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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 파프롬홈(2019)

아, 이거 참.

그나마 홈커밍보다는 디즈니풍 틴에이지 TV 영화 같은 분위기에서 조금 벗어나긴 했는데
전 솔직히 이 시리즈에 호감을 못 품겠네요.

이게 스파이더맨 시리즈인지 어벤저스 외전인지 모르겠어요.
MCU 개인 영화들이 조금씩은 다 그렇지만 이정도로 다른 인물을 계속 끌고 들어와서
다른 인물의 ‘후계자’ 역할에 관해 떠드는 시리즈가 있던가요.
난 지난번에 독립했는 줄 알았는데 왜 아직도 못했는데. 왜 또 이거인데.

사실 그래서 이번 영화는 안 보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그만 제이크 질렌할 나온다길래 그만.

그런데 미스테리오 설정이 뿜겨서 죽는 줄 알았단 말이죠.
“너네 이거 다 쇼인거 알지? 영웅영웅 하는데 이거 다 거짓말이고 환영인 건 알지?
롤모델 어쩌고 하는데 다 허구고 돈 벌려고 하는 짓인 건 알고 그러는 거지?”
ㅋㅋㅋㅋㅋㅋㅋ 야 이자식들아, 이런 거 하려면 어벤저스에서 해.
전 이런 메타적 소재 꽤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비꼬고 빈정대는 것도 좋아하거든요?

아니 근데 왜 이걸 스파이더맨에서 하고 앉아 있어 이 자식들이!
심지어 스파이디 때문도 아니고 또 토니 스타크 때문이야!
차라리 캡아를 상대로 해야 진정 비웃는 말이 될 수 있는 거 아니냐. 왜 우리의 친절한 이웃 어린애를 데려다가 이짓이야.

말이 나와서 말인데, 다시 말하지만 여러분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을 유럽에 데려가서 남의 나라 유적지 때려부수면 재밌습니까. 차라리 뉴욕에서 해. 뉴욕에서 하라고.
그래서 MCU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어벤저스의 외전 같고,
동시에 전체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외전 같아요.
뭔가…굉장히, 모든 게 겉다리처럼 중심에서 벗어나 있는 느낌입니다.

액션은 좀 나아졌지만 전 끝에 뉴욕에 돌아와서야 비로소 가슴이 뻥 뚫리더이다.
마천루 없는 스파이더맨 무슨 의미야. ㅠ.ㅠ
그래도 드론 속에서 싸우는 건 좋았네요. 이번에 나온 뉴유니버스 애니메이션 연출도 생각나고.
그나마 스파이디 센서 부각시킨 게 어디야.
그리고  뷰글  시몬스 씨는 여기 나오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ㅋㅋㅋ

여튼 저로서는 굉장히 불만 투성이에요.
오죽하면 “뭐, 뉴욕에 피터 파커 동명이인 무지막지 많을텐데 얼굴도 밝힌 거 아니구만.” 이라는 심드렁한 기분.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

아, 즐거웠어요.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마블 영화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습니다.
피터의 연령층이 내려가니 확실히 디즈니의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군요.

제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홈커밍”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디즈니 채널의 청소년용 방송 프로그램을 연상시켰기 때문입니다.
이런 발랄한 학원 변신물에는 뼈가 굵은 제작사고,
거기에 영화의 특성상 표현적으로 더욱 다양해진 허용범위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물만난 물고기죠.
익숙한 틀 안에 있지만 그만큼 MCU의 변주가 있어
적정선에서 즐거움을 이끌어냅니다.

캐스팅을 보면 마블이 스파이더맨이 집으로 돌아와 얼마나 신이 났는지
더욱 실감나고요.

울트론에도 안 나온 기네스 펠트로를 데려오다니.
캡아도 출연시키다니.

사전정보가 전혀 없었던 탓에
첫 화면에서 마이클 키튼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배트맨-버드맨-벌쳐로 이어지는 고리를 생각하고
폭소할 뻔 했어요.
아, 캐스팅 장난 그만해 인간들아.
[같이 영화보신 분이 버드맨 딸내미가 에마 스톤이고 캐런의 성우는 제니퍼 코넬리라고 한방 더 날려주시더군요.]

그리고 새삼, 제가 어린애보다는 중년 취향이라는 걸 확인했습니다.
벌쳐 밖에 안 보여.
이것저것 기워 만든 투박한 날개도 멋진데[팰콘 따위 비교도 안돼!!!]
발톰! 발톱!! 애를 들었다놨다 하는 발톱!!!
거기다 마이클 키튼 웃을 때마다 슬프고 무서워. 으허
솔직히 진짜 오랜만에 본 마음에 드는 악당이었어요.
제가 사실 안경을 아직 안 맞춰서 화면이 아주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는데
벌쳐 나올 때마다 좋아서 까무라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두번 볼 것 같지는 않네요.
귀엽고 사랑스럽고 창고에서 진정한 영웅으로의 각성 장면이 정말이지 굉장히 좋았는데.
메이 숙모의 역할은 별로였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012) 시사회 다녀왔습니다.

친구가 끝내주는 시사회에 당첨되는 덕분에, 꺄아

왕십리 아이맥스 3D로 관람했어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1. 영화 좋습니다.
약간 길다는 느낌이 있는데 그래도 재미있어요. >.<
대부분 만족하실 것 같습니다.
스토리도 시리즈의 첫 작품이라는 걸 염두에 둘 때 적당히 마무리짓고 또 뒤편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적당하네요.
다만 아이맥스라 화면이 너무 커서 그런지, 아니면 3D 효과 때문에 그런지
눈이 건물을 건너뛰는 스파이디의 속도감을 따라잡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가슴이 시원해야 할 절정 장면이 관객인 저로서는 가장 답답한 곳 중 하나였어요.
슝슝 날아가는 스파이디를 보고 싶은데 애가 잔상만 보여! 내 눈동자 굴러가는 소리가 들려!
라는 느낌랄까요.
마지막 씬은 순간적으로 가슴이 철렁! 할 정도로 좋았지만요.
2. 전 사실 예고편을 보고 앤드루 가필드가 너무 예쁘게 생긴 바람에
“뭐야, 피터가 너무 잘생겼어. 저런 얼굴에 너드에 찌질이일리가 없어!”
라고 외쳤는데
너드는 몰라도 찌질한 십대 남학생인 건 맞습니다.
예상 외로 그런 허세작렬 부분을 너무 잘 살려서 웃겨 넘어가시는 줄 알았습니다.
그리고 마스크만 뒤집어 쓰면 나오는 그 조잘조잘 드립!
그게 너무 좋아요, 엉엉.
처음엔 약간 조증 걸린 애처럼 굴긴 하는데 역시 스파이디는 귀여운 수다를 떨어야 제맛이예요.
게다가 애가 어른이 아니라서 살짝 유치한 게 제대로라니까요.  
3. 그런데 연애를 할 때만은 너무 눈물나게 절절해서
이건 십대가 아닌데? 했더니만[주연배우들끼리의 진짜 관계는 그렇다 치더라도]
감독이 ‘500일의 서머’ -_-;;
게다가 영화가 끝나자마자 이름이 Webb이 떠서 순간 푸핫 웃어버렸습니다.
절묘한 우연의 일치로군요.
4. 그웬 스테이시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상하게 이름이 귀에 익단 말이야,
하고 생각해봤더니 ‘스테파니 그웬’이 있었군요.
근데 원작대로라면…..
이 리부트 시리즈도 3편 짜리라면…
노먼 오스본이 이 시리즈의 최종보스라면
그웬의 운명은 이미 정해진 건가요?
5. 하긴, 스파이디가 원래 괴롭히는 맛이 있는 캐릭터긴 하죠.
얘처럼 인생 불쌍한 히어로가 또 있었던가.
이만큼 끊임없이 구르고 쳐맞고 마음고생하고, 심지어 생계형에 처량하게[이게 포인트] 피 줄줄 흘리고 옆 사람들 고생시키는 애가 또 있었던가. -_-;;;
게다가 얜 동료나 패거리도 없고 나이도 어려. -_-;;;;
이번 영화를 봐도 앞날이 뻔하더이다.
그래서 아이, 좋아라. >.<
그리고 역시 스파이디 쫄쫄이는 발톱으로 찢어발기는 게 최고!
6. 플래시는 원작에 있는 캐릭터인가요? 이상하게 비중이 큰 걸로 보아 그런 거 같은데.
….울 해리 자리 빼앗긴 건가, 흑흑흑. ㅠ.ㅠ 울 불쌍한 해리…ㅠ.ㅠ
하긴, 메리제인이 안 나오고 끝까지 그웬 노선이라면 해리는 안 나올 가능성이 클지도요.
덧. 몇몇 장면들이 특히 마음에 들었는데 아직 영화가 개봉 안한지라 다른 분들에게 누가 될까봐 입이 근질거려요.
스토리상 중요한 건 아닌데 그냥 그걸 집어넣었다는 게 좋아서. >.<
소소하고 깨알같은 열광거리들을 던져주더라고요.

거미남 3 – 미리니름 다수! 주의!


포스터 하나만은 정말 발군!!! 아름다워라아, 블랙 스파이디! >.<

* 이상 발광하는 순서는 애정도와 절대 상관 없습니다.

1.
해리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에, 그러니까,
히어로가 해리고 헤로인이 피터였나요? 저 영화 제대로 본 거 맞죠?
[뭐, 진정 욕망에 충실한다면 그 반대라고 주장하겠지만 말입니다, 쿨럭.]
이제까지 1, 2편을 보며 “어머나, 해리, 발그레~” 감정을 키워왔건만
이거 많이 나와줘서 기쁘다고 해야할지, 너무나도 귀엽고 해맑게 웃어주어 고맙다고 해야할지, 흉터도 멋져[당신 아나킨이냐!!!!!] 사랑스럽다 해야할지, 결국 제일 순진한 주제에 아닌척 까탈스럽게 굴어 앙증맞다 해야할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극중에서 캐릭을 이렇게 키워놓고 대책없어 치워버렸냐!!!!!!
라고 역성을 내야할지 감이 안 잡히는군요. ㅜ.ㅠ [하긴, 이건 감독 몫이로군]

여하튼 저 개인을 떠나 공식적으로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는 만민의 연인, 쿨럭 아니 연민 캐릭터로 낙찰되었군요, 네.
[심지어 집사 아저씨의 사랑고백까지 있어요! 이 무슨! 역시 “집사”들은 무서워요! 어딜 가나 제일 무서운 캐릭들이야! 으하하핫!]

그러니까 영화 내내 하고 싶었던 말은, 아이고 예뻐라, 아이고 불쌍해라, 아이고 아이고 내 새끼[응?]

2. 윌렘 아저씨 무서웠어요. ㅠ.ㅠb
……안 그래도 눈 앞에 나타나면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뚜렷하게 생긴 인간인데, 어째서 죽은 다음에까지 – 아니 오히려 더 – 초상화고 유령이고 나발이고 모조리 무서울 정도로 3D인게야!!!!!!
해리처럼 심약한 녀석이 경기 일으켜 심장마비로 안 죽은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네.

여하튼 오스본 부자, 아버지고 아들이고 아녀자 가슴에 심히 위험하군요. ㅠ.ㅠ

3. 아아아아아악, 전 베놈의 입이 정말 좋아요오오오오오오!!!!!!!!!
땡글땡글 커다란 눈을 반짝거리며 좌아아아아악 찢어진 입을 벌릴 때마다 앙증맞은 두줄 이빨이 다다다다닥 드러나는 게 어쩜 그렇게 귀여운지 몰것슴다. 제발 보고 무서워해달라고 있는 힘껏 괴상한 표정을 지어보여도 그저 어린애가 재롱떠는 것[투정도 아니고]으로 밖에 안 보이니 이를 어째요. [이건 뭐 비틀주스도 아니고 -_-;;;]
출연분이 너무 적어, 너무 적어, 너무 적어, 너무 적어, 너무 적어, 너무 적어!!!
징징징징징징, 해리보다도 적다니 이건 배신이야!
[그런데 이 배우 많이 본 얼굴인데, 끄응…드라마에 나온 배우인지, 아니면 누군가와 닮은 건지….-_-;;;;]
여하튼 이빨, 이빨, 이빨, 이빨을 더 많이 보여달라고요! [지극히 극단적인 취향임]

4. 샌드맨 아저씨, 목소리 울림이 좋더군요. 역시 덩치가 커야 낮은 목소리가 제대로 나온다니까요.
멋진 캐릭이긴 한데, 이보다는 더 활약이 많았어야 하는 게 아닙니까. 흐음.

5. 그러니까, 결론은 샌드맨도 베놈도 해리한테 비중을 너무 많이 빼앗겼달까…..
다시 말하자면….

우정을 가장한 두 시간 20분짜리 액션 치정극???????
이런 빌어먹을, OTL 요즘엔 진짜로 이게 대세인가. [자기가 정의해놓고 좌절 중]

6. 피터의 일탈기를 보며 생각나는 문구가 있었으니
“한번 범생은 영원한 범생이”,
……..심비오트를 입고도 저것밖에 안 되남. -_-;;;
기껏 나쁜 짓 한다는 게 여자들한테 눈웃음치고 옛 애인 상처주고 복수하고…….끝??????
어이, 스파이디 피터, 그대는 대책없이 영원한 소시민이구려.
이건 아무래도 토비 스파이더라서 그런 걸까요. 좀 더 어둡고 음침할 수도 있을텐데….ㅠ.ㅠ 이 점은 정말 아쉬워요.

7. 메리제인의 “우린 안어울려”라는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던 인간입니다.
메리제인, 제발 빨리 딴 남자를 찾아줘.
1, 2편은 그래도 티격태격 아슬아슬 레벨이었기 때문에 안 어울려도 참고 견딜 수 있었는데
이거 원 둘이 서 ..아니 누워 있어도 화학작용은 눈 씻고 봐도 없으니….
미안 토비, 차라리 가면을 쓰고 있는 편이 훨 낫겠어.

8. 산만하기보다는 오히려 약간 지루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건은 거침없이 휙휙 지나가는데 고민도 고뇌도 전편보다 깊어져야할진대 오히려 겉핥기 식인지라…확실히 할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하다, 인가요. 하지만 화면만은 정말 언제봐도 가슴이 후련해지더군요. 화면발을 조금 더 따라가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흠, 그러고보니 거미남 시리즈는 항상 “아주 조금만 더”,…라는 아쉬운이 남았던 것 같아요. 기대치가 그리 높지도 않았는데, 끄응.

애니메이션이 보고 싶어지네요, 갑자기.
아차, 이번 “지금까지의 줄거리” 오프닝도 마음에 들었어요! >.<

덧. 이제 몇 주일 뒤면 잭 선장님이 돌아오신다아!!!! 야아아아아앗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일본판 DVD 세트도 나오겠지!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