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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살의 샘은 형을 조소했다. 아버지를 증오하는 것만큼이나 스무살의 딘을 한껏 비웃었다. 샘의 내면에는 불꽃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언제든지 터져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 호시탐탐 해방될 기회만을 노리고 있는 분노. 그는 이제 속으로 삭이는 데 지쳤고 무언가 태워야 할 것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는 형의 거짓된 행동 하나하나를 경멸했다. 허울 뿐인 말들과 껍데기 뿐인 미소에 진절머리가 났다. 가짜가짜가짜. 꿀 바른 거짓말과 속임수와 도둑질을 증오했다. 진실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는 왜 사람들이 그런 뻔한 것에 속아 넘어가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형과 형에게 골탕먹는 모든 이들과 그에게 매료되는 모든 여자들을 비웃었다. 한심한 족속들. 딘이 진실할 때는 오직 사냥을 할 때 뿐이었고, 샘은 사냥을 혐오했다. 아버지가 내리는 모든 지시에 꼭두각시처럼 복종하는 딘은 한심했다. 한때 형은 그의 우상이었다. 나이 먹어서도 여전히 어리석고 유치한 언행은 더 이상 존경을 얻을만한 가치가 없었다. 누가 더 어린애인지 말해봐. 아무리 몇 번이고 설명해도 딘은 관심이 없는 것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고, 늘 잊어버리거나 샘에게 떠넘기거나 변명을 늘어놓았다. 딘은 우스웠다. 측은했다. 무식했다.
그래서 샘은 울었다.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가족들. 아마도 자신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사랑하는 이들에 대해 그리 느낄 수 밖에 없는 자신을 연민하며 눈물 삼켰다. 그는 그리 생각해서는 안 됐다. 건방지고 배은망덕한 일이었다. 나쁜 짓이었다. 아무리 한밤중 한줄기 모닥불처럼 두 눈에 번쩍 띈다해도 입밖에 내어 말할 수는 없었다. 그는 원치 않아도 볼 수 있는 자신을 불쌍히 여겼다. 그리고 자기자신도 속이지 못할만큼 취약한 그들을 원먕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쏟아내지 않으면 그가 터질 것이다. 말로 털어놓을 수 없다면 감정으로라도 쏟아부어야 한다. 샘은 이글거리는 불꽃이었다. 불은 빠져나갈 곳이 필요했다. 그리하여 화산이 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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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Natural 낙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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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때, 바쁜 대학생활에 허덕이던 샘은 참으로 오랜만에 기억 속에 묻혀 있던 딘을 떠올렸다. 처음으로 함께 맞는 제시카의 생일이었다. 그제서야 비로소 그는 자신이 아는 두 사람의 생일이 같다는 사실을 깨닫고 쓴웃음 지었다. 기념일을 챙기는 데 익숙치 못해 몇 주일 전부터 조바심을 내며 수첩을 체크하면서도 다른 한 숫자가 일치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다. 아마도 샘은 지금 지구상에서 딘의 생일을 기억하는 유일한 사람일 것이다. 아버지는 천천히 모든 평범한 것들을 망각해갔다. 그가 샘의 생일을 어렴풋이나마 기억하는 유일한 이유는 어머니의 기일과 관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샘도 서서히 잊어갔다. 하루하루 롤러코스터 위에 얹힌 악몽의 집 같은 삶에 지치다 보면 달력 위의 숫자는 의미없는 숫자일 따름이다. 태어난 날은 중요하지 않았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중요했다. 딘은 늘 샘의 생일을 기억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것밖에 없었기 때문에. 오직 기억하는 것. 그는 그렇게 과거에 매달렸다.
[SuPerNatural 낙서] 크리스마스
갑자기 왜 뜬금없이 크리스마스냐고 물으셔도. -_-;;;;;
제 뇌가 요즘 제정신이 아니라고 대답하겠습니다.
그냥 갑자기 떠올라서 후딱.
[#M_누질르십쇼|less..|
샘이 어디선가 구해온 작달막한 요정 인형을 방 안 탁자 위에 올려 놓았을 때,
딘은 배를 붙잡고 손가락질을 하며 비웃었다.
샘이 동급생 여자아이에게서 받은 퍼지 상자를 들고 모텔에 돌아왔을 때,
딘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손가락에 묻은 초콜릿을 핥았다.
샘이 임팔라의 카세트데크에 빙 크로스비의 크리스마스 캐롤을 집어넣었을 때,
딘은 이맛살을 찌푸리며 거칠게 이젝트 버튼을 눌렀다.
샘이 거리에서 팔다 남은 초라한 전나무 가지를 안고 현관을 두드렸을 때,
딘은 사격연습용으로 쓰다 남은 커피깡통을 발로 차서 건네주었다.
샘이 신문지로 서투르게 포장한 선물을 트리 아래 내려놓았을 때,
딘은 소파에 앉아 씁쓸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샘이 가짜 신분증으로 사온 럼주로 에그녹을 만들었을 때,
딘은 입술을 휘어 올리며 손을 내밀어 샘의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렸다.
그리고 샘이 딘의 손목을 잡아끌고 미슬토 아래에서 키스했을 때,
딘은 아무말 없이 눈을 감았다.
++++
실제로 쓰고 싶은 건 절대 안 나오고 왜 이런 것만….
게다가 뼈다귀에 살 붙이기가 귀잖아. ㅠ.ㅠ
헉, 수뇌가 스타워즈 팬픽 수를 넘어섰다!!! 이런, 젠장. 4시즌 끝나면 클론워즈 달려야지.
_M#]
[SuPerNatural 낙서] 행복
아름다운 5월의 저녁이었다. 자줏빛 노을이 가라앉은 검은 하늘에 하나 둘씩 별들이 고개를 내밀자, 한낮의 더위를 몰아낸 선선한 바람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이 낡은 아파트에 기분 좋게 찾아들었다. 도시에서 가장 험하고 가난한 지역에서조차도 곤충들은 날개를 비빌 줄 알았다. 단조로운 찌르륵 소리에 맞춰 거리의 누군가가 장단을 울리면 맞은편 건물 깊숙한 곳에서는 조용한 휘파람 소리가 화답했다. 답지 않은 평화로운 밤이었다.
샤워를 마치고 편안한 차림새로 TV 앞에 앉아 싸늘한 피부에 와 닿는 공기를 즐기며 맥주를 마시던 딘은 별안간 낯선 감정에 사로잡혔다. 묘하게 간질거리는 이상한 감각에 당황한 그는 찬찬히 방 안을 둘러보았다.
아버지가 소파에 앉아 총을 손질하고 있었다. 동생 샘의 학업 때문에 딘이 기억하는 한 가장 오랫동안 한 곳에 자리를 잡은 이후 아버지의 부재는 부쩍 자주 길어졌다. 근 2주일 동안 사냥을 떠났던 아버지는 어제가 되어서야 갈색 먼지에 뒤덮여 현관을 들어섰고, 딘에게는 무엇보다 다행스럽게도 이번만큼은 비상약 상자를 꺼내올 필요가 없었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천 조각이 익숙한 기름 냄새를 풍겼다. 딘은 저도 모르게 힘을 주고 있던 어깨를 살짝 떨어뜨렸다. 방안을 가득 메운 아버지의 존재감이 그의 등을 토닥이고 지나갔다. 그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시선을 돌렸다.
동생 샘이 식탁에 앉아 무언가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한때 허리 아래도 미치지 못했던 작은 동생은 대체 언제 그랬냐는 듯 딘의 키를 훌쩍 넘을만치 자라 있었고, 늘 등을 구부정하게 구부린 채 책을 읽었다. 샘은 항상 책을 좋아했다. 낡은 신문 더미로 글을 처음 깨쳤을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지금까지도 그는 글자가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손에서 놓을 줄 몰랐다. 딘은 미소를 지으며 맥주병을 들어올렸다. 2주, 2주일 후면 샘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예정이었다. 이제는 쪽지시험도 기말고사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샘은 아버지와 딘의 사냥에 본격적으로 참가하게 될 테고, 둘이 하나보다 안전한 것처럼 셋은 언제나 둘보다 안전했다. 설사 샘이 사사건건 아버지와 충돌하더라도 그 중간에는 항상 딘이 서 있었다. 그는 어떤 댓가를 치르더라도 영원히 그 자리를 지킬 것이다. 윈체스터 집안의 세 남자가 한데 뭉치면 거칠 것이 없었으니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샘이 자란다면 동생도 결국에는 이해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처럼 늘 셋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딘은 문득 지금 그가 느끼고 있는 감정의 정체를 깨달았다. 그것은 행복과, 흡족함이었다.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해 어색하게까지 다가오는 행복감. 생채기 하나 없이 무사히 돌아온 아버지와 옆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 동생. 말 한마디 흐르지 않지만 평화로운 공기. 이것은 그가 맛볼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었다.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으리만큼 작고 소박하지만 그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것, 유일한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의 행복을 깨트릴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가슴아픈 기억도, 어둠 속의 존재들도, 불안한 미래도. 오직 지금만큼은 그 무엇도 그의 행복을 앗아갈 수 없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는 지금이 영원하길 빌었다.
“형, 아빠, 나 할 이야기가 있어요.”
편지봉투를 만지작거리던 샘이 갑자기 무언가를 결심한 듯 긴장된 목소리로 정적을 깨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