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 씨너스 5관에서 보고 왔습니다.
퀸의 이 1981년 몬트리올 공연 버전, 아마 누구나 뮤직비디오나 MTV 같은 데서 한 번쯤은 본 기억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거대한 영화관 화면에서, 의자가 흔들릴 정도의 빠방한 서라운드 사운드로 – 디지털로 리마스터링한 – 보는 맛은 정말, 끝내줘요!! 입장할 때 야광봉을 나눠줄 뿐만 아니라 영화 – 라고 불러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 가 시작되기 전 “아는 노래가 나오면 따라 부를 것, 소리 질러도 무방” 등등의 문구가 화면을 장식합니다. “시네 사운드”는 그런 의도로 기획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발을 구르고, 야광봉을 흔들고, 드럼에 맞춰 허벅지를 내려치고, 심지어 입구에서 빌려준다던 탬버린을 받아올걸이라는 생각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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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커다란 화면 가득 프레디가 몸에 딱 달라붙는 흰 바지를 입고 땀을 흘리며 방방 뛰어다닙니다. 땀방울이 눈에 보일 정도예요. 피아노 앞에서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Somebody to Love”와 “Killer Queen”을 부릅니다. 브라이언 씨가 프레디를 보는 눈빛은 애잔하고, 전 드럼의 로저 테일러를 제일 좋아했었더랬지요.
제길, 그리고 중학교 때는 차마 못했지만 지금은 이런 이야기도 할 수 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를 보며 제 생전 처음으로 남자 엉덩이를 움켜쥐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솔직히 말해보세요. 저 흰바지 입고 날뛰는 프레디 보고 그런 생각 안 해본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요, 젠장!!! 이 남자는 언제 봐도 정말 무서울 정도로 외설적이란 말이죠.
“We Will Rock you”로 시작해 영국 국가로 끝납니다. 정말 쉬는 시간도 없고 멘트도 거의 없이 줄창 노래가 이어지는데 숨이 찰 정도예요. 후반에 이르면 진짜 공연도 아니고 극장에 앉아 보는 건데도 보는 사람들이 지칩니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 지난번에 “샤인어라이트”볼 때도 그게 제일 불만이었거든요. 그 영화를 환성을 지르며 보지 못한다는 것. 이번에는 그런 아쉬움을 느끼지 않아도 됩니다.
1만원으로 조금 비싼 편입니다만 요즘 영화비를 생각하면 그리 비싼 것도 아닙니다. 이수 씨너스에서는 오늘 대표자가 나와 그와 관련해 말씀을 해 주시더라고요. 이수 씨너스에서 보신다면 5관을 추천합니다. 사운드 시스템이 가장 뛰어나다고 하더군요.
프레디 머큐리가 사망한 11월 24일까지 지방 순회를 하고 하루 1번 상영을 계속한다고 하니 조금은 느긋하게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하지만 오늘도 빈 자리가 거의 없었고, 나이 드신 분들이 특히 많이 눈에 띄더군요. 좋으셨을 것 같아요. 나오다가 관계자 분을 만났는데 심야상영이라든가 ‘맥주를 곁들인’ 상영도 생각중이라고 하시더군요. 맥주와 함께하는 심야상영! 전 반드시 보러갑니다. ㅠ.ㅠ 나중에 레드 제플린이나 U2도 생각중이시라고, 으헉. 레드 제플린.
집에 최소한 퀸의 “Greatest Hits” 앨범이 있는 분이면 무조건 추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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