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와 SK 커뮤니케이션즈가 한 식구가 됩니다
SK의 이글루스 합병, 냉정하게 생각하고 대처하자. – 세피로스 님
그 밖에 다른 의견이 있으신 분은 필히 트랙백을 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 글 말고 이글루스 공지 글로요. 여러분의 의견이 운영진께도 닿아야만 이글루스를 지킬 수 있습니다. 부디 동참해 주십시오!
라는 세피로스 님의 글을 읽고 트랙백합니다.아마도 대부분의 회원들이 우려하는 점은 비슷하리라 생각됩니다만,
1. 이번 인수에 대해 우려되는 점
1) 사용층의 급격한 변화
– 아마 이 부분이 ‘펌 행위’을 비롯해 이글루스 회원들의 거의 모든 우려와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18세 이상만이 이용가능한 서비스라는 점 덕분에, 개방적인 성격을 띄는 블로그임에도 불구하고 이글루에는 대체로 “무례한” 사용자들이 적었으며 ‘특화된’ 성격을 지닌 회원들이 많았습니다. 관심 분야는 달라도 어느 정도 서로에 대한 동질감과 양해의식이 있었달까요. 만일 타 서비스와의 연계로 인해 사용층이 급격히 넓어지거나 그 성격이 바뀌게 된다면 이글루스는 기존에 가장 매력적이었던 장점을 잃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싸이월드 등의 SK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콘텐츠와의 연동”이라는 신문 기사 부분이 계속 걸리는군요.
관련 기사 : [SK커뮤니케이션즈] SK커뮤니케이션즈, 이글루스 조건부 영업양수도 계약체결
전략……..강력한 유저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전문 블로그 이글루스가 싸이월드(미니홈피), 통 등 1인 미디어서비스 중심의 SK커뮤니케이션즈 핵심 포트폴리오와 유기적으로 연계될 경우, 블로그시장에서의 새로운 성장 시너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공감대 형성도 이번 계약체결에 주요하게 작용하였다……..후략
….이게 대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가 관건입니다.
2) 향후 수익 모델의 형태
– 솔직히 이글루스가 이제까지 버텨온 것이 신기하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이글루스 플러스는 텍스트를 주로 올리는 저같은 사용자들에게는 그리 매력적인 서비스가 아니거든요.
따라서 앞으로는 어떤 형태로는 모든 사용자를 끌어들일만한 서비스가 발표될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그것이 싸이월드처럼 조잡한 형태를 띄고 기존 이글루스의 장점을 파괴하는 결과를 낳는다면 문제가 될 겁니다.
[아래에도 썼듯, 제가 이글루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거 해라, 저거 해라 간섭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쓸데없는 배너나 반짝이, 캐릭터들도 없고요]
개인적으로는 한달에 만원 남짓한 비용을 내 가며 PC통신을 한 세대라 유료화해도 찬성 모드입니다만.
3) 저작권 문제
– SK가 네이트와, 특히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글루스는 블로그라면 당연 그래야 하듯 ‘좋은 글이네요, 퍼가요’라는 매크로가 아니라 ‘트랙백합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가 기본이고, 다음넷의 RSS 리더 문제가 터졌을 때처럼 저작권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기존처럼 “포스팅 작성자에게 모든 권리가 있습니다”는 원칙이 지켜질지 심히 의문스럽습니다. 상식이 몰상식에 밀려 사라진다는 건 정말 비참한 일이죠.
새로 들어온 회사가 회원들의 포스팅에 대해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하면 기존의 이글루스는 사라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2. 인수가 진행되는 동안 간과해서는 안되는 점
공지 페이지가 뜨지 않고 밸리에 관련 들들이 미친듯한 속도로 올라오면서 서비스 전체의 속도가 느려질 정도로 이번 일이 회원들에게 미친 반향은 엄청납니다. 집 주인이 바뀌면서 전세가를 올리는 건 둘째치고 구조를 싸그리 뜯어 고칠지도 모르니까요.
‘이글루스 서비스 전체를 조건부로’ 내준다고 했고, 운영진도 그래도 옮겨간다 들었습니다. 아마 운엉진 여러분들은 이제껏 이글루스의 사용자들이 어떠한 모습을 보여왔고 또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는지 잘 아실 겁니다. 저는 SK에 대해 그리 심한 반감도 없고[크게 데기 전에 아예 부딪치기를 포기하고 피해버리곤 했거든요.] 이글루스의 특징을 제대로 파악한다면 현재의 장점만을 살린 채 여러가지 시도를 하며 발전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잊지 마세요, 이글루스의 이용자들은 다른 포털 이용자들보다 자기 주장이 강하며 동시에 행동력도 뛰어납니다. 그렇기에 열렬한 사용자가 될 수 있었지요. 회원들의 고객 충성도는 아주 뛰어납니다. 그러니 우리를 “끌고가지” 말고 “살살 몰고” 가 주세요. 이제껏 쌍방이 쌓아온 것을 무너뜨리지 말아주세요. 전 당신들을 좋아했다구요. ㅠ.ㅠ
관련기사: 전문 블로그 이글루스, 15억에 네이트 품으로
전략…….한편 이번 결정을 전해 들은 이글루스 내 블로그들은 18세 이상 가입 조건이 완화되거나 개방형 플랫폼을 포기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SK커뮤니케이션즈 측은 “이글루스의 열혈 사용자들의 충분한 의견을 수렴한 뒤 향후 운영 방안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성 발언이라는 건 알지만, 아무 말도 안 하고 앉아있는 것 보다는 낫겠죠.
3. 이번 계기를 통해서 이글루스가 변화해야 하는 점
– 워낙 세피로스 님이 정리를 잘 해놓으려서 덧붙일 말이 거의 없군요. 불만이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꽤나 가능성 있어 보였던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유야무야 되어버린 가든을 개선해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처음의 웹링과 비슷한 형태는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인터페이스만 약간 조절하면 괜찮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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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저로서는 마음에 들지 않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한 “남아 있는다”입니다. 어차피 돈 주고 산 계정을 놀리고 있는 판에. -_-;; 어찌 변할지 조금 궁금한 부분도 있고요. 사실상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이글루에서 맺은 인간관계가 상실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자신만의 방을 가지고 있지만 같은 지붕 아래 사는 것과 완전한 독립주택으로 옮겨가는 건 다르니까요. [그러나, 어쨌든 태터툴즈는 공부해 둬야…ㅠ.ㅠ]
개인적으로 제일 좋은 조건은 “이글루스의 독립성을 보장받는다”라고 생각합니다만, 아무래도 그건 불가능하겠지요? 블로그적 컨텐츠에 중점을 둔다면 가능하겠지만, 이 사람들이 원하는 건 그게 아닌 것 같으니.
관련기사: [해설] SK커뮤니케이션즈, 이글루스 왜 인수했나?
언제쯤이나 “특화된 것”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