 아주 유명한 장면이 나오는군요. [예전에 유튜브에서 분명 봤는데 아무리 뒤져도 안 보이네요.] 바로 그릴리 아저씨에게 붙잡혀 손이 묶인 채 매달려 있는 몰리를 구하러 딘이 오두막의 문을 부수고 들어온 장면입니다.
몰리의 “오, 하느님, 갑사합니다.”라는 말에
딘은 그 특유의 잘난체하는 웃음을 띄우며 말합니다.
“그냥 딘이라고 불러요.”
………..횽님아. ㅠ.ㅠ 당신 이렇게 귀여워도 되남.
[수퍼내추럴 팬비디오가 삭제되었군요. 다른 뮤직비디오로 대체합니다.]
“The House of the Rising Sun” by The Animals
There is a house in New Orleans
They call the Rising Sun
And it’s been the ruin of many a poor boy
And God I know I’m one
뉴올리언즈에 집이 한 채 있다네
사람들은 그곳을 해뜨는 집이라 부르지
많은 불쌍한 남자들이 거기서 인생을 망쳤네
오, 나도 그 중의 한 명이라지
My mother was a tailor
She sewed my new bluejeans
My father was a gamblin’ man
Down in New Orleans
내 어머니는 재단사였다네
내게 새 청바지를 만들어 주셨지
내 아버지는 도박꾼이었지
저 뉴올리언즈에서
Now the only thing a gambler needs
Is a suitcase and trunk
And the only time he’s satisfied
Is when he’s on a drunk
도박꾼에게 필요한 건
여행용 가방 뿐이지
만족스러운 순간은
술에 취했을 때 뿐이네
Oh, mother tell your children
Not to do what I have done
Spend your lives in sin and misery
In the House of the Rising Sun
오, 어머니 자식들에게 말해주오
나처럼 되지 말라고
죄악과 고통 속에서 인생을 허비하지 말라고
그 해뜨는 집에서
Well, I got one foot on the platform
The other foot on the train
I’m goin’ back to New Orleans
To wear that ball and chain
한 발은 플랫폼에 걸치고
다른 한 발은 기차 위에
나는 이제 뉴올리온즈로 돌아간다네
죄값을 치르기 위해
Well, there is a house in New Orleans
They call the Rising Sun
And it’s been the ruin of many a poor boy
And God I know I’m one
뉴올리언즈에 집이 한 채 있다네
사람들은 그곳을 해뜨는 집이라 부르지
많은 불쌍한 남자들이 거기서 인생을 망쳤네
오, 나도 그 중의 한 명이라지
덧. 여주인공 몰리 역의 여배우가 배틀스타 갤럭티카의 넘버6 트리샤 헬퍼군요.
………………..농담하냐!!!!!!!!!!!! 버럭!!!!!!!!!!!!!!!!
전혀 못알아봤다고요!!! 아니, 그렇게 화려한 아가씨가 예쁘긴 하지만 이렇게 나왔을 줄은. 제길, 아무리 배우 구분하는 능력이 바닥을 긴다지만 이건 너무하잖아. ㅠ.ㅠ
덧2. 꺄아, 친절하신 님께서 한국에 생겼다는 슈뇌 동맹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으하하하핫! 나 샘딘 볼 수 있는 건가, 이제. ㅠ.ㅠ
덧3. ….드디어 영어팬픽 번역에 손을 대기 시작했……[퍽!!!!] 이 나락이 대체 어디까지 이어질 건지 저 스스로가 무서워지고 있습니다.
[수퍼내추럴] “Wheel in the Sky” – Journey
수퍼내추럴 2시즌 3화 “유혈욕망(Bloodlust)”에서 본편 시작 전 “지난 이야기” 부분에 삽입된 Journey의 “창공의 수레바퀴(Wheel in the Sky)”입니다. 두말할 필요 없이 좋은 노래죠….ㅠ.ㅠ
수퍼내추럴 2시즌의 3화는 실질적으로 2시즌 1화와 같습니다. 2시즌의 1화는 1시즌 피날레에 일어난 사건을 처리하느라 1시즌에 종속되어 있고 2화 역시 그 여파를 고스란히 가져가거든요. 아래 포스팅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비록 여전히 상처를 입고 있지만 딘과 임팔라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은 3화인 “유혈욕망”에서나 가능해집니다. 이 곡은 본격적으로 3화가 시작되기 전 1시즌 전반과 지난 2시즌 1, 2화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설명하는 1분 남짓한 시간 동안 펼쳐지는데, 어딘가 구슬픈 스티브 페리의 목소리가 그 긴장감을 제대로 살려주죠.
늘 그렇듯이 제목을 보든 가사를 보든 “Wheel in the Sky”를 여기 끼워넣은 건 상당히 의미심장한 선택입니다. 이 곡의 제목인 ‘창공의 수레바퀴’는 가장 간단한 ‘해는 뜨고 달은 지네’부터 천상의 법칙, 자연의 이치, 운명, 숙명까지 확대해석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아버지를 잃고 본격적으로 노란눈 악마와의 전투가 시작되면서 – 실제로 이 악마는 그 전까지 형제의 적이라기보다는 아버지의 적수였죠 – 형제는 이제 거대한 흐름 속에 휘말려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운명의 수레바퀴를 따라 돌기 시작합니다. 이는 자의로 선택하거나 의지로 빠져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하늘의 뜻에 의해 돌아가는 것이니까요.[4시즌을 생각해보면 더더욱 -_-;;;]
가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제작진이 거의 얄미울 정도입니다. 1시즌만 해도 샘은 아버지를 찾으면, 노란눈 악마를 죽이면 평범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고 꿈꾸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벌써 “1년 남짓”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앞으로도 계속, 어쩌면 영원히 “다시는 돌아가지 못하겠죠”. 날마다 이 “먼지투성이 길”을 달리며 “내일은 또 어디에 가 있을지” 알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야 할 테고요. 샘의 앞날을 예언하는 듯한, 어찌보면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가사예요.
Wheel in the Sky by Journey
Winter is here again, oh lord,
Haven’t been home in a year or more
I hope she holds on a little longer
또다시 겨울이 돌아왔네, 오 맙소사
벌써 일년 남짓 집에 돌아가지 않았어
그녀가 조금만 더 기다려주길 바랄 뿐
Sent a letter on a long summer day
Made of silver, not of clay
I’ve been runnin’ down this dusty road
기나긴 여름날 편지를 보냈네
진흙이 아니라 은으로 만든
그동안 이 먼지투성이 길을 달려왔지
Wheel in the sky keeps on turnin’
I don’t know where I’ll be tomorrow
Wheel in the sky keeps on turnin‘
창공의 수레바퀴는 계속해서 돌아가네
내일은 또 어디에 가 있을까
창공의 수레바퀴는 계속해서 돌아가네
I’ve been trying to make it home
Got to make it before too long
I can’t take this very much longer
내내 집으로 돌아가려 했어
너무 늦기 전에 돌아가야지
더 이상은 감당할 수 없어
I’m stranded in the sleet and rain
Don’t think I’m ever gonna make it home again
The mornin’ sun is risin’
It’s kissing the day
눈비에 가로 막혀 오도가도 못하네
다시는 집에 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아침 해가 떠오르네
또 다른 하루에 입을 맞추며
Wheel in the sky keeps on turnin’
I don’t know where I’ll be tomorrow
Wheel in the sky keeps on turnin’
oh.. na na na na na.. for tomorrow
창공의 수레바퀴는 계속해서 돌아가네
내일은 또 어디에 가 있을까
창공의 수레바퀴는 계속해서 돌아가네
내일을 향해
Wheel in the sky keeps on turnin’
I don’t know where Ill be tomorrow
Wheel in the sky keeps on turnin’
I don’t know I don’t know
창공의 수레바퀴는 계속해서 돌아가네
내일은 또 어디에 가 있을까
창공의 수레바퀴는 계속해서 돌아가네
알 수 없네, 알 수 없네
덧. Journey라는 밴드명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가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덧2. ….혹시 얘도 순회공연 이야기인가….라는 생각이 문득 드는군요. -_-;;;;
[수퍼내추럴] “Back in Black” – AC/DC
수퍼내추럴 1시즌 파일럿과 2시즌 3화 “유혈욕망(bloodlust)”에 삽입된 AC/DC의 “검은색으로 돌아오다(Back In Black)”입니다.
전 사실 AC/DC의 노래를 수퍼내추럴에서 처음 들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밴드이기도 하니 분명 오다가다 어디선가 들었겠지만 실제로 곡명과 밴드 이름을 결부시킨 건 처음이랄까요. 개인적으로 이런 사운드에는 좀더 묵직한 보컬을 좋아하기도 하고 말이죠. 그런데 이 밴드의 노래가 수퍼내추럴과 어우러지면….으하하,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합니다. “Hell’s Bell”이나 “Highway to Hell”도 그렇고 너무나도 완벽한 타이밍에 끝내주는 가사와 시원스런 사운드를 거침없이 뿜어주거든요. 아마도 AC/DC는 블루 오이스터 컬트와 함께 수퍼내추럴에서 가장 인상적인 노래들의 주인공일 겁니다. [아무래도 이 앨범도 사야겠어…중얼중얼.]
AC/DC의 노래는 극중에서 배경음악으로 자주 사용되지만 이 곡은 시즌 1과 2에 각각 한번씩 서로 다른 장면에서 흘러나옵니다. 바로 메탈리카(Metallicar)가 시원스레 도로를 내달리는 장면이죠. ^^
메탈리카(R 하나가 더 붙었을 뿐인데…..먼산)는 딘이 모는 67년식 검은색 셰비 임팔라로, 수퍼내추럴 팬들이 붙여준 별명입니다. 이런 별명이 붙은 건 아시다시피 딘이 – 사실을 말하자면 크리에이터 크립키가 – 80년대 이후에 나온 음악은 듣지 않는다는 주의로 엄청난 클래식 록 광이라 자동차 안에서 항상 그런 노래들만 틀고 있기 때문이죠. 그것도 카세트테이프로 말입니다. -_-;;;
[1시즌 파일럿 차 안에서 샘과 딘의 대화]
SAM: I swear dude, you gotta update your cassette collection.
DEAN: Why?
SAM: Well, for one there cassettes and two, Black Sabbath,Motorhead and Metallica. It’s the greatest hits of mullet rock.
DEAN: House rules, Sammy. Driver picks music. Shotgun shuts his cakehole.
전 미국 애들의 클래식 카에 대한 열광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물론 개중에는 정말 눈돌아가게 멋진 놈들도 있습니다만, 가끔 영화에서 무지 멋진 듯이 이야기하는 녀석들 중에는 영 이해가 안가는 애들도 많거든요. 한데 딘의 이 임팔라는 조금 투박해 보이지만 앞 모습이…ㅠ.ㅠ 말이 투레질을 하듯 푸르릉거리는 엔진 소리가….차문을 열 때마다 들리는 그 삐걱 소리가…!!!!!
실제로 메탈리카는 귀신잡는 형제들의 세번째 일원입니다. 물론 윈체스터 가로 따지자면 파파존이 들어가야겠지만, 언제나 형제들의 옆에 있는 건 이 녀석이죠. 딘의 피치못할 사정으로 – 그리고 물론 금전적 문제도 한 몫해서 – 초자연적 사건을 찾아 미국 전역을 자동차로 누비는 형제들에게 있어 임팔라는 실질적으로 두 사람의 집이자 보금자리나 다름없습니다. 형제는 메탈리카 안에서 자고 먹고 대화를 나누고 – 장난도 치고 – 그 긴 시간을 늘 함께 보내죠. [실제로 영어 팬픽 중에는 딘을 놓고 샘과 임팔라가 서로를 질투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 이른바 “귀신들린 임팔라”라고.]
딘의 메탈리카 사랑은 샘과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뛰어 넘을 정도입니다. ^^*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보물 제1호이자, 피치못할 일이 아니면 샘에게 운전대도 넘겨주지 않으려고 하며 언제나 “나의 베이비”라고 지칭하고, 샘에게 차를 망가뜨리면 죽여버리겠다고 자주 협박하고, 벨라가 차를 견인해갔을 때는 공황에 빠져 숨을 못쉴 지경에 이르기도 하죠.
이렇게 딘이 아버지와 샘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애정을 쏟아붓던 메탈리카는 1시즌 피날레에서 대형 트럭에게 무참히 받쳐 유명을 달리하게 됩니다. 그 사건으로 인해 아버지가 죽고 딘은 죽을 고비를 가까스로 넘기죠. 1대 메탈리카의 죽음은 파파존의 죽음입니다. 원래 이 자동차는 아버지가 물려준 것이었으니까요. 동시에 그것은 딘의 심리적 죽음과도 연결됩니다. 사실 죽어야 할 사람은 딘이었으니까요. 따라서 1대 메탈리카의 사망 이후 2대 메탈리카의 등장 – 바비의 도움을 받아 새로 만든 임팔라 – 은 딘의 독립과 부활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 2대 메탈리카가 탄생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겪어야했는지 보신 분들은 아시겠죠.
2시즌 2화, 급작스레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아직 극복, 아니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딘은 샘의 솔직한 토로를 들은 후 수리 중이던 새로운 차체를 쇠파이프로 무자비하게 내리칩니다. 유리창을 산산조각 내고 트렁크의 금속이 찢어질 정도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격렬하게 토악질을 하듯 몸으로 감정을 뱉어내죠. 이 새로운 메탈리카는 그렇게 만신창이가 되는 상처를 입고 온 몸이 찢어지는 듯한 자기파괴 과정을 겪은 후에 탄생했습니다. 딘과 완벽한 쌍둥이라고 할 수 있지요.
2시즌 3화, 새로운 2대 메탈리카가 처음 화면에 선보이며 화려한 컴백을 알리는 순간 울려퍼지는 노래가 바로 이 “Back in Black”입니다. 흥겨운 사운드에 맞춰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매끈한 검은색 임팔라 안에서 딘은 오랜만에 보는 환한 얼굴로 예전의 딘이 되어 귀환합니다. 물론 2대 메탈리카가 예전의 1대가 아닌 것처럼, 그 속은 예전의 딘이 아니지만요.
딘이 따로 방이라도 잡고 싶어할 정도로 임팔라를 사랑하는 것처럼, 팬들 역시 이 새끈하게 빠진 메탈리카를 사랑하죠.
AC/DC와 마찬가지로 지옥문 앞까지 갔다가 가까스로 살아 돌아온 딘과 검은색 셰비가 화려한 부활을 선언하는 순간입니다. 메탈리카에게 헌정하는 팬비디오를 AC/DC의 음악을 배경으로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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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in Black by AC/DC
Back in black I hit the sack
It’s been too long I’m glad to be back
Yes, I’m let loose from the noose
That’s kept me hanging around
I’ve been looking at the sky and it’s gettin’ me high
Forget the hearse ’cause I never die
I got nine lives Cat’s eyes
Abusin’ every one of them and running wild
검은색으로 돌아왔다!
겨울잠을 너무 오래 잤지
다시 돌아오니 좋구만
그래, 날 옭아매던 올가미를
드디어 풀어헤치고 빠져나왔어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날아갈 것 같더라
영구차 따위 엿먹으라지, 난 절대 죽지 않을 테니까
난 목숨이 아홉 개에 고양이 같은 눈을 지닌 인간이야
너네들을 싸그리 욕보이며 난폭하게 날뛰어 주겠어
‘Cause I’m back
Yes, I’m back
Well, I’m back
Yes, I’m back
Well, I’m back, back
Well I’m back in black
Yes, I’m back in black
왜냐하면 내가 돌아왔거든
그래, 내가 돌아왔다
내가 왔다고!
그래, 내가 돌아왔다!
검은색으로 쫙 빼고 돌아왔지
검은색으로 돌아왔어
Back in the back Of a Cadillac
Number one with a bullet, I’m a power pack
Yes, I’m in a bang with a gang
They’ve got to catch me if they want me to hang
Cause I’m back on the track
And I’m beatin’ the flack
Nobody’s gonna get me on another rap
So look at me now
I’m just makin’ my play
Don’t try to push your luck, just get out of my way
검은색 캐딜락을 타고 돌아왔다
총알 하나면 넘버원, 지칠줄 모르는 정력
그래, 우리 애들이랑 같이 발광 중이야
날 목매달고 싶다면 먼저 날 잡아야 할걸
왜냐하면 내가 진짜로 돌아왔거든
그것도 제대로 화려하게
이번에는 어떤 죄목으로도 날 집어넣지 못할 거야
자, 보라고!
그냥 내 맘대로 하는 것 뿐이야
함부로 깝치지 마, 내 앞에서 얼쩡거리지 말라고
Well, I’m back, Yes I’m back
Well, I’m back, Yes I’m back
Well, I’m back, back
Well I’m back in black
Yes I’m back in black
내가 돌아왔다! 그래, 내가 왔어
내가 돌아왔다! 그래, 내가 왔어
내가 돌아왔다고!
검은색으로 쫙 빼고 돌아왔지
검은색으로 돌아왔어
덧. 허걱, 역시 이런 노래는 특히 더 번역이 어렵군요. ㅠ.ㅠ
“Back in Black”은 AC/DC가 보컬의 사망 후 오랜 공백기를 깨고 들고 나온 컴백 앨범이라고 합니다. 으핫, 그래서 저런 가사라니, 이 사람들 정말. ㅠ.ㅠ 게다가 앨범 색깔은 검은색. -_-;;; 전 정말 영어가 싫어요, 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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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2. 이런 글을 쓰다 보면 늘 이성이 속삭입니다. 꿈보다 해몽이라더니. ㅠ.ㅠ
덧3. 헉, 유튜브에서 그러는데 옛 영상이 저작권 문제로 삭제되었다는군요. 대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