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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Natural] 낙서 – 무제


붉게 물든 두 손, 얼어붙은 심장. 낙인을 받은 딘은 물고기처럼 텅빈 눈으로 발치에 뒹구는 검은 형체를 내려다보며 멍하니 중얼거렸다.

“땅이 그 입을 벌려 네 손에서부터 네 아우의 피를 받았은즉 네가 땅에서 저주를 받으리니.”
(창세기 4장 11절)

천사들의 날개짓이 천상을 뒤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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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네 문장. 최단 기록이로고.

[SuPerNatural] 형제 II

딘은 우울했다.

그건 순전히 샘 때문이었다.

샘의 키가 하늘을 뚫고 승천할만큼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순식간에 딘의 가슴을 뛰어넘고 어깨를 넘어서 턱을 치고 올라와 코끝을 간질일 지경에 이르렀을 때, 딘은 네 살 아래 동생에게 형으로서의 권위의식에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변화는 순식간에 찾아왔다. 촘촘히 박힌 철사처럼 까칠한 사춘기가 지나자 어린애처럼 칭얼거리던 동생의 말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샘은 수줍고 과묵하던 어린시절로 회귀했고, 전보다도 더욱 어두워졌으며 날이 선 나이프처럼 날카로워졌다.

딘을 우울하게 만드는 것중에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가족들을 대하는 동생의 태도가 눈에 띄게 바뀌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샘이 자신을 우러러보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형이란 그런 존재다. 늘 등을 보이며 서 있는 사람. 자신이 가야 할 앞길을 미리 닦아주는 사람. 그리고 물론 평생토록 영원히 성공할 수 없겠지만, 어떻게든 앞질러 가기 위해 한번쯤은 전력질주를 시도해보는 상대. 딘은 기꺼히 그러한 벽이 될 준비가 되어 있었고, 업어 키우다시피 한 동생의 성장을 보며 대견해할 준비 또한 완벽하게 되어 있었다.

그러나 샘의 생각은 다른 것 같았다.

샘은 딘을 무시하고 그 과녁을 곧장 아버지에게로 돌렸다. 반항은 일상이 되고 충돌은 습관이 되었다. 격앙된 목소리는 커져만 가고, 거치는 숙소마다 덜렁거리는 문짝을 뒤로 하고 떠났다. 그러나 그와는 반비례하듯 딘을 대하는 샘의 태도는 나날이 심드렁해졌다. 미간을 찡그리고 입을 삐죽일 뿐 말대꾸도 하지 않는다. 그래 내가 졌다고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의기양양한 승자의 눈빛을 보낸다. 동생 주제에 마치 자기가 더 큰 어른이라는 듯이.   

딘은 매우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샘 윈체스터의 형으로서 헛된 세월을 보낸 게 아니었다. 딘은 어떻게 하면 동생의 스위치를 누를 수 있을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도저히 무시할 수 없을만큼 더욱 더 유치해질지어다.

딘이 단잠에 빠져 있는 샘의 머리카락을 땋고 분홍색 방울을 달았을 때, 샘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역사 교과서에 <플레이보이>지를 끼워 보냈을 때에는 진심으로 화를 냈다. 그리고 발바닥에 본드로 범벅된 운동화 깔창을 매달고 청바지 엉덩이에는 “키스해주세요!”라는 쪽지를 붙인 채 학교에 간 날, 집으로 돌아온 동생은 마침내 반격에 돌입했다.  

샘은 자고 있는 딘의 입술에 어디서 구해왔는지 모를 립스틱을 칠했다. 딘은 샘의 머리카락을 분홍색으로 염색하는 것으로 보답했다. 샘은 딘의 <버스티아시안뷰티> 잡지를 역시 어디서 구해왔는지 모를 게이 포르노 잡지로 바꿔놓았다. 딘은 샘의 티셔츠와 속옷에 샌드페이퍼 가루를 뿌렸다. 샘은 딘의 커피에 소금과 후추를 쏟아 붓는 것으로 응답했고 딘은 샘의 여자 동급생에게 온 전화를 받고 5분 간 수다를 떤 다음 의미심장하게 히죽거리는 얼굴로 동생에게 수화기를 넘겨주었다.

샘의 얼굴에 표정이 풍부해졌다. 잿빛으로 가라앉은 생활에 활력이 돌아왔다. 형제는 몸을 부딪치고 얼굴을 찡그리고 웃음을 터트리고 손가락질을 교환하고 서로의 얼굴에 음식을 내던지고 애정과 욕설이 흘러넘치는 시끌벅적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하루하루가 즐거운 나날들이었다. 최소한 딘에게는.

장난이 격렬해지고 감정이 고조되면 마무리는 자연스레 몸싸움으로 귀결되었다. 생전 처음으로 딘은 샘의 몸집이 자신과 대등해졌다는 데 감사했다. 다 큰 형제는 팔을 투닥거리고 가슴을 맞대고 다리를 얽고 정강이를 걷어차고 허리를 껴안고 바닥을 뒹굴었다.

그리고 어느날, 평소처럼 한참을 뒤치닥거리다 자신의 몸 밑에 깔려 버둥대는 샘에게서 묘한 열기를 느꼈을 때, 딘은 아래를 내려다보고 사악하기 그지없는 웃음을 지었다.
“새미, 너 정말 신체건강하체발랄하구나. 아드님이 빼꼼히 고개를 내미시네?”

샘의 얼굴이 악마를 보기라도 한 것처럼 새하얗게 질렸다.

“네가 벌써 이렇게 건전하게 자랐다니 이 형님은 감격스러워 몸둘 바를 모르겠다, 흑흑. 꼬마 새미가 이제 체육시간에 뒤엉켜 레슬링 하기가 두려운 몸이 되었다 이거지?”
딘이 우는 소리를 내며 한 손을 들어 눈물닦는 시늉을 하자, 그 틈을 포착한 샘이 어깨로 거칠게 딘을 밀어냈다. 방심한 딘이 버둥대며 뒤로 쓰러지는 순간, 샘이 번개같은 속도로 화장실로 달려가 문을 쾅 닫았다.

“야야. 부끄러워하기는. 네 나이 땐 원래 다 그런다고. 길가에 선 우체통만 봐도 붙들고 해보고 싶은 나이 아니냐. 이 형님도 다 겪어본 일이라 안다니깐?”

화장실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딘은 쯧하고 혀를 찼다. 그로서는 동생의 반응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원래 그 나이에 이른 사내자식들이란 작은 마찰에도 민감해지는 법이다. 살과 살이 부대끼는 체육시간이 끝나면 절반 이상의 동급생들이 어기적거리며 샤워실로 직행하곤 했다. 딘이 동생에게 이런 상태를 들켰다면 오히려 자신의 우월한 생식능력을 뽐내며 자랑스러워했을 것이다.

“천상 계집애 같은 놈.”
딘이 침대 위에 드러누우며 중얼거렸다.

“머저리!”
갑자기 화장실 안에서 커다란 고함 소리가 맞받아쳤다.

한참 뒤 화장실에서 나온 샘은 딘의 얼굴을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았다. 놀리기를 포기하고 달래보기로 전략을 바꾸었을 때에도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장난에도 도발에도 시비에도 넘어가지 않았다. 얼마 안 가 식탁머리에서의 대화가 줄고 대부분의 신체 접촉이 사라졌다. 식구들을 둘러싼 공기가 추처럼 무겁게 가라앉고 일상은 다시 무기력해졌다.

딘은 우울했다.

그건 순전히 샘 때문이었다.
 

밑의 소식을 보다가 갑자기 뻘짓…

1.
“새미!! 이 형님은 제다이가 되기로 결심했다!!! 루마니아엔 진짜 제다이 아카데미가 있대!!! 광검도 공짜로 지급해주고!! 그거 갖고 다니면 여자들한테 인기 짱이래!!!”
“근데 형 비행기 못타잖아.”

2.
“새미!! 이거 봤냐? 영국엔 제다이교 신자가 20만 명이나 된대! 너 거기 가서 네 구토약 손 능력 한 번만 보여주면 평생 마스터 대접 받으면서 떵떵 거리고 살 수 있어!”  
“….시스교 신자는 몇 명이래?”

3.
딘이 임팔라의 엉덩이에 범퍼 스티커를 붙였다.
“Yoda School of Grammar Graduate, I Am!” (졸업했다, 나는, 마스터 요다의 문법학교를!)

샘은 딘의 엉덩이에 범퍼 스티커를 붙였다.
“Jerk!”

4. 
“네가, 네가 감히 우리 둘을 갈라 놓았어!!! 이게 다 너 때문이야!!”
샘이 쓰러져 있는 딘을 껴안은 채 노란 눈을 빛내며 루비를 향해 절규했다.
“응? 쟤가 파드메야? 내가 아니라?”
루비가 황당한 표정으로 크립키 황제를 돌아보며 물었다.


덧. 생각해보면 수뇌 이 인간들 시작은 클래식 3부작이었는데 4시즌 가면서 점점 프리퀄로 가고 있어요. -_-;; 그런 건 안 따라가도 되는데, 끄응.
그러고보니 우리엘은 윈두랑 판박이구나. 딘은 파드메와 오비완이 섞여 있고, 파파존은 콰이곤에 가깝고, 카스티엘은 오비완과 요다와…제길. 중병 도졌다. ㅠ.ㅠ
근데 진짜로 윈체스터 형제를 EU의 제이나와 제이센에 비유하면…테넬한테 루비 대입하면….와, 이거 진짜 대박.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