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무서웠다.
아주 많이 무서웠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까지 꿈에 그리던 루크의 옷을 입고 방황하면서도 무지 무서웠다. 특히 그런 밤은, 현실 감각을 무너뜨린다. 과연 내가 지금 그걸 보려고 여기 와 있는 게 맞을까? 이게 정말 마지막일까? 모든게 다 해결될까?
아아, 정말 무서웠다.그냥 꿈 속을 헤매는 것 같아서, 참으로 무서웠다.
어차피 모든 것은 거짓말이며, 우리는 거기 속고 있는 척, 함께 연기를 해 주는 것에 불과한데도,
그 거짓말이 바닥에 닿아 있는 것이 아니라서 더욱 무섭다.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 한편은 너무나도 멍해서 영화를 본 것 같지도 않았다. 스쳐 지나가는 화면들, 익숙한 패턴들, 확실한 감정이입을 하려면 아무래도 아직은 조금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바닥에서 붕 뜬 듯한 그런 흥분 상태로는 감정을 제대로 진정시킬 수가 없다. 두번째는 그나마 조금 나았다. 아니, 하지만 나는 세번째, 네번째가 필요하다. 이상하게도 빌어먹을 이 스타워즈라는 영화는 처음 봐서는 느낌이 잘 살지 않는 녀석이다. 처음에는, 그저 즐겁다. 아무 생각없이 그저 즐겁다. 어쩌면 스토리를 다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미래를 알고 있고, 과거를 알고 있고, 결말을 알고 있다.
영화는, 여러번 봐야 하는 녀석이 있고 그렇지 않은 녀석이 있다. 이 녀석은 전자다. 보고보고 봐야만 장점이 보이고 단점이 보인다. 이번에는 오히려 기대를 안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빌어먹을, 나는 아직 고프다.
일요일을 기다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