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내추럴 1시즌 18화 “사악한 것(Something Wicked)” 마지막 장면에 삽입된 오지 오스본의 “정처없는 길(Road t Nowhere) “입니다. 에피소드의 제목인 “something Wicked”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맥베스” 중 마녀들의 대사인 “엄지손가락이 쑤시는 걸 보니 뭔가 사악한 게 다가오고 있구나(By the pricking of my thumbs, something wicked this way comes)”에서 따온 것입니다. “사악한 것이 다가온다”는 워낙 유명한 대사라 레이 브레드버리도 같은 제목의 소설을 쓴 적이 있고, 존 윌리엄스씨도 해리 포터 OST에서 학생들의 합창곡으로 이용하신 전적이 있지요. [에잇, 참 윌리엄스 아저씨 센스쟁이.]
1시즌 18화에서는 처음으로 형제의 과거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딘이 어쩌다가 거의 강박관념에 가까울 정도로 샘을 과보호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째서 아버지의 명령이라면 무조건 따르게 되었는지를 노골적으로[옙, 노골적으로입니다] 보여주지요. 이 사건이 정확하게 언제 일어났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만 팬들 사이에서는 딘이 10살쯤, 새미가 대여섯살쯤이 아니었나 추정되고 있습니다.
어린 딘의 역할은 1994년 생의 리지 캐니피(Ridge Canipe)가, 그리고 어린 샘의 역할은 1997년 생의 알렉스 페리스(Alex Ferris)가 맡았습니다. 전 사실 2시즌에 나왔을 당시의 리지는 무척 귀여워합니다만 – 주근깨가 정말 대박이죠. 정면에서 보면 확실히 언뜻 언뜻 딘을 연상시키기도 하고요 – 3시즌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에서는 조금 불만입니다. 이 때가 되면 얼굴이 딘과 너무 달라지거든요. 일단 이마의 옆모습부터…ㅠ.ㅠ 그리고 애가 발음이 새는데 그걸 너무 의식하더라고요. [뭐, 한참 얼굴에 컴플렉스가 생길 나이긴 합니다만. 괜찮아, 괜찮아, 새 이빨은 곧 날 건데, 뭐.] 서양놈들 중에는 워낙 “late bloomer”가 많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얼굴형이 아예 다른데 어떻게 하냐고요, 흑. 샘은 알렉스나 3시즌의 콜린 포드나 귀여운 컨셉으로 밀고 나갑니다. 아, 그러고보니 콜린 군은 4시즌에서도 다시 샘의 아역으로 나온다고 하더군요. 인상도 좋고 연기도 좋아 마음에 들었는데, 사진을 보니 여전히 예쁘장하게 크고 있데요. ^^*
제가 이번 에피소드에서 마음에 들었던 건, 딘이 아무리 나이에 비해 똑똑한 척 잘난 척을 해도 결국은 어린애라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형과 동생의 일상적인 생활 – 일상적 맞습니다. 아마 거의 날마다 이랬을 걸요. – 을 보여주는 장면은 정말 제대로여서 뿜길 정도였어요. 네, 어린 딘이 어린 샘에게 럭키참스를 양보하는 – 마지못해서!!!! 속으로는 한숨쉬고 짜증내고 이를 갈면서!!! – 바로 그 장면요. [그래, 그래서 네가 몸집이 그리 작은 게지!!! 엉엉엉.] 그래놓고 너무나도 순진한 얼굴로 시리얼 안에 든 장난감을 형한테 주는 약아빠진 동생놈이라니!!!!! 아악!!!! [그런데 정말 이럴 때 둘째의 애교는 무섭죠. ㅠ.ㅠ 가끔은 생존본능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그리고 뒤에 오버랩 되는 딘의 잘난 얼굴, 아흑 [아니, 이 정도면 잘난 얼굴을 넘어 우월한 얼굴이지 말입니다.]
그건 그렇고, 딘이 샘한테 옛날 일 고백할 때 말이죠. 아무리 봐도 “으헉, 너무 뻔해”인데, 왜 이리 짠하고 가슴아픈 겁니까, 엉엉엉. 딘이 “Don’t” 라고 잘라 말하는 장면에서 가슴 부여잡고 신음했다니까요. 글쎄. 아흑, 젠순형아…ㅠ.ㅠ
워낙 감정적인 에피소드라 형제를 중심으로 생각한다면 한 장면 한 장면이 모두 절정입니다만, “Road to Nowhere”가 흘러나오는 마지막 장면은 특히 걸작입니다. “가끔은 그런 걸 몰랐더라면 하고 바라.”라고 말하는 샘의 표정도 좋았고, 한참 후에야 고개를 숙이고 “나도 그래”라고 대꾸하는 딘의 얼굴도 좋았습니다. 1시즌 후반에 나온 이 샘의 대사는 2시즌 피날레 딘의 “난 네가 최대한 오랫동안 어린아이인 채로 남길 바랐어”라는 고백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요. 그리고 그 대사는 다시 3시즌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로 연결되고요.
솔직히 사건을 모두 해결한 후에도 씁쓸한 입맛을 안겨주는 결말입니다. 앞으로 형제의 앞길이 – 언제나 – 순탄치 않으리라는 것, 그리고 이들이 크립키가 그토록 강조하고 있으며 앞으로 2시즌 전체에서 더더욱 노골적으로 인용될 “등떠밀린 영웅들”이라는 사실을 각인시켜주고 있으니까요. 엔딩에 흐르는 노래의 제목과 가사는 이런 느낌을 한층 더 해줍니다.
<수퍼내추럴 1시즌 18화의 전반적인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Road to Nowhere” by Ozzy Osbourne
I was looking back on my life
And all the things I’ve done to me
I’m still looking for the answers
I’m still searching for the key
내 삶을 되돌아보았네
내가 나 자신에게 한 짓들도
난 아직도 해답을 찾고 있지
아직도 열쇠를 찾아 헤매고 있어
The wreckage of my past keeps haunting me
It just won’t leave me alone
I still find it all a mystery
Could it be a dream?
The road to nowhere leads to me
과거의 잔해가 계속해서 등 뒤를 쫓아오네
도대체 날 내버려두질 않아
난 아직도 도무지 모르겠어
이게 다 꿈일 수도 있을까?
끝없는 길이 내 앞에 놓여 있네
Through all the happiness and sorrow
I guess I’d do it all again
Live for today and not tomorrow
It’s still the road that never ends
내가 이제껏 경험한 모든 행복과 슬픔
다시 모두 되풀이하게 될 것 같아
내일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
이 길은 아직도 끝이 없네
The wreckage of my past keeps haunting me
It just won’t leave me alone
I still find it all a mystery
Could it be a dream?
The road to nowhere leads to me
과거의 잔해가 계속해서 등 뒤를 쫓아오네
도대체 날 내버려두질 않아
난 아직도 도무지 모르겠어
이게 다 꿈일 수도 있을까?
끝없는 길이 내 앞에 놓여 있네
Ah ah ah ah
The road to nowheres gonna pass me by
Ah ah ah ah
I hope we never have to say goodbye
I never want to live without you
아, 아
정처없는 길들이 내 옆을 지나가
아, 아
제발 작별인사를 할 필요가 없기를
너 없이는 살고 싶지 않아
The wreckage of my past keeps haunting me
It just won’t leave me alone
I still find it all a mystery
Could it be a dream?
The road to nowhere leads to me
과거의 잔해가 계속해서 등 뒤를 쫓아오네
도대체 날 내버려두질 않아
난 아직도 도무지 모르겠어
이게 다 꿈일 수도 있을까?
끝없는 길이 내 앞에 놓여 있네
덧. “작별 인사 할 필요가 없기를. 너 없이는 살고 싶지 않아”라는 가사 듣고 발버둥치신 분, 손들어 보십쇼, 네. 우리 두 손 꼭잡고 같이 발광해요. ㅠ.ㅠ
덧2. 이 에피소드에는 윈체스터 형제와 비견되는 애셔와 마이클이라는 꽃소년 형제가 나옵니다. 예전에 클라삥님이 번역해주신 멋들어진 팬픽에 나온 형제가 바로 얘네들이죠.
덧3. 1시즌을 다시 보면 샘이나 딘이나 얼굴이 정말 밝고 반짝거립니다. 그런데 시즌이 뒤로 갈수록 나이가 드는 것도 그렇지만 캐릭터들 자체가 고생을 많이 해서인지 애들 표정들이 다들 우울해진 게 보이죠. 특히 샘 어쩔 거예요, 샘.